[시승]섬세한 배려 가득, 포드 올뉴 이스케이프

입력 2012년10월11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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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드의 신형 이스케이프가 유럽식 스타일링과 다운사이징 엔진을 무기로 국내 시장을 찾았다. 미국차 특유의 넉넉함은 최대한 살리면서 곳곳에 운전자를 배려한 기능을 적용한 게 장점이다.  

 신형 이스케이프는 디자인을 개선하고 에코부스트 엔진과 각종 편의품목을 강화해 상품성을 높였다. 포드는 향후 국내에서 미국차의 시장전망을 가늠케 하는 "첨병" 역할을 이스케이프에 맡겼다. 올뉴 이스케이프 1.6ℓ AWD를 시승했다.


 ▲디자인
 선과 도형을 살린 디자인이 눈에 띈다. 형제라 할 수 있는 익스플로러와 마찬가지로 투박한 미국차 외형에서 많이 벗어난 모습이다. 상자를 쌓은 듯한 구형의 각진 겉모양과 비교하면 분명 유럽식 스타일링의 채택이다. 


 헤드 램프와 라디에이터 그릴은 다소 작게 보이지만 묘한 긴장감과 함께 외형이 커보이는 효과를 낸다. 최근 출시한 포드차의 공통점이다. 패밀리룩이라 해도 무방할 것 같다.

 뒷모양의 세밀한 디자인은 인상적이다. 뒷면 유리와 헤드 램프, 트렁크 손잡이 부분의 6각형 실루엣은 입체감과 더불어 세련된 공간분할을 느끼게 한다. 이전 미국차에선 보기 드문 섬세한 디자인이 개성있는 후면을 완성했다.


 사이드 미러와 리어 램프 상단에는 독특한 돌기형 구조가 있다. 풍절음을 줄이기 위한 윈드윙이다. 커다란 사이드 미러를 보면서 풍절음이 다소 크겠구나 생각했던 걱정이 가셨다. 정숙성을 위한 배려가 느껴진다.


 실내는 넓고, 모든 게 큼직큼직하다. 센터페시아 상단부는 특히나 넓어 대형 SUV를 연상시킨다. 2열 시트를 접으면 산악자전거 3대는 족히 싣고도 남을 만한 공간이 확보된다. 수납공간도 아낌없이 배치했다. 중앙 콘솔은 1ℓ 물병을 넣기에 충분하다. 앞좌석 측면에는 우산을 둘 수 있는 공간이 따로 있다. 뒷좌석 밑에도 별도의 보관함이 있다. 



 센터페시아의 각종 기기들은 스티어링 휠에 위치한 버튼으로 대부분 조정된다. 포드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싱크(SYNC)"는 음성, 버튼, 화면터치 등 다양한 방법으로 조작할 수 있다. 다만 음성인식의 경우 한글이 지원되지 않아 효율적인 사용은 어렵다. 영어는 몇 가지 형식화 된 명령어를 기억해두면 전화걸기나 온도조절 등에 응용할 수 있다. 


 ▲성능
 신형 이스케이프는 4기통 2.0ℓ와 1.6ℓ 가솔린 에코부스트 엔진을 얹었다. 시승차인 1.6ℓ는 포드 특유의 터보차저 기술과 가솔린 직분사 방식을 조합해 배기량을 줄이면서 성능과 효율을 끌어올렸다.  그럼에도 다소 힘에 부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지만 시승결과는 대체로 만족스러웠다. 1.6ℓ 엔진은 최고출력 180마력, 최대토크 25.4㎏·m의 성능을 낸다. 시속 100㎞까지 가속은 부드럽게 이뤄졌다. 실내 정숙성도 괜찮은 수준이다.


 거친 코너링 시 자동으로 속도를 줄여주는 "커브 컨트롤", 회전 시 각 바퀴에 전달하는 동력을 자동 조절하는 "토크 벡터링 컨트롤" 등은 코너링 때 제역할을 충분히 한다. 구불구불한 내리막길에서도 안정적인 자세를 유지한다. 

 시속 100㎞ 이상 속도를 내려면 역시 힘이 약간 부족하다는 걸 느낀다. 1,740㎏의 차체 무게가 부담인 것 같다. 오르막길 등판 때 치솟는 엔진회전수만 보더라도 엔진힘이 차체에 비해 넉넉하지 못하다는 걸 알 수 있다.

 힘 부족은 연료소모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이 차의 공인연비는 복합기준으로 ℓ당 10.1㎞다. 실제 고속도로 주행에선 유사한 수치가 나왔지만 그 외 구간에선 아쉬움을 남긴다. 힘좋고 연비 높은 디젤엔진을 탑재한 경쟁차종이 다수 있다는 점에서 약점이 될 수도 있다.  
 
 ▲총평
 올뉴 이스케이프는 외형부터 성능까지 진일보했다. 우등생의 잘 정리된 수험노트를 보는 느낌이다. 포지셔닝이 다소 애매했던 이스케이프가 신차를 통해 상품성있는 컴팩트 SUV로서 확실히 자리매김할 것 같다. 최근 해당 세그먼트의 선호도를 고려했을 때 성공적인 변신이라 할 만하다. 3,230만 원(1.6ℓ AWD)부터 시작하는 판매가격도 고민한 흔적이 역력하다. 반면 포드가 전면에 내세웠던 에코부스트 엔진은 연료효율면에서 디젤과의 경쟁이 힘들어 보인다. 이 처럼 장단점이 명확한 이스케이프에 대해 소비자들이 어떤 평가를 내릴지 궁금하다.


안효문 기자 yomun@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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