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변속기 제작업체 ZF가 9단 자동변속기를 2013년 상용화한다고 최근 밝혔다.
스테판 소머 ZF CEO는 독일 자동차전문지 오토모빌보헤와의 인터뷰에서 "내년부터 9단 자동변속기 생산에 들어간다"며 "새 제품을 통해 그 동안 진행한 자동변속기 다단화 경쟁에 종지부를 찍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9단 이상의 자동변속기는 기술적으로 큰 의미가 없다"며 "부품 무게가 늘어나고, 구조가 복잡해져 연료효율 개선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그의 주장대로라면 9단 자동변속기가 "현실적인 한계치"다. 소머 CEO에 따르면 9단 자동변속기는 앞바퀴굴림용으로, 기존 6단 대비 약 16%의 연료효율 상승효과가 있다. 내년부터 미국 사우스캐롤리나 그린빌공장에서 생산, 크라이슬러 앞바퀴굴림차에 적용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7월에는 ZF 북미지사 줄리오 캐스퍼리 사장이 "오늘날 변속기 다단화 경쟁은 연료효율 측면보다 마케팅 성격이 강하다"며 "현재로도 최고효율 변속기는 이론상 이상적인 효율에 불과 11% 부족한 수준"이라며 다단화 경쟁의 무익성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소머 CEO의 이 같은 발언은 경쟁업체들의 최근 행보를 의식한 것이라는 게 업계 판단이다. 현대파워텍의 경우 지난 2011년 후륜 8단 자동변속기 상용화에 성공하는 등 선두업체와의 격차를 좁혀가는 데다 10단 변속기 개발에 대한 소문도 흘러나오는 상황이다. 완성차업체 중 포드와 GM도 최근 변속기 효율성 강화를 위해 MOU를 체결하고 공동연구를 위한 작업을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상용 변속기의 최대 단수는 8단이다. 8단 자동변속기를 생산하는 업체는 일본 아이신과 독일 ZF, 한국 현대파워텍 등이다. 일반적으로 변속기 단수가 늘어나면 항속기어의 수가 많아지고, 변속구간이 촘촘해져 낮은 회전수에서 변속이 가능해 효율이 높아진다. 반면 무거워지고 구조가 복잡해져 고장 가능성이 높아지는 단점이 있다.
현대파워텍 관계자는 "세부적으로 언급할 단계는 아니지만 다단 변속기 연구는 늘 진행중"이라며 "시장환경과 개발 진행상황에 따라 향후 8단 이상의 자동변속기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변속기 단수가 세분화되면 특히 고속구간에서 엔진회전수를 낮춰 연비가 좋아진다"며 "현재 기술 수준으로 (다단변속기의) 개발 효용성에 대해 언급하는 건 무리가 있다"고 덧붙였다.
안효문 기자 yomun@autotimes.co.kr
▶ 현대차, PYL 차종 "효과 있었나?"
▶ [시승]두 얼굴의 세단, 닛산 알티마
▶ 헨켈, 록타이트 접착제로 車경량화 주도
▶ 수입차, "배만 들어오면 판매도 덩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