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자동차 기술 격차가 줄어들면서 각 제조사들은 자동차 성능 외에 감성품질에 주목하고 있다. 기술로는 차별성을 두기 어려워 브랜드 정체성이나 특정 소비층을 노린 편의장치, 디자인 등에 감성을 덧입혀 표현하는 것. 이에 따라 오토타임즈는 국산차 중 감성품질에 가장 많은 공을 들였다고 주장하는 현대자동차 아반떼에 대한 평가를 국내 저명한 심리학자들에게 맡겼다. 심리학자가 보는 아반떼의 감성은 과연 무엇일까. <편집자>
디자인심리학자 조광수에게 아반떼 감성이란?
"본능의 충실함, 참을 수 없는 비상"
"어떤 차의 좋고 나쁨을 평가할 때는 가장 먼저 운전자를 고려해야 합니다. 아반떼는 차를 보는 순간 이 차의 소비층이 선명하게 떠오른다는 점에서 성공적인 제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조광수 성균관대학교 인러랙션사이언스학과 교수는 사람들이 보다 편리하게 기술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인지공학을 중심으로 각 분야의 ‘융합’이라는 개념을 전파하는데 앞장서는 인물이다. 그리고 융합의 지향점은 결국 사람이다. 그런데 융합의 개념이 소비재로 넘어오면 "사용자 경험(User experience)"이라는 개념이 더욱 명확해진다. 특정 제품의 기술 수준을 단순히 상품성의 잣대로 가늠하던 시대는 지났다는 게 그의 말이다. "중요한 것은 제품에 담긴 기술을 사용자가 효율적으로 사용하는지, 사용 방식이 편리한지,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지를 판단해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잘 만들어진 상품은 사람이 상품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제품이 사람에 맞춰간다는 얘기다.
이런 그의 눈에 비친 자동차는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니다. 주행성능은 물론 외부 디자인, 인테리어, 편의품목 등 모든 부분이 운전자와 상호작용하는 매개체다. 단순한 기술의 총합과 자동차라는 하나의 완성품은 같은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운전자와 차가 서로 반응하는 과정까지 고려해야 비로소 자동차의 개념이 완성된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라는 이야기다.
조광수 교수가 아반떼를 살펴본 후 입을 열었다. "아반떼는 잘 만들어진 차입니다. 우선 전체적인 품질 향상이 놀라울 정도네요. 한국 자동차 산업의 현주소라고 봐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여기에 아반떼를 보면 이 차를 운전할 사람이 자연스레 연상됩니다. 제품의 방향성이 확실하다는 증거죠."
아반떼 감성은 "화려한 부드러움"
멋과 실용성 두 마리 토끼 모두 잡아
우선적으로 그가 주목하는 부분은 아반떼 디자인이다. 현대차 디자인 철학인 "플루이딕 스컬프쳐"가 외형과 어우러져 스포티한 감성이 극대화됐다는 것. 여기에 낮은 대시보드와 높게 설정된 트렁크 라인은 차가 금방이라도 앞으로 질주할 것 같은 인상을 준다고 말한다. 또 디자인적으로 차가 커 보이는 효과까지 가져왔다고 평가했다. .
"아반떼는 비싼 차가 아닙니다. 사회초년생들부터 젊은 가장을 아우르는 제품이죠. 젊은 층에 매력적으로 다가서기 위해선 역동성을 강조하면서도 실내 공간도 충분히 확보할 필요가 있는데, 아반떼가 잘 맞는 것 같네요. 자기 차를 가지고 운전의 즐거움을 알아가는 젊은이들은 물론 이제 막 가정을 꾸리고 어린 자녀를 둔 30대 가정까지 배려한 디자인입니다. 멋과 실용성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고 볼 수 있네요." 아반떼 디자인 감성에 결론이다.
운전석에 앉아 내부를 살피는 것도 잊지 않았다. "내부는 자신감이 느껴집니다. 인테리어 재질이나 마감처리도 중형 세단 수준으로 향상됐어요. 준중형차를 타도 기죽지 말라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사실 운전자가 차와 가장 오랜 시간을 보내는 곳이 실내입니다. 자동차 수준을 파악하려면 실내를 살펴보는 게 우선입니다. 해외 고급차들이 내부 디자인에 공을 들이는 이유이기도 하죠. 물론 아쉬운 부분도 없지는 않아요."
향후 아반떼의 방향성에 대해 물었다. 큰 것 보다 작은 것에 집중했으면 한다는 답이 돌아왔다. 이유를 물었더니 "사람들은 사소한 것에서 품격을 느끼는 일이 종종 있습니다. 버튼의 모양이나 조작감, 차를 여닫을 때 느낌 등이 생각 이상으로 중요해요. 고급차를 운전하는데 내비게이션을 조작하려고 손을 뻗었을 때 한 번에 닿지 않는다면 격이 떨어지는 것이죠. 비싸고 좋은 자재를 써야만 고급스러워지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운전자를 위한 세심한 배려가 있어야겠죠. 준중형차의 고급화는 이런 방향으로 진행돼야 합니다. 아반떼가 이런 문화를 선도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피츠버그대 인지과학 박사
미주리대 기능성 게임랩 소장
성균관대학교 인터랙션사이언스 교수
안효문 기자
yomun@autotimes.co.kr▶ [기획]심리학자에게 아반떼 감성을 묻다①-이재식 교수▶ [기획]심리학자에게 아반떼 감성을 묻다②-이철원 박사▶ [기획]심리학자에게 아반떼 감성을 묻다④-장근영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