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벤츠의 럭셔리 오프로더, G350 블루텍

입력 2012년11월28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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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벤츠 G클래스가 국내에 출시됐다.
 
1979년 상용화된 G클래스는 특유의 각진 외형과 강력한 오프로드 주행성능에 최고급 인테리어, 첨단 기술을 더해 럭셔리 오프로더라는 특유의 정체성을 완성했다. G클래스의 독일어 명칭은 겔란드바겐(Gelandewagen)으로, 오프로드용 자동차라는 뜻이다. 로마 교황의 의전차, 세계 셀레브리티의 애마, 군용차 등 G클래스의 활동영역은 이 차의 신뢰도를 잘 드러낸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G클래스 출시 기념으로 오프로드 시승행사를 개최했다. G350 블루텍으로 대관령 일대를 달렸다.

 ▲디자인

 G클래스는 곡선을 찾아보기 어렵다. 바퀴와 헤드 램프, 엠블럼 테두리 등을 제외한 외형은 엄격한 군인을 연상시키는 직선 디자인이다. 외부로 노출한 경첩은 G클래스의 상징과도 같다. 전통적이면서도 촌스럽지 않은 겉모양에서 G클래스 디자인의 완성도가 느껴진다. 그러면서도 헤드 램프 아래 위치한 LED 주간주행등과 사이드미러는 디테일을 살려 세련된 감각을 더했다.

 차체는 길이 4,725㎜, 너비 1,770㎜, 높이 1,970㎜, 휠베이스 2,850㎜로 당당한 체격이다. 그러면서 간결한 디자인은 크기의 부담을 상쇄시킨다. 단단하면서도 군살없는 몸매다. 스페어휠 커버와 사이드바는 스틸 패키지를 적용해 측면과 후면 디자인에 포인트를 줬다.


 실내는 고급스러움으로 요약할 수 있다. 가죽 소재를 아낌없이 사용, 비포장로에서 눈과 진흙 때문에 더러워진 신발과 바지로 차에 오르내리기 부담스러울 정도다. 여기에 국내 판매차에는 크롬 패키지를 기본 채택해 라디에이터 그릴, 도어 패널, 스피커 커버 등에서 크롬 마감을 볼 수 있다.
 
 센터페시아는 GLK와 유사하다. 3개의 디퍼런셜록 작동 버튼 아래로 로직 버튼을 정렬했다. 공간도 충분해 2열 시트에 성인 남성 3명이 넉넉하게 탈 수 있다. 뒷좌석을 접으면 적재공간은 최대 2,250ℓ에 이른다. 


 ▲성능

 시승 프로그램을 G350 블루텍의 오프로드 성능을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한 만큼 고속주행이나 과격한 코너링을 시도할 기회는 없었다. 게다가 행사 당일 눈보라가 심해 안전을 가장 고려해야 했다. 따라서 시승 내내 저단 기어를 유지했으며, 주행속도도 시속 30㎞를 넘지 않았다. 시승은 장애물코스 주행과 소황병산 주변 오프로드 주행으로 진행했다.

 오프로더의 생명이라면 험로를 탈출할 수 있는 견인력과 안정성이다. 따라서 노면충격을 흡수하면서도 강인한 서스펜션이 필수다. 엔진은 V8 2,987㏄ 디젤을 얹고 7단 자동변속기를 더해 최고 211마력, 최대 55.1㎏·m의 성능을 낸다. 여기에 4ETS, 3단 디퍼런셜록, 저속기어비, 어댑티브 브레이크 등 오프로드 주행과 안전성을 높이기 위한 기능을 갖췄다. 서스펜션은 리지드 액슬을 장착, 최저지상고를 높였다. 차축의 상하 가동범위도 충분히 확보했다.

 장애물 코스는 총 7개 구간을 지났다. 다수의 장애물은 4ETS가 작동하면 무난히 탈출할 수 있었다. 이 기능은 헛도는 바퀴에 제동력을 가하고, 전달되는 토크를 접지력이 살아있는 바퀴로 돌린다. 디퍼렌셜록을 걸면 험로 돌파가 더욱 쉬워진다. 두 바퀴가 허공에 뜨는 구간에서 센터 디퍼렌셜록과 리어 디퍼렌셜록을 동시에 걸었다. 헛도는 바퀴가 멈추고 앞으로 빠져나갔다. 눈길, 진흙언덕과 30도에 이르는 경사로도 문제없었다.

 눈은 멎었지만 강풍이 계속되는 가운데 오프로드 주행을 시작했다. 선발대가 기상악화로 완주하지 못해 참가자들의 긴장감이 높아졌다. 스티어링 휠을 쥔 손에 땀이 찼다. 브레이크 사용은 최대한 억제하면서 탄력 주행과 엔진 브레이크로 천천히 소황병산에 올랐다.

 코스는 만만치 않았다. 영하 1도 전후의 기온에서 방금 내린 눈은 비포장로를 진창으로 만들었다. 산길은 구불구불하고, 눈발이 날려 전방 시야도 불량했다. 그러나 울퉁불퉁한 길을 지나면서 안전속도만 유지하면 차가 의도한대로 따라온다. 특히 정상에서 강한 바람이 불었지만 외풍으로 인한 흔들림은 크지 않았다.

 코스 중간은 도강 구간이다. 깊이는 40~60㎝였다. 제원 상 G350 블루텍의 최대 도강 깊이가 60㎝. 센터록과 리어록을 걸고 조심스럽게 강물에 들어섰다. 강에서 나올 때는 가속 페달을 지긋이 밟으며 한 번에 탈출해야 한다. 물론 성능이 아무리 좋아도 한계는 있는 법. 가속 페달을 너무 세게 밟거나 발의 압력이 일정하지 않다면 뒤로 밀릴 수밖에 없다.

 ▲총평
 시승장소에서 벤츠 본사 오프로드팀 헤이코 군체와 잠시 대화를 나눴다. G클래스를 한 마디로 표현해달라는 요청에 "자식에게 물려주고 싶은 차"라는 답이 돌아왔다. 세월이 흘러도 차의 멋과 성능이 바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어서라고 이유를 말했다. 행사장 한 켠에 전시된 "오토(OTTO)"라는 애칭의 G바겐을 구경했다. 1989년부터 200개 국 82만5,000㎞를 여행한 차로, 그 동안 엔진과 구동부에 한 번도 이상이 없었다고 한다. 

 G클래스는 확실히 신뢰할만한 차였다. 시승과정에서 험로를 만났을 때 차를 믿고 침착하게 주행하면 큰 무리없이 벗어날 수 있었다. 눈발 거센 날씨는 G클래스의 성능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 물론 극한의 오프로더인 만큼 1억4,800만 원의 가격은 만만치 않다. 연료효율과 승차감을 고려할 때 구매층은 한정돼 있다. 그러나 벤츠는 개의치 않는다. G클래스는 매우 고급스럽게 오프로드를 즐기라고 만들었기 때문이란다. 판매실적보다 벤츠의 강인함을 앞세우는 게 우선인 셈이다.

안효문 기자 yomun@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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