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봉화목재문화체험관 태백산맥과 소백산맥이 지나가며 빚어낸, 높고 험준한 산들에 둘러싸인 봉화는 예부터 목재 생산지로 이름을 떨쳤다. 지금도 그 명성이 자자한 "춘양목"은 봉화 일대에서 생산된 목재의 대명사로, 과거 봉화·울진·삼척 등에서 생산된 소나무 원목을 전국 목재사들이 봉화 춘양역에서 실어가면서 질좋은 목재는 춘양에 가면 얻을 수 있다는 데서 비롯된 말이다.
"춘양목"이라 일컬어지는 이 나무는 바로 백두대간 줄기를 타고 금강산에서 강원도 강릉, 삼척, 영덕 이 곳 봉화에 걸쳐 자란 금강형 소나무를 뜻한다. 봉화군 춘양면 서벽리에 가면 금강소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평균 굵기가 50cm가 넘는 약 1,500그루의 금강송이 자생하는 숲이다. 이 숲은 1974년 채종림으로 지정된 이후 이 곳에서 채취한 종자로 묘목을 키워 전국의 산림에 심었으며, 2001년에는 궁궐이나 전통사찰 등 문화재 보수복원을 위한 ‘문화재용 목재 생산림’으로 지정·관리되고 있다.
이 처럼 봉화는 오랜 세월 나무와 함께하고 있는 곳으로, 최근 이와 관련한 삼림욕장을 비롯해 봉화의 아름다운 숲과 나무에 대한 이해를 돕는 곳들이 여럿 생겨나고 있다. 봉화군 봉성면 창평리 문수골에 자리한 봉화목재문화체험장도 그 중 한 곳이다.
지난 2011년 문을 연 이 곳은 국산 목재의 우수성과 목재산업 활성화를 위해 66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2만9,500㎡ 부지에 건축 연면적 1,445㎡의 국산 목조건축으로 건립됐다. 체험장 내에는 체험관과 산림욕장, 자생식물단지, 야외교육장, 목재놀이시설, 잔디광장 등 다양한 시설이 들어서 있다.
국산 낙엽송을 사용해 건축한 체험관으로 들어서면 특유의 나무향이 온몸을 감싸온다. 은은한 나무향만으로 지친 몸과 마음이 치유되는 듯한 느낌을 준다. 체험관 전시실에는 국산 나무들의 종류와 변천사, 춘양목의 우수성을 일반 나무와 비교해 보여주기도 하고, 우리가 꼭 알아야 할 우리 나무들을 실물전시하고 있다. 춘양목은 일반 소나무보다 자라는 속도가 느려 나이테 간격이 조밀하고 심재 부분이 넓어 재목으로 쓰였을 때 뒤틀림이나 갈라짐이 적고, 송진 함유량이 많아 잘 썩지 않는다. 그래서 궁궐이나 사찰 등을 건축할 때 주로 쓰였다.
12지신상을 비롯해 나무로 만든 다양한 목공예품 또한 눈길을 끈다. 느티나무, 자작나무, 피나무, 갈참나무, 떡버들나무, 돌배나무, 낙엽송, 오리나무 등 여러 나무로 조각한 봉화의 특산품 송이버섯 목공예품을 보고 좋아하는 이가 있는가 하면, 춘양역 모형과 일본 국보로 지정된 광륭사 목조미륵보살반가사유상 모형 앞에서 발길을 떼지 못하는 이들도 있다.
전시와 함께 목공예체험도 할 수 있는데 방문객의 호응이 무엇보다 높다. 자잘한 나무들을 이용해 즉석에서 만들어내는 문패는 세상에서 유일한 자신의 문패가 된다.
계절적으로 바깥활동을 하기에 머뭇거려지지만 야외에도 다양한 시설이 있다. 본관동 뒤쪽에는 창평산림욕장이 있다. 산책로를 따라 가면 울창한 춘양목 숲길을 거닐며 맑은 공기를 심호흡할 수 있다. 자생식물단지로 가면 교목 10종, 관목 8종, 초화류 28종 등 백두산 자생식물과 우리 고유의 꽃과 나무를 관찰할 수 있다.
소나무숲속에 목재 데크로 조성된 야외교육장은 따뜻한 봄날이 오면 방문객들의 다시없는 휴식공간이 된다. 어린이들의 모험심과 균형있는 신체발달을 돕는 목재 뱃놀이시설도 있다.
*맛집
소문난 봉화 송이요리를 맛보려면 봉화읍 내성천변에 자리한 솔봉이(054-673-1090)나 봉성면의 용두식당(054-673-3144)이 제격이다. 봉성면 금봉리 제2농공단지에 자리한 봉화한약우프라자(054-674-3400)는 식육판매장을 겸한 음식점으로, 봉화의 좋은 한약우를 중간 마진없이 소비자가 직접 부위별로 선택해 즉석에서 먹을 수 있는 곳이다. 인근의 알뜰 미식가들 사이에 소문난 곳이다.
*찾아가는 길
봉화읍에서 울진 방향으로 향한다. 다덕로 현동(울진) 방면으로 6km 남짓 가다가 구절로로 우회전해 들어간다.
이준애(여행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