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서 잘 나가는 현대·기아차 한국서 고전"

입력 2013년01월23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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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욕=연합뉴스) 이상원 특파원 = 해외 시장에서 성공 스토리를 써가는 현대·기아차가 홈인 한국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자유무역협정(FTA)으로 관세가 내려가면서 지난해 한국 시장에서 수입차 점유율이 사상 처음 10%를 넘었다. 10년 전만 해도 한국에서 수입차 점유율은 2% 미만이었다. 수입차와 달리 현대차와 기아차의 지난해 판매 실적은 2.3% 줄었다.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이후 첫 감소세였다.

 WSJ는 한국인들이 오랫동안 싼 유지비와 수리비 등을 이유로 한국 업체의 차를 구매했지만, 한국이 미국 및 유럽연합(EU)과 FTA를 체결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고 분석했다. FTA로 수입차 관세는 종전의 절반 수준인 4%까지 떨어졌고 앞으로 수년 내에 완전히 없어진다. 또 원화 강세로 수입차 가격이 더 내려갈 수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

 서울의 한 출판사에 일하는 브라이언 고(39) 씨는 최근 BMW를 샀다면서 "기아차를 사려고 했지만, 가격 차이가 크지 않고 BMW의 연비가 훨씬 높아 수입차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독일산 디젤 세단의 가격은 한국과 EU의 FTA가 발효되고 나서 종전보다 120만 원 정도 내려갔다.

 WSJ는 판매 기준으로 세계 5위인 현대·기아차가 성장세를 보이는 해외 시장에 주력하고 있지만 원화 강세로 해외 수익이 줄어들 수 있어 이전까지 압도적인 우세를 지켰던 한국 시장에서도 외국 업체들과 경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그러면서 현대기아차 주요 모델의 가격을 인하하고 있으며 올해 기능을 전면 개선한 새로운 모델을 출시할 계획을 마련하는 등의 대응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lees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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