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정숙성 뛰어난 미국산 스포츠 세단. 캐딜락 ATS

입력 2013년02월03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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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츠 세단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자동차를 운송수단이나 과시용으로만 여기던 시대가 지났다는 얘기다. 특히 운전의 즐거움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구매력 상승과 함께 수입차 가격 인하에 힘입어 주행성능에 초점을 맞춘 스포츠 세단을 구입리스트에 올리는 경우가 많아졌다지난해 BMW 3시리즈의 성공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한·FTA가 발효됐지만 미국차들의 고전은 여전하다. 미국차는 크고, 둔하고, 기름 많이 먹는다는 인식을 깨기 위해 나름의 마케팅활동과 전략차종을 투입하고 있지만 효과가 크지 않다. 오히려 일본업체들이 북미 생산분을 잇따라 국내 시장에 투입하면서 혜택을 누리고 있다
 

 올해 1월 캐딜락은 수입차업체 중 최초로 신차를 출시했다. 회사가 선택한 카드는 지난 5월 부산모터쇼에서 국내 소비자들에게 소개했던 ATS. 독일차의 강세가 두드러지는 프리미엄 컴팩트 세단시장에 당당히 나선 것. 지난해 북미지역에서 다양한 상을 수상하며 호평받은 품질에 대한 자신감을 배경으로 한 도전이다. 캐딜락 부활의 사명을 안고 출격한 ATS 럭셔리를 시승했다.

 ▲
스타일


 진보적인 디자인에 완성도를 더한 느낌이다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캐딜락은 디자인이 2003년 이후 시대를 앞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파격적 디자인은 오히려 국내에서 구매욕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기도 했다. 낯설고 부담스러워서다ATS는 미래지향적 디자인에 유럽형 컴팩트 세단의 실루엣이 조화를 이뤘다. 낯설다기보다 신선함으로 표현해야 할 것 같다.
 

 차체 크기는 길이 4,645, 너비 1,805, 높이 1,425, 휠베이스 2,775. 스포츠 세단답게 차체가 낮고 다부진 구성이다. 여기에 캐딜락 디자인 철학인 "아트&사이언스"를 더해 직선미를 강조했다. 덕분에 차가 작아보이지 않는 효과를 거뒀다.
 

 "캐딜락스러움"은 전면 디자인에서 두드러진다. 라디에이터 그릴 중앙에 자리잡은 엠블럼이 브랜드 역사를 상징한다면, 펜더 위에서 범퍼 아래까지 면도날처럼 흐르는 헤드 램프는 파격적이다.
 

 뒷모양은 CTS와 일맥상통한다. 특유의 일자형 리어 램프와 정중앙을 지나는 날카로운 선, 트렁크 리드에 장착한 LED 브레이크등은 패밀리룩을 계승했다
 

 인테리어에선 고급스러움이 묻어난다. 가죽과 천, 탄소섬유 등이 조화를 이루면서 고급 스포츠 세단의 특징을 잘 살렸다. 계기판은 단순하면서 한글화도 충실해 시안성이 좋다. 스티어링 휠의 디자인과 센터페시아는 미래지향적이면서 외형과 통일성을 갖췄다
 

 센터페시아의 멀티미디어 기기는 모두 터치 방식으로 조작한다. 햅틱 방식도 적용, 터치 인식 여부를 진동으로 알려준다. 다소 낯설었던 첫인상에 비해 금세 익숙해졌다. 다만 시승차에는 내비게이션이 없어 모든 기능을 경험하지는 못했다. 
 

 시트도 만족스럽다. 적당히 단단한 데다 포지션을 조정할 수 있는 가동범위가 넓어 운전하기에 편안한 세팅이 가능했다. 반면 뒷좌석은 성인 남성에게는 약간 비좁게 느껴졌다. 트렁크 용량도 289로 큰 편이 아니다. 


 성능

 시승차는 2.0ℓ 직분사 터보엔진을 얹었다. 주행성능을 강조한 차답게 배기량 대비 엔진 성능이 뛰어난 편이다. 최고출력 272마력, 최대토크 36.0·m를 자랑한다. 6단 하이드로매틱 변속기 조합으로 연료효율은 11.6㎞에 이른다. 경량화에 노력을 기울인 덕분이다. 
 

 시동을 걸고 공회전 소음과 진동을 확인했다. 상당히 억제됐다. 캐딜락에 따르면 ATS는 캐딜락차 중 방음처리에 가장 많이 신경썼다. 방음재를 홑 겹이 아닌 두세 겹으로 붙이고, 액티브 노이즈 캔슬레이션 시스템을 적용했다. 실내로 들어오는 소음을 반대파형의 음파로 상쇄하는 기술이다
 

 가속 페달에 힘을 싣자 가볍게 앞으로 나아간다. 터보엔진이어서 출발 시 반응은 조금 늦지만 스트레스를 느낄 정도는 아니다. 중·저속에서도 실내 정숙성은 뛰어나다. 속도를 높이자 배기음이 기분좋게 들리기 시작한다. 다만 변속 타이밍이 다소 늦다는 느낌을 받았다. 빗길운전에 일반주행 모드인 걸 감안한다면 엔진회전계가 3,000rpm까지 종종 치고 올라가는 게 의문이다.
 

 시속 100이상으로 달렸다코너에서 안정성과 중속에서 고속으로 치고 나가는 느낌이 인상적이었다. 전동식 파워 스티어링의 조향감도 만족스러웠다 


 햅틱 시트의 진동은 다소 강하다. 방향표시등을 작동하지 않고 차선을 변경하거나, 주행속도에 비해 앞차와 간격이 좁은 경우 시트가 진동한다. 졸음운전 등을 방지하는 기능이다. 불편하게 느껴지면 해당 기능을 불빛과 소리 경보로 바꾸면 된다.
 

  ATS는 브렘보 브레이크를 기본 장착했다. 4피스톤 고정 캘리퍼를 채택, 안정적인 제동력을 확보하면서 짧은 시간에 브레이크를 반복 사용해도 성능을 유지한다.  


  총평

 ATS는 캐딜락에게 가뭄의 단비같은 존재다2년여만에 국내에 소개한 신차인 데다 중형 엔트리급으로 판매대수를 늘릴 수 있는 차종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유럽 프리미엄 컴팩트카의 대항마로 탄생한 만큼 최근 국내 소비자 성향에 맞는 강점을 갖췄다.
 

 아쉬운 점도 있다좁은 뒷좌석과 트렁크, 수납공간 등은 많은 이들이 지적할 것으로 보인다. 캐딜락이 경쟁상대로 지목한 3시리즈가 호평을 받는 건 주행성능과 함께 실용성을 놓치지 않아서다가격도 만만찮다. 고성능과 다양한 편의품목도 중요하지만 소비자들에게 브랜드 인지도는 가격의 적정선을 판단하는 기준이 된다. 판매가격은 럭셔리 4,750만 원, 프리미엄 5,200만 원, AWD 5,550만 원이다.

안효문 기자 yomun@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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