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이 소형 SUV 트랙스를 출시하고 제주도에서 시승회를 진행했다. GM의 소형 세그먼트를 담당하는 한국지엠이 개발을 주도한 만큼 언론의 관심도 높다. 회사 역시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성장을 견인할 수 있는 제품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모든 게 신선한 쉐보레 트랙스를 시승했다.
▲스타일
신차의 첫 느낌은 "작다"는 거다. 제원표 상 길이가 4,245㎜로, 실제 소형 SUV인 투싼ix(4,410㎜)나 아반떼(4,530㎜)보다 약 200~300㎜ 짧다. 너비는 1,775㎜, 높이 1,670㎜, 휠베이스 2,555㎜다. 도심형 SUV로 컴팩트함을 강조했다.
전반적인 차체 실루엣은 쉐보레 유전자를 적극 담아냈다. 차체가 짧아 곡선을 활용하는 데 제약이 따랐을 것으로 짐작된다. 역동성은 줄이되 세련미가 묻어나는 디자인이다.
전면은 고유의 듀얼 포트 라디에이터그릴과 보닛 위 캐릭터 라인으로 조각과 같은 인상을 준다. 크고 날렵한 헤드램프로 볼륨감을 높이고, 안개등과 공기흡입구를 안정적으로 배치했다. 측면은 A필러에서 C필러로 이어지는 유리창 V자 디자인을 통해 역동성을 살렸다. 또한 차체 아랫부분과 휠베이스를 어두운 색으로 통일해 지상고가 높아 보이는 효과를 줬다. 전고 역시 낮게 느껴져 세단과 같은 부드러움이 묻어난다.
후면 디자인은 캡티바와 유사하다. 우선 C필러 경사가 급해 면적이 더욱 넓어 보인다. 유리창은 작지만 커다란 테일 램프가 양쪽 끝에 위치해 차체가 커보인다는 느낌이다. 테일게이트에는 컵모양의 손잡이가 있어 문을 여닫기 편리하다.
내부는 고급스러움보다 실용성을 살렸다. 특히 곳곳에 숨어 있는 수납공간을 찾는 재미가 있다. 우선 각 도어에 여러개의 콘솔을 마련, 휴대폰 등 작은 소지품을 나눠 정리할 수 있다. 운전석 도어 창문 위에는 안경을 수납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중앙과 조수석 대시보드에도 버튼으로 작동하는 정리 공간을 둬 실용성을 높였다.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에는 컵홀더를 넉넉히 준비했다.
계기판은 개성 넘친다. 엔진회전계를 나타내는 동그란 아날로그 표지와 속도, 연료 효율, 주행 거리 등을 표시하는 디지털 계기판이 조화롭다. 일반 계기판과 달리 한 곳에 집중돼 있어 시선이 분산될 우려가 적다.
대시보드와 기어박스에 사용된 자재는 선택 품목으로 조정이 가능하다. 시트의 쿠션감도 적당하다. 딱딱하거나 물렁하지 않아 오래 앉아있어도 크게 불편함이 없다. 등받이나 헤드레스트 각도도 무난하다. 트렁크 적재 용량은 최대 1,370ℓ까지 이용할 수 있는데, 뒷좌석은 6:4 접이식이어서 필요에 따라 다양하게 활용 가능하다.
▲성능 엔진은 최초 적용되는 1.4ℓ 가솔린 터보 엔진을 탑재했다. 여기에 차세대 6단 자동변속기를 조합, 최고 140마력에 최대 20.4㎏·m의 토크를 낸다.
가솔린답게 공회전 때 굉장히 조용하다. 간간이 들리는 배기음도 신경 쓰일 정도는 아니다. 바람 많은 제주도에서 시승을 진행했음에도 풍절음 역시 잘 억제됐다. 진동소음에선 쉐보레도 나름의 높은 수준을 확보했음이 느껴진다.
초반 가속뿐 아니라 저속에서 고속으로 넘어가는 가속감은 훌륭하다. 차체가 작고 가벼워 1.4ℓ 엔진으로 충분히 감당이 가능하다. 하지만 브레이크 반응은 조금 늦은 편이다. 물론 지나치게 민감하면 도심에서 승차감을 방해하는 요소가 될 수도 있다. 또한 주 타깃 가운데 하나가 젊은 여성임을 감안했을 때 오히려 민감보다는 약간의 여유를 주는 게 나을 수도 있다
승차감은 말 그대로 한국형이다. 요즘 국내 소비 트렌드를 볼 때 단단함으로 이동한다고 하지만 부드러움을 선호하는 사람은 여전히 적지 않다. 그렇다고 전형적인 미국형처럼 물렁하지도 않다. 노면의 충격은 충분히 흡수한다. 작은 차체로 경쾌한 움직임을 연출할 때 몸놀림이 다부지다. 스티어링 휠 움직임에 바퀴의 응답성이 빠르다는 얘기와 같다. 전반적으로 차체가 작고 가벼워 운전이 편하다.
▲ 편의·안전 품목
주목할 만한 것은 쉐보레 마이링크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다. 스마트폰 연동을 통해 전화 통화, 음악 감상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브링고 내비게이션과 인터넷 라디오 어플리케이션 스티처, 튠인 등을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스티어링 휠에 장착된 마이크와 스피커를 통해 아이폰 음성 인식 기능 "시리" 이용도 가능하다. 드물게 보스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을 탑재한 것은 현명한 선택으로 판단된다.
전 차종에 운전석, 동반석, 사이드, 커튼 에어백을 기본 적용한 것도 특징이다. 또한 차체 자세 제어 장치(ESC)와 ABS, TCS, HBA, 언덕길에서 자동차가 뒤로 밀리지 않게 브레이크 압력을 자동으로 유지해주는 HSA, 타이어 공기압 경보 장치 등을 기본 적용했다. 소형 SUV지만 품목만 보면 고급 대형 SUV 못지 않다.
▲총평 한국지엠에 트랙스는 새로운 도전이다. 전에 없던 세그먼트를 창출해내고, 최초의 1.4ℓ 가솔린 터보 엔진을 탑재하기까지 60개월이라는 시간을 쏟았다. 안전성과 운전의 재미를 모두 실현하겠다는 다짐을 실현하기 위해서다.
트랙스는 도심형, 소형 SUV로는 군더더기 없는 차종임에 틀림없다. 작은 차체와 그게 걸맞은 소형 엔진, 적당한 성능과 다양한 수납 공간 등 자신의 본분을 잊지 않았다는 느낌이다. 1,940만원에서 2,200만원 대에 이르는 가격이 얼마나 반향을 일으킬 지 주목된다. 배기량이 낮아 연간 자동차세도 30만원 미만이다.
제주=오아름 기자 or@autotimes.co.kr
제주=권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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