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성능과 스타일을 품다, 아반떼 쿠페

입력 2013년04월16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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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자동차가 내놓은 "아반떼 쿠페"는 국내 판매 수위를 차지하는 아반떼의 쿠페형 버전이다. 쿠페라는 이름에 걸맞게 세단을 뛰어넘는 운동성능을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잘 빠진 외형도 성능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만든다. 하지만 현대차는 아반떼 쿠페를 굳이 "스포츠형 성격"으로 규정하지 않는다. 그저 "쿠페 스타일"만 되풀이 할 뿐이다. 이유가 뭘까? 아반떼 쿠페를 영종도 일대에서 시승했다.
 

 ▲스타일
 세단을 기반으로 제작된 겉 모습은 개성이 확연하게 드러나지 않는다. 현대차도 어디까지나 파생 차종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단순히 4도어의 세단이 2도어로 바뀐 느낌이다. 때문에 세단과의 차이를 두기 위해 세밀한 부분을 다듬었다. 
  

 전면부의 경우 라디에이터 그릴의 중앙 부분을 차체 생상과 동일한 패널을 적용한 세단형과 달리 블랙 고광택 패널을 집어넣었다. 이를 통해 고성능차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다. 싱글 프레임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안개등도 세단과 다른 형태로 조금 더 날렵해진 것이 차의 성격을 대변한다. 
 

 후면은 범퍼를 투톤으로 꾸몄다. 역시 성능을 강조하기 위한 디자인이다. 세단에서 범퍼 아래로 들어가 감쪽같이 숨겨졌던 머플러는 노출형 트윈팁 머플러로 바뀌었다. 트렁크 리드에는 리어 스포일러를 장착, 공기 역학에 기여한다. 
  

 실내도 아반떼와 큰 차이를 두기 어렵다. 거의 동일한 구조라고 할 수 있다. 통풍구 위치 변경이나 페달류의 알루미늄화 정도가 차이점이다. 시트는 세미 버킷 시트다. 성능을 강조한 탓에 고속에서 운전자와 탑승자 몸을 잡아주기 위해서다. 2도어인 까닭에 도어가 세단보다 크다. 때문에 안전벨트가 시작되는 부분도 세단보다 뒤쪽이다. 착용상의 불편함을 없애기 위해 벨트 가이드를 넣었다.


 뒷좌석은 여유롭다. 쿠페의 단점인 거주성을 높인 것. 그도 그럴 것이 아반떼 세단도 동급에서는 가장 넓은 뒷자리 공간을 자랑한다. 이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차여서 아반떼 쿠페도 공간이 넓다. 다만 2도어라는 특성상 타고 내리기에 완전히 편하다고 할 수는 없다. 이를 상쇄하려고 워크-인 디바이스를 채용했지만 4도어에 비견할 바는 아니다.
  

 ▲성능
 아반떼 쿠페는 누우 2.0ℓ GDi 엔진이 탑재됐다. 최고 175마력, 최대 21.3㎏·m을 낸다. 변속기는 6단 수동과 자동이 준비됐다. 기존 아반떼와 동일한 변속기로, 늘어난 엔진의 힘을 감당하기 위해 조정된 것이 특징이다. 시승은 자동 변속기로 이뤄졌다. 
  

 엔진 스타트 버튼을 눌렀다. "그르릉"하고 운다. 배기음 자체는 묵직보다 경쾌하다. 귀에 거슬리지 않는다. 성능의 첫 인상라고 할 수 있는 소리 감성이 괜찮은 느낌이다. 
  

 가속 페달을 밟았다. 힘차게 앞으로 나아간다. 배기량이 높아 작은 차체를 무리없이 밀어낸다. 기어비 향상으로 소위 "치고 나가는 맛"도 강하다. 일반 도로에서 시속 60~70㎞까지 올라서는 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차체 반응도 빠른 편이다. 자동변속기는 변속충격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현대차가 강조한 아반떼 쿠페의 핵심은 "R&H" 성능 즉, 달리기(Ride)와 핸들링(Handling)이다. 때문에 중·고속 가속능력은 훌륭하다. 기본적으로 풍부한 엔진 힘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밟으면 밟는대로 나간다. 속도를 유지하는 힘도 일정하다. 일반 도로든 고속화 도로든 성능에 큰 불만이 생기지 않는다. 직선 주로에서 안정성은 현대차가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것처럼 느껴졌다. 상당히 인상적이었다는 이야기다.


 쿠페에 맞게 스태빌라이저와 서스펜션 스프링도 조정됐다. 하지만 운전자가 체감할 정도로 단단한 하체 강성은 아니다. 기존 세단에 비해 견고해진 것에 만족해야 할 것 같다. 밑바닥은 여전히 말랑말랑하다. 충격흡수장치도 쿠페에 맞게 조정됐다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이다. 코너링도 고성능 쿠페로 여겨지지 않는다. 완전한 "스포츠형"으로 분류할 수 없는 이유다. 전동식 파워 스티어링 휠은 묵직하게 움직이지만 반응성은 동급의 독일차와 비교해 떨어진다. 
  

 소음은 공을 들여 차단했다. 시승 당시 초속 5m 이상의 강력한 바람이 불었기 때문에 풍절음이 있찌만 내부로 스며드는 엔진 소음이나 도로 노면 소음은 거의 느낄 수 없었다.  
  

 ▲총평
 아반떼 쿠페는 회사의 많은 기대가 걸려 있는 편이 아니다. 오히려 세단의 보완재적인 역할에 그치는 것이 사실이다. 현대차도 그 점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는 듯하다. 판매 목표도 다소 보수적으로 연간 4,000~5,000대를 상정하고 있다. 고성능 쿠페를 강조했지만 동급의 수입 차종에 비할 바는 아니다. 아반떼에 쿠페라는 형태적 특징과 고배기량을 적용했다는 점에 만족해야 할 것 같다. 현대차가 보유한 1.6ℓ 터보가 장착되지 않은 점은 아쉽다. 하지만 벨로스터 터보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던 내부 상황을 이해해야만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반떼 쿠페의 출시는 반갑지 않을 수 없다. 시장이 별로 크지 않은 차종을 내놓은 모험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큰 기대를 갖지 않고 탄다면 그런대로 만족할만한 성능이다. 현대차의 동력계와 하체 세팅 수준이 과거와는 다르게 많이 발전한 덕분이다. 가격은 스마트 수동변속기 1,645만원, 자동변속기 1,795만원이다. 자동변속기가 기본 조합되는 최상위 트림 프리미엄은 1,995만원이다.
 
시승/ 박진우 기자 kuhir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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