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한국에서 태국 식당 종업원으로 일하는 태국인 초보 레이서가 국내 자동차경주대회에서 우승한 사실이 알려져 화제다.
샨릉 샤란(34)은 14일 전남 영암 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KIC)에서 열린 2013 넥센타이어 스피드레이싱 엔페라 GT200 클래스(승용 230마력)에서 3.045㎞짜리 서킷 20바퀴(60.9㎞)를 32분22초810 만에 달려 우승했다. 예선 기록은 10위였지만 본선에서 압도적인 질주를 펼쳤다. 2위 서상도를 11초251 차이로 제쳤다. 프로 레이서를 꿈꾸는 레이서들의 "등용문"인 넥센타이어 스피드레이싱에서 우승한 첫 외국인이다.
"대회 직전에 차량이 고장 나 연습도 제대로 못 했다"는 그는 "큰 욕심은 없었는데 우승해 주변 사람뿐 아니라 나도 놀랐다"며 기뻐했다.
그는 태국의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다가 산업연수생 자격으로 5년 전 한국을 찾았다. 지금은 경기도 수원의 한 태국 음식점에서 일하고 있다. 태국에서 아마추어 레이싱을 경험한 적이 있는 샨릉 샤란은 한국에서 자동차 동호회 활동을 하다 알게 된 한국인 친구의 추천으로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스피드의 매력 속에 빠져들었다.
1년여를 준비한 끝에 처음 참가한 대회에서 우승한 그는 "1위를 차지할 줄은 상상도 못했다"며 겸손해했다. 한국에서 두 딸, 아내와 함께 사는 그는 "딸들이 너무 어려서 아직 경기장에 데리고 오지 못하지만 다음 기회엔 꼭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서 레이스를 펼치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그는 "시간과 환경이 허락한다면 한국에서 레이싱을 계속하고 싶다"며 넥센타이어 스피드레이싱의 남은 4개 라운드에 모두 출전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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