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영임 기자 = 대장 박테리아(E.Coli)를 디젤 연료로 전환할 수 있는 방법이 개발돼 화석연료를 대체할 현실적인 대안이 될지 주목된다고 BBC 뉴스와 사이언스데일리가 22일 보도했다.
영국 엑시터 대학 과학자들은 E.콜라이균의 유전자를 조작해 필요할 때 언제든 당을 기존 디젤유와 거의 똑같은 연료로 전환하도록 하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미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했다. 식물성 기름에서 추출한 바이오디젤의 경우 종종 석유와 섞어야만 하는 문제가 있는 것과 달리 대장균을 이용한 대체 디젤유는 기존 디젤유와 거의 차이가 없어 엔진이나 자동차 연료 배관, 유조차 등의 기존 시설을 개조할 필요가 없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석유회사 셸사의 지원으로 새 연료를 개발한 연구진은 "자동차를 개조하지 않고 사용할 수 있는 상업적 바이오연료 개발이 연구의 목적"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상업적 규모로 기존 디젤 연료를 `탄소 중립" 바이오연료로 대체할 경우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80% 감축하려는 목표 달성에 큰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장균은 당분을 지방으로 바꿔 세포막을 만드는데 과학자들은 바로 이런 자연적인 기름 생성 과정을 이용해 인공 연료 분자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 대장균을 촉매로 이용한 대규모 생산은 제약업계에서는 이미 흔한 일이지만 바이오디젤은 실험실에서 아주 작은 양만 생산되고 있다.
연구진은 아직까지는 디젤유 한 찻술 분량을 만들어내기 위해 100ℓ의 박테리아가 필요하다면서 3~5년 안에 이를 상업적 규모로 늘리는 것이 과제라고 밝혔다. 이들은 또 박테리아를 이용해 사람이나 동물의 배설물도 연료로 전환할 수 있는지 연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youngn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