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모양 같지만…안좋아도 너무 안좋은 브라질산 차

입력 2013년05월13일 00시00분
트위터로 보내기카카오톡 네이버 밴드 공유
 (상파울루 AP=연합뉴스) 브라질에서 생산된 자동차가 다른 나라에서 만들어진 자동차에 비해 안전성이 크게 뒤처지는 것으로 12일(현지시간) 나타났다.

 국제자동차연맹(FIA)은 라틴 신차평가프로그램(NCAP)를 바탕으로 브라질산 자동차의 안전 검사를 한 결과 유럽과 미국에서 판매되는 동일 모델보다 안전 등급이 크게 낮았다고 밝혔다. 포드가 생산한 소형차 "카"의 유럽 판매모델은 2008년 실시한 NCAP에서 4스타를 받았으나 브라질에서 생산한 같은 모델의 자동차는 1스타를 받았다. 브라질에서 생산된 닛산의 준중형차 "마치"는 같은 검사에서 2스타를 받았으나 비슷한 가격으로 유럽에서 팔리는 동일 모델 "미크라"는 4스타를 받았다. FIA는 브라질 최대 판매 자동차 5대 중 4대가 1스타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자동차 전문가들은 브라질이 신흥 자동차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불량 자동차 생산과 열악한 도로 여건으로 자동차 충돌 사고 사망률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브라질 보건부와 미국 정부의 자료를 보면 2010년 승용차 충돌 사고로 사망한 사람은 각각 9천59명, 1만 2천435명이다. 전문가들은 미국 자동차 시장이 브라질보다 5배나 큰 사정을 고려하면 브라질의 사망률이 미국보다 4배가 높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매년 수천 명의 사람이 명확한 사고 원인도 모른 채 숨지지만 자동차 업체는 영업이익을 높이려고 차체 안전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폴크스바겐에서 30년 넘게 엔지니어로 일한 한 전문가는 "독일에서 생산된 자동차는 차체가 튼튼하고 정교하지만 브라질에서 생산된 모델은 겉모양만 똑같을 뿐 속은 완전히 다르다"면서 "아무도 자동차 내부에 관심이 없다"고 꼬집었다.

 전문가들은 또 브라질 정부가 제대로 된 안전 성능 평가 기준을 마련하지 못해 자동차 업계를 부실 감독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브라질 정부는 자동차 안전 성능을 점검할 수 있는 독자적인 실험실은 물론 충돌 테스트 설비도 갖추고 있지 않다. 다른 나라에서는 오래전에 시행된 자동차 앞좌석 에어백과 ABS(브레이크 잠김방지창지) 장착도 내년께나 의무화할 예정이다.

 브라질 소비자 단체 "프로테스테"에서 근무하는 마리아 이네스 돌치는 "브라질산 자동차는 믿을 수 없이 위험하다"며 "자동차 업체는 더 저렴한 자동차 생산에 열을 올릴 뿐 안전 문제에 관한 인식은 크게 뒤떨어진다"고 꼬집었다.

sujin5@yna.co.kr

무통장입금 정보입력
입금할 금액은 입니다. (입금하실 입금자명 + 입금예정일자를 입력하세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