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트, 본사 뉴욕 이전 검토…이탈리아 노조·정계 반발

입력 2013년05월17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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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밀라노 블룸버그=연합뉴스) 이탈리아 최대 자동차 기업 피아트가 미국 크라이슬러를 인수한데 이어 본사를 아예 미국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는 소식이 확산되면서 이탈리아 노조와 정계의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피아트의 세르지오 마르치오네 최고경영자(CEO)는 회사 수익과 이익이 대부분 북미시장에서 나오고 있어 1899년 창립된 피아트 본사를 이탈리아 북서부 토리노에서 미국으로 옮기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관계자들이 16일(현지시간) 밝혔다.

 본사 이전과 관련해 아직 최종 결정이 내려지지 않았으나 마르치오네는 지난달 본사 이전 지역으로 뉴욕을 우선적으로 생각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본사 이전 지역을 결정할 때 자본시장 접근과 좋은 조건으로 자금을 조달할수 있는지의 여부에 따라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피아트의 본사 이전설에 이탈리아 정계와 노동계 지도자들은 우려와 충격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토리노 금속노조의 페데리코 벨레노 위원장은 "피아트의 본사 이전은 크라이슬러를 인수한 이후 마르치오네의 전략에 따른 것"이라고 비난했다. 카를로 델 아린가 이탈리아 노동차관도 "피아트가 본사를 미국으로 옮기더라도 이탈리아내 공장은 계속 가동되겠지만 회사의 장래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피아트 본사 이전설은 20년 이상의 최장 경기침체속에 기업의 고용 기피로 실업률이 20%에 육박하는 이탈리아에서 매우 민감한 사안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피아트가 2009년 미국 자동차업계 빅 쓰리 가운데 하나인 크라이슬러를 인수한 이후 유럽시장 의존도가 급격히 줄어든 것이 본사 이전을 검토하게 된 배경으로 지적된다.

 피아트의 지난해 매출 840억 유로 가운데 유럽이 차지한 비율은 24%에 불과했다. 마르치오네가 2004년 CEO를 맡았을 당시 피아트는 270억 유로의 매출 가운데 90% 이상을 유럽시장에 의존했다. 유럽 자동차 시장에서 피아트의 점유율은 2011년 7.3%에 이어 지난해 6.4%로 계속 감소하고 있다. 피아트가 유럽시장의 손실을 만회하려고 고전하고 있는 반면 크라이슬러가 이익을 안겨주는 효자 역할을 하고 있다.

 피아트의 엠마뉴엘 비지니 최고투자책임자는 "본사 이전이 상당한 정치적 논란을 불러일으키겠지만 피아트의 자금조달 비용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jamie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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