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서천 한산모시문화제
이른 더위에 다가올 여름이 벌써 걱정이지만 이 곳에서 들려오는 축제 소식은 시원한 여름을 떠올리게 한다. 충남 서천에서 열리는 한산모시문화제(6월6~9일)가 그 것이다. 빳빳하게 풀먹인 모시옷은 한여름을 시원하게 나기 위한 우리 조상들의 지혜가 담긴 옷. 땀이 차지 않고 바람이 술술 통하는 모시옷감은 입는 이도, 보는 이도 더위를 잊게 해준다. 그 중에서도 최고의 품질을 자랑하는 한산모시는 임금님의 진상품이었던 옛명성을 오늘날까지도 고스란히 이어오고 있다.
여름이 시작되는 6월이면 서천군에서는 한산모시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우리의 전통문화를 발전시키기 위해 한산모시축제를 열고 있다. 1989년 시작할 때만 해도 지방의 작은 행사에 지나지 않았으나 1998년 제9회 대회를 맞아 전국 18대 관광문화제, 충청남도 3대 문화제로 선정됐다. 원래는 저산문화제였던 명칭 또한 한산모시문화제로 바꾸고, 군 단위의 행사에 그쳤던 걸 국제적인 행사로 키우기 위해 다채로운 내용을 더하게 됐다. 24회를 맞는 올해는 "세계유산 한산모시, 불후의 명작을 만나다"로 막을 올렸다.
4일간 펼쳐지는 문화제는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공연과 행사, 문화체험 등이 다양하게 이어진다. 한산모시관 일원에서 모시옷 패션쇼, 저산팔읍 길쌈놀이, 모시 길쌈시연 및 체험프로그램 등을 진행한다. 행사기간중에 방문하면 한산모시를 행사장에서 직접 믿고 살 수 있다. 또 모시로 만든 다양한 먹거리(모시냉면, 모시떡, 모시차등)를 즐길 수 있다.
모시문화제의 하일라이트는 한산모시옷 패션쇼다. 지난 2010년 패션의 본고장 파리 오뜨꾸띄르쇼에서 선보여 큰 호응을 이끌어냈던 한산모시옷은 이제 세계인이 주목하는 패션으로 자리매김했다. 모시문화제 기간동안 안채에 마련한 특설무대에서 여는 패션쇼는 한산모시옷의 아름답고 세련된 멋과 뛰어난 품질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자리다.
축제가 열리는 한산모시관은 한산모시와 관련된 역사적, 근·현대적 자료를 집대성했을 뿐 아니라 한산모시를 바로알고 체험할 수 있는 전수교육관, 전통공방, 토속관, 모시각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전수교육관은 1층과 2층, 2개 층에 모두 11개의 전시공간으로 만들었다. 전수관 입구인 2층은 한산모시로의 초대, 한산모시 제조과정, 모시의 복식사, 세계의 모시, 미래산업 한산모시 등 5개 주제관으로 구성했다.
마지막 주제관은 나선형 계단을 따라서 1층 전시실로 이어진다. 1층 전시실은 무형문화재 홍보관, 모시재배/농기구 전시관, 생노병사관, 모시생육표본관 등 4개의 전시관으로 이뤄져 있다. 특히 한산모시관은 중요무형문화재 제14호, 충남무형문화재 제1호를 직접 만나보고 모시짜기 얘기도 들으면서 시연도 볼 수 있는 문화체험의 장이다.
백제 때 한 노인의 현몽으로 우연히 발견된 후 1,500여 년의 역사를 이어온 한산모시의 유구한 역사를 접할 수 있는 이번 문화제는 남녀노소에게 의미있는 나들이가 될 것이다. 어른들에게는 옛날의 향수를 되살려주고, 젊은 세대에게는 우리 전통에 대한 긍지와 소중함을, 어린이들에게는 직접 보고 느끼고 즐길 수 있는 귀한 체험의 장인 셈이다.
*맛집
한산모시관 부근에 있는 담쟁이넝쿨식당(041-951-9288)은 모시를 넣은 된장찌개와 토속적인 분위기가 좋다. 금강하구에 위치한 해강횟집(041-956-8885)은 서천지역뿐 아니라 군산 등지에서도 즐겨 찾는 맛집이다. 복어와 활어회가 유명하다.
*찾아가는 요령
경부고속도로를 이용할 경우 경부고속도로→천안JC→공주JC→서공주JC→동서천IC 3거리에서 좌회전 후 계속 직진, 광암삼거리에서 우회전 후 언덕을 넘으면 한산모시관이다. 서해안고속도로를 이용할 경우 서울→평택→당진→서산→대천→서천→동서천IC→한산(한산모시관)에 이른다.
이준애(여행 칼럼니스트)
▶ 강 위에 놓인 천년 세월의 신비▶ 아쉽다 5월이 떠나서! 즐겁다 춘천이 있어서!▶ 오색연등과 어우러진 꽃들의 향연▶ 신록 속에 깃든 기상을 느껴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