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춘천막국수냐구요? 박물관으로 오세요!

입력 2013년06월14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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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막국수와 막국수체험박물관 


 때이른 더위에 시원한 별미를 찾아 떠나는 미식가들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더위를 잊게 해줄 시원한 먹거리로 무엇이 있을까. 이구동성 첫손 꼽는 여름별미 중 하나는 춘천막국수. 살얼음이 동동 뜬 육수를 곁들이거나, 매콤한 양념장에 비벼 먹는 맛은 더위에 지친 여름철 입맛을 살려준다. 


 이제는 막국수의 대명사가 돼 전국 어디서나 ‘춘천막국수’가 자리하고 있지만 그래도 ‘춘천막국수’ 하면 본고장 춘천에서 먹는 맛이 으뜸이다. 강원도청 앞 강원일보 건너편에 위치한 실비막국수(033-254-2472)며, 후암동로터리 부근의 부안막국수(033-254-0654) 등은 춘천사람들은 물론 춘천을 찾는 외지인들이 물어물어 찾아갈 만큼 소문난 맛집이다. 


 시내에서 좀 떨어진 신북읍 천전리 일명 샘밭마을은 춘천막국수의 원조격인 막국수집이 여럿 있다. 샘밭막국수(033-242-1702)는 3대에 걸쳐 손맛을 이어오는 막국수집으로, 담백한 옛맛을 고수하고 있다. 


 춘천은 언제부터 막국수의 고장이 된 걸까. 왜 막국수일까. 이런 궁금증이 생긴다면 신북읍 신북로에 자리한 막국수체험박물관(033-243-8268)으로 가보자. 춘천과 막국수에 얽힌 모든 비밀(?)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말 그대로 막국수를 주제로 한 체험박물관인 이 곳에서는 막국수의 유래와 종류, 제조법 등 막국수의 탄생에서 오늘에 이르기까지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시식과 체험도 가능하다.  


 춘천이 막국수의 고장으로 자리잡은 사연은 19세기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1895년 을미사변이 일어나고 일제의 침략행위가 노골화되자 나라를 빼앗기지 않으려는 백성들은 의병항쟁으로 맞섰고, 일본군은 이들을 색출하기 위해 눈에 불을 켰다. 이에 의병들은 일본군을 피해 가족과 함께 깊은 산중으로 들어가 화전민으로 살며 조, 메밀, 콩 등을 일궈 연명하게 됐다.

 1910년 한일병합 후에도 이들은 하산하지 않고 그 곳에 정착해 살게 됐는데, 그들이 지은 농산물이 점차 읍내마을로 나오게 됐다. 특히 메밀은 화전을 일군 땅에서 잘 자라고 병충해에 강한 데다 햇볕이나 기온변화에 영향을 받지 않아 풍작을 이루며 강원도의 특산물로 자리잡게 됐다. 


 그런 까닭에 옛날부터 이 곳에서는 특별한 손님이 찾아오면 메밀로 만든 국수를 대접했고, 그러던 게 6 · 25 직후 호구지책으로 동네 여기저기서 국수를 만들어 팔게 된 게 오늘날 춘천막국수의 출발점이 됐다. 이후 점차 막국수집이 늘어나면서 오늘날에는 춘천을 대표하는 향토음식으로 자리 잡았다. 막국수란 이름은 복잡한 조리과정과 재료없이 간단히 해 먹을 수 있다는 의미에서 생겨났다.


 춘천시에서는 막국수를 명품화하고 관광자원화하기 위해 지난 1996년부터 춘천막국수축제를 열고 있다. 막국수와 함께 춘천을 대표하는 음식인 닭갈비가 더해진 ‘춘천막국수닭갈비축제’가  올해도 6월30일~7월5일 춘천역 앞 축제장에서 열린다. 화끈한 닭갈비 맛과 구수하고 담백한 막국수 맛이 어우러지는 맛의 향연이다. 


 샘밭 막국수마을까지 간 걸음이라면 소양댐을 거쳐 청평사로 들어가 보는 것도 시원한 나들이가 될 것이다. 유람선을 타고 드넓은 소양호를 가로지르는 색다른 물길 코스에, 신록의 숲과 청량한 계곡은 이른 더위에 지친 몸과 마음을 위무해주는 힐링 나들이코스다.


*찾아가는 요령
 샘밭막국수마을은 강촌 3거리 - 의암터널 - 팔미 3거리 - 학곡 4거리 - 구봉산 - 감정 3거리 - 46번 국도 - 3거리 좌회전 - 세월교 - 윗샘밭에 도착. 혹은 서울춘천고속도로 춘천IC - 구봉산 - 감정 3거리 - 46번 국도 - 3거리 좌회전 - 세월교 - 윗샘밭에 이른다. 
 
 춘천막국수체험박물관은 소양2교 - 춘천면허시험장 - 춘천막국수체험박물관으로 이어진다.

 부안막국수는 후평동 5거리 후평우체국이 보이는 곳에서 우회전해 골목으로 들어간다.
 
이준애(여행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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