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레이싱 DNA의 완벽 이식, 미니 JCW

입력 2013년06월17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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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CW는 미니 전용 고성능 브랜드로 레이싱카 제작자로 널리 알려진 존 쿠퍼가 1946년 세운 경주용차 전문 튜닝 업체에 기인한다. 그간 협업 형태로 미니의 레이싱 튜닝카를 선보이던 JCW는 2007년 미니의 식구로 정식 편입, 신차 개발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오고 있다. 존 쿠퍼는 1959년 미니가 설립된 첫 해 레이싱용으로 튜닝된 미니 쿠퍼를 만들며 인연을 맺었는데, 지금도 미니의 이름에 사용되는 "쿠퍼"는 그의 성에서 따온 것이다. 


 이번에 한국에 신규 도입된 JCW의 제품은 해치백과 쿠페다. 내외관에서 JCW만의 독특한 요소를 담아 브랜드 로열티를 높였다. 우선 도어 실과 프런트 그릴에 JCW 배지와 보닛 스프라이트로 특별한 디자인 감성을 부여했다. JCW 전용 17인치 크로스 스포크 챌린지 경량 휠과 머플러를 적용했으며, 앞범퍼와 사이드 스커트, 리어 범퍼는 JCW 에어로 키트가 있다.  


 실내는 JCW의 상징인 검은색과 붉은색으로 꾸미고, 로고가 부착된 스포츠 브레이크, 시프터패들이 장착된 JCW 전용 레드 스티치 3스포크 다기능 가죽 스포츠 스티어링 등을 넣었다. 하만 카돈 오디오 시스템이 적용된 점도 일반 제품과는 차별성을 지닌다. 


 하지만 JCW의 핵심은 단연 주행성능이다. 일반 미니와 배기량 1,598㏄의 직렬 4기통 가솔린 엔진은 동일하지만 전용 튜닝이 가해져 폭발적인 성능을 구현한 것. 미니의 고성능 라인업인 쿠퍼S보다 높은 출력과 토크를 지녔다.

 실제로 미니 JCW 해치백과 쿠페에는 신형 터보차저, 피스톤, 배기 시스템이 업그레이드 된 직렬 4기통 밸브트로닉 JCW 트윈 스크롤 차저가 올라갔다. 최고 211마력, 최대 26.5㎏·m(오버 부스트 시 28.6㎏·m)의 힘을 발생한다. 여기에 기존보다 10㎜ 낮은 스포츠 서스펜션이 장착됐다. 특별한 기술이 사용된 것은 아니고 최저 지상고를 낮춰 공기 저항을 줄였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시승은 인제 서킷에서 이뤄졌다. 인제 서킷의 가장 큰 특징은 극심한 고저차. 내리막과 오르막이 3.9㎞ 길이의 서킷 전반에 펼쳐져 있다. 직선 주로보다 곡선 주로가 산재한 것도 서킷의 특성 중 하나다. 이로 인해 전방 상황을 볼 수 없는 블라인드 상황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코스 적응이 쉽지 않다는 뜻이다. 

 JCW 차종 중 쿠페에 올라 시동을 걸었다. 일반형 제품도 운동성능이 꽤 만족스러웠기 때문에 JCW 쿠페의 서킷 주행은 더욱 기대를 갖게 했다. 시동을 걸자마자 묵직한 엔진 음색이 귀를 울린다. 


 선두에 선 페이스 카의 움직임에 따라 차를 이동시키며 피트를 빠져나갔다. 첫 코너는 굴곡이 깊다. 주행 중에는 속도를 최대한 줄여 지나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자칫 원심력에 의해 코너 바깥으로 밀려 나갈 수 있다. 물론 타이어와 서스펜션이 얼마만큼 버텨주느냐에 따라 탈출 속도는 달라질 수 있다. JCW 쿠페의 경우 아슬아슬하게 한계점을 버티면서 도로를 움켜쥐며 돈다. 이후 헤어핀 구간에서도 끈끈하게 도로를 거머 쥐는 게 느껴진다.  


 타이어가 크게 비명을 지르는 일도 없었다. 타이어 밀림 소리는 그만큼 마찰력이 생겨 동력 손실이 나타났다는 것을 의미한다. 때문에 소리가 나지 않았다는 건 코너를 공략하는 실력이 상당하다는 뜻이다. 물론 고배기량 스포츠카와 견줘 부족한 부분이 없다고 할 수 없지만 소형차급에서 JCW 쿠페만큼 서킷을 재미있게 공략할 차도 드물다. 


 오르막을 오르는 일도 거침이 없다. 211마력은 고성능차로 분류하기 크지 않아 보일지 모르지만 작은 차체를 생각하면 오히려 넘치는 힘이다. 코너 사이사이 짤막한 직선 구간은 동물적 감각으로 튀어나가는 JCW의 맛을 느끼게 했다.  

 하체 강성은 단단하다. 역시 미니의 특성 중 하나다. 겉모습만을 보고 그저 "귀여운 차"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잘 포장된 신규 서킷이라 노면 충격이 작지만 미니가 가진 단단함은 신뢰할 만하다. 익숙지 않더라도 재빠른 움직임을 위해선 단단함을 즐겨야 한다. 


 마지막 코너를 지나면 블라인드 구간이다. 코너에 이어 인제 서킷에서 가장 속도를 낼 수 있는 메인 구간이 나타난다. 가속 페달을 밟아 최고 속도에 가깝도록 높였다. 디셀렉레이트 팝핑 사운드라고 불리는 배기음이 귀를 때린다. 주행의 즐거움을 위해 미니가 채택한 "미니 어쿠스틱" 기술에 의한 소리다. 달릴 때 웅장한 배기음은 흥분을 자극하는 필수 요소가 아닐 수 없다.

 이어지는 제 1코너는 속도를 줄이지 않으면 위험하다. 때문에 코너가 시작되기 직전 풀 브레이킹으로 최대한 줄여야 한다. 브레이크를 밟자마자 순간 속도가 줄어들었다. 불안한 생각을 느낄 여력도 없이 코너를 돌아나가 안전한 속도로 떨어진다.  


 자동차 업계에 오래된 묵언 중 하나는 "좋은 차는 잘 달리고, 잘 돌고, 잘 선다"는 말이다. 어떤 첨단 기술, 어떤 편의 장치가 장착됐다 하더라도 결국 자동차의 본질은 세 가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물론 세 가지 조건을 만족시키는 차는 수도 없이 많다. 그러나 미니 JCW가 조금 더 특별한 이유는 "톡톡 튀는 재미"가 분명하기 때문이다. 외모도 그렇고 실제 주행 능력도 "나는 유쾌한 차"라는 감각을 잃지 않는다. 다시 한 번 서킷에 오르고 싶은 욕구를 불러 일으키는 차다. JCW 해치백은 4,500만원, 쿠페는 4,710만원이다.

인제(강원)=박진우 기자 kuhir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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