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아우디가 선보인 새로운 가치, A3 세단

입력 2013년07월02일 00시00분
트위터로 보내기카카오톡 네이버 밴드 공유

 장기적이고 불확실한 경기 불황은 자동차업계의 전략 변화를 가져왔다. 특히 부가가치가 높은 중형차 이상의 세그먼트에 집중해 오던 프리미엄 브랜드는 새로운 생존전략과 시장확대를 위해 소형차에 주목했다. 


 세계 최대 시장이자 잠재력도 무궁무진한 중국의 젊은 소비자 등장도 전략의 한 축을 이루고 있다. 이른바 "빠링허우"라고 불리는 젊은 소비자는 중국의 신흥 경제권력으로, 15~20년 뒤 이익창출의 근간인 C-D세그먼트의 주요 소비자로 올라설 핵심 연령층이다. 즉, 이들을 확보해야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뤄낼 수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아우디 역시 대세를 거스를 수 없었다. 따라서 해치백만 있던 A3에 세단을 발빠르게 추가했다. 세단 추가는 중국 소비자가 가장 좋아하는 자동차 형태라는 점에서 설득력이 있다. 그래서 A3 세단을 가장 먼저 소개한 나라도 중국이다. 지난 4월 상하이모터쇼에 이 차와 함께 고성능 버전인 S3 세단을 내놓은 것. 그리고 7월, 아우디는 A3 세단의 글로벌 시승행사를 생산공장이 위치한 헝가리에서 개최했다. 이 자리에 오토타임즈가 참가했다. 

  
 ▲스타일
 세련되고 진취적인 아우디의 디자인 기조는 그대로 유지했다. 상위 차급이 다소 공격적으로 비치는 것처럼 가장 작은 세단인 A3 역시 그대로다. 작지만 쉽게(?) 보이지 않는 이유다. 

  
 폭스바겐그룹의 신규 가로배치엔진플랫폼 MQB를 적용, 무게는 구형과 비교해 많이 가벼워졌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는 만만치 않다. LED 주간주행등을 포함한 제논 플러스 헤드 램프 덕분이다. 사이드미러 너머로 보이는 A3 세단의 전면부는 어느 차급이라도 경쟁시장에서 가장 존재감이 높다는 아우디 디자인을 그대로 표현한다.
  

 측면으로 돌아가면 세단 특유의 안정감있는 비율이 돋보인다. 특히 헤드 램프 말단에서 리어 램프로 이뤄지는 강인한 캐릭터 라인으로 균형미를 강조했다. 여기에 곡선의 지붕선이 유려함을 드러낸다. 후면은 LED로 꾸민 리어 램프가 좌우로 길게 들어섰다. 시각적으로 넓어 보이는 효과를 낸다. 트윈 머플러로 고성능 이미지를 부각시킨 점도 특징이다. 
  

 인테리어는 아우디의 강점 중 하나다. 실제 독일에서 자국 프리미엄 3사의 인테리어 만족도를 조사한 일이 있었는데, 아우디가 가장 높은 점수를 얻었다. 그 만큼 인테리어에 대한 아우디의 고집은 남다르다. 이는 A3 세단이라고 다르지 않다. 엔트리 세단의 경우 원가절감을 이유로 가치를 무시하는 일이 종종 있지만 아우디는 이를 용납하지 않는다. 
  

 물론 상위 차급의 실내와는 약간 차이가 있다. 우선 대시보드 느낌이 달라졌다. 젊은 감각을 살린 것. 보통 센터페시아 상단에 두는 멀티미디어 모니터는 팝업형으로 바꿨다. 버튼 조작으로 모니터를 넣고 꺼내는 일이 가능하다. 센터페시아 중앙에 들어간 통풍구 역시 차별되는 점이다. 동일 형태의 통풍구는 대시보드 좌우 끝에도 하나씩 있다. 통풍구 아래로는 드라이브 셀렉트, 아이들링 스톱&고, 비상등, 주차보조 시스템 등의 기능이 조그 키 형태로 부착했고, 바로 아래 풀 오토 에어컨디셔너 시스템을 장착했다. 
  

 기어 노브도 젊은 감각이다. 당구공 형태로 만들었다. 보이는 즐거움과 만지는 즐거움을 동시에 충족시킨다. 기어 노브에는 아우디 듀얼 클러치인 S트로닉의 로고를 박았다. 그 좌우로는 엔진 스타트 버튼과 볼륨 조절 로터리 스위치가 있고, 아래로는 아우디 멀티미디어 시스템인 MMI 조작부를 뒀다. MMI 조작부도 형태를 변경했는데, 기능 선택 버튼이 기존의 누름식에서 조그 방식으로 달라졌다. 중앙의 로터리 형식 조작 버튼은 크기를 키웠다. 
 

 스티어링 휠과 계기판은 변화가 없다. 익숙한 형태여서 조작에 큰 어려움이 없다.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 기능 적용으로 조작레버를 스티어링 휠 왼쪽 아래에 설치했다. 시트 전반에는 촉감이 좋은 가죽을 씌워 엉덩이를 감싸는 느낌이 매우 부드럽다. 그러나 독일차 특유의 단단함은 살아 있다.
 
 ▲성능
 A3 세단은 가솔린 1.4ℓ TFSI와 1.8ℓ TFSI, 디젤 2.0ℓ TDI를 탑재했다. 이 중 국내에 소개할 제품은 1.8ℓ TFSI와 2.0ℓ TDI다. 작은 엔진 배기량을 기피하는 국내 소비자 성향을 고려할 때 적절한 제품 구성으로 보인다. 모두 7단 듀얼 클러치인 S트로닉을 조합했으며, 앞바퀴굴림이 기본이지만 4륜구동 시스템인 콰트로를 선택할 수도 있다. 
  

 겉으로 풍기는 동력계는 특별함이 없다. 폭스바겐이나 아우디의 기존 차종과 큰 차이를 발견하기 어려워서다. 그러나 새로운 플랫폼으로 넘어오면서 엔진에 변화가 있었다. 경량화를 위해 알루미늄 적용을 확대한 것. 1.8ℓ TFSI는 크랭크케이스에서 2.4㎏의 무게를 덜어냈고, 2.0ℓ TDI는 엔진 마운트와 오일 팬 등에서 3㎏을 뺐다. 배기 시스템에서도 2㎏을 감량했다. 게다가 7단 S트로닉 등에서 무게를 줄였다. 덕분에 역동적인 달리기 성능을 극대화했다는 게 아우디의 설명이다.
 
 우선 2.0ℓ TDI에 올랐다. 최고 150마력, 최대 32.6㎏・m의 성능이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 가속시간은 8.7초, 최고속도는 시속 220㎞다. 
  

 시동 버튼을 눌러 엔진을 움직였다. 디젤엔진 특유의 진동과 소음이 느껴진다. 물론 대중 브랜드에 비해 매우 억제한 건 사실이지만 프리미엄 브랜드인 까닭에 상대적으로 크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엔트리 세단이라는 점을 감안해야 할 것 같다. 비용문제로 상위 차급과 맞먹도록 흡차음재를 넣을 수 없었으리라.  
  

 디젤엔진의 높은 토크 덕분에 치고 나가는 맛이 뛰어나다. 초반 가속이 특히 인상적이다. 조금 과장한다면 밟는 대로 튀어나간다. 마치 맹수와 같다.  
  

 엔진의 힘을 유지하는 능력도 나쁘지 않다. 작은 차여서 2.0ℓ 디젤엔진이 다소 과분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아우디가 역동에 초점을 맞춘 브랜드라는 점을 떠올린다면 쉽게 납득이 가는 대목이다.  

  
 직진안정성은 물론 곡선주로에서도 정확한 코너링을 선보인다. 전륜구동이지만 안정적인 하체가 바탕이 돼 달리기 완성도는 높은 편이다. 단단한 가운데 부드러움이 느껴진다. 도로 굴곡의 충격이 엉덩이로 전달되지 않는다. 

  
 아쉬운 점은 풍절음이 좀 크다는 점이다. 일단 시속 100㎞를 넘기면 앞좌석 창문에서 바람소리가 스며든다. 하부에서도 약간 들어온다. 운전자가 평소 음악을 크게 틀어 놓는 습관이 있다면 괜찮겠지만 개인적으로 약간 거슬렸다. 


 1.8ℓ TFSI는 최고 180마력, 최대 25.5㎏・m의 성능을 낸다. 역시 7단 S트로닉을 조합했다. 시범적이지만 장착을 확정한 콰트로를 미리 체험할 수 있었다.
 
 가솔린엔진은 디젤엔진에 비해 진동과 소음이 확연히 적다. 1.8ℓ TFSI도 그런 부분에서 디젤엔진인 2.0ℓ TDI를 앞선다. 효율은 디젤엔진이 유리할 지 모르나 주행감성에 있어서는 가솔린엔진을 아직 따라올 수 없다. 
  

 180마력이라는 높은 힘을 바탕으로 속도를 올리는 데에는 스트레스가 없다. 직진에서 뻗어나가는 느낌이 특히 좋다. 발에 힘을 줄수록 맹수 본성이 살아난다. 헝가리 시외 고속도로에서 시속 220㎞까지 가속했지만 큰 무리가 없다. 높은 주행성능이 인상적이다.
 
 아우디의 "명불허전" 콰트로는 적극적으로 주행에 개입한다. 직선은 물론각도가 큰 곡선주로에서도 운전자에게 여유를 안겨준다. 급격한 차선변경에서도 흔들림을 막는다.  
  

 A3 세단은 드라이브 셀렉트 모드를 적용했다. 엔진 배기량과 종류에 상관없이 모든 트림에 기본으로 장착한다. 지원주행 모드는 "오토", "다이내믹", "컴포트", "에코", "개인맞춤(인디비주얼)" 등이다. 오토는 도로나 주행상황에 따라 자동으로 서스펜션 장력이나 스티어링 반응, 가속 등을 조절한다. 다이내믹은 좀더 역동적인 움직임을 위한 주행모드다. 컴포트로 모드를 변경하면 부드러워진 A3를 만날 수 있다. 에코는 출력 조절로 효율 높은 주행을 선사한다. 그래도 만족스럽지 않다면 "개인맞춤" 모드에서 가장 적합한 주행모드를 설정할 수 있다. 
  

 A3에 장착한 첨단 기능으로 아우디 커넥트가 있다. 인터넷, 교통 인프라, 다른 차와의 커넥티비티(연결성)를 도와준다. 롱텀에볼루션(LTE) 통신규격에 맞춰 개발했다. 인터넷 핫스팟 기능과 함께 구글 내비게이션 시스템, 뮤직 스트리밍 기능, 뉴스 서비스, 서비스 교육 등이 이뤄진다. 미리 주행방향을 예측해 헤드 램프 움직임을 조절할 수도 있다. 차가 하나의 통신단말기 역할을 하는 셈이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국내 판매용은 관련 법규 미비로 볼 수 없다. 
  

 새 차는 엔트리 세단으로는 흔치 않은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도 갖췄다. 설정에 따라 최고 시속 200㎞ 내에서 앞차와의 간격을 자동 조절한다. 시속 30㎞ 이하에서 추돌을 감지하면 스스로 멈추기도 한다. 옆차가 급히 끼어든다 해도 문제없다. 진보한 레이더 센서 시스템이 한 발 앞서 자동으로 반응한다. 사이드 미러 안쪽에 사각지대 경고장치도 있다.  
  
  ▲총평
 중국시장을 염두에 둔 차종이지만 한국에서도 나름 기대를 하고 있다. 경쟁시장 내 유일한 세단이기 때문이다. 폭스바겐이 골프를 앞세워 해치백의 인기를 높였다면 A3는 프리미엄 소형 세단 입지를 굳힐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해치백은 여전히 판매가 제한적이라는 점이 A3 세단의 전망을 낙관하게 만드는 배경이다. 
  

 아우디도 누구보다 이런 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이미 구형 A3로 쓴 맛을 봤던 아픔도 있다. 따라서 지난 3월 아우디가 제네바모터쇼에 신형 A3 스포츠백을 세계 최초 공개했지만 아우디 코리아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아시아시장에선 제아무리 스포츠백이라도 해치백은 어렵다는 걸 알고 있어서다. 

 그래서 아우디코리아는 A3 세단이 예정된 상하이모터쇼를 기다렸고, 국내 도입을 위해 준비중이다. 9월 이후 구체적인 국내 도입시기를 확정할 예정이다. 시기상으로는 내년 상반기가 유력하다. A3 세단, 상품성은 충분한 것 같다.  
  

 우려스러운 점은 A4와의 판매간섭이다. 아우디측도 부인하지 않는다. 파워트레인이 겹쳐서다. 그럼에도 아우디는 A3 세단이 브랜드 확장을 견인할 차종임을 믿고 있다. A4와 분명 다른 가치를 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부다페스트(헝가리)=박진우 기자 kuhiro@autotimes.co.kr
무통장입금 정보입력
입금할 금액은 입니다. (입금하실 입금자명 + 입금예정일자를 입력하세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