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형 쏘나타는 YF의 마지막 제품일 가능성이 크다. 내년 신형의 출시가 점쳐지고 있어서다. 일반적으로 완전변경을 앞두면 연식변경을 잘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번 사례는 특이하다. 하지만 최근 상품성을 강화한 경쟁 상대의 등장은 현대로서도 긴장되지 않을 수 없다.
2014년형 쏘나타가 강조한 것은 "감성품질"이다. 썬루프에 부딪히는 빗방울 소리, 창문으로 스미는 새벽 공기를 적극 내세운다. "원래 이렇게 타는 겁니다"라는 광고 문구는 실용성과 경제성보다 소비자 감성을 자극한다. 논리적 접근만으로는 소비자 눈높이를 만족시키기 어렵다는 판단이었을까. 2014년형 쏘나타 더 브릴리언트를 시승했다.
▲상품성 외견상 큰 변화는 없지만 세심한 부분에서 변화가 눈에 띈다. 라디에이터와 휠 디자인, LED 리어램프 등을 세밀하게 다듬었고, 신규 18인치 알로이 휠은 중간 트림인 어트랙션에서 선택품목으로, 모던과 프리미엄은 기본 적용됐다. LED 주간주행등은 최하위 트림인 스마트를 제외한 모든 트림에 장착됐다. 개인적으로 라디에이터 그릴 디자인은 아쉬운 편이다. 투톤 컬러로 변화를 주긴 했지만 전체적인 형태의 변화가 없어서다.
쏘나타는 현대차 디자인 철학 "플루이딕 스컬프처"가 가장 극명하게 드러나는 차다. 때문에 첫 출시 당시 소비자 선호도가 크게 갈리기도 했다. 몇 번의 연식변경을 거친 후에야 제법 완성도 있는 디자인에 다다랐다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다.
감성 품질은 대개 실내 디자인에서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운전자가 대부분의 시간을 실내에서 보내기 때문이다. 시각과 촉각, 후각, 청각 등으로 자동차를 느끼는 까닭에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가죽 스티어링 휠은 흡사 고급차를 연상케 한다. 실내 곳곳과 시트에 마감 처리된 가죽 재질 역시 촉감이 우수하다. 실내등은 은은해 눈을 자극하지 않는다. 선택품목으로 넣은 JBL 사운드 시스템은 소리에 민감한 소비자를 만족시킬 것 같다. 스티어링 휠과 멀티미디어 기기의 버튼 배열은 기존에 비해 많이 정돈됐다.
썬루프는 가장 중요한 선택품목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았다. 작동 빈도는 낮지만 개방감을 준다는 점에서 선호하는 소비자가 많은 것. 쏘나타의 경우 썬루프 주제 광고 이후에 장착 비율이 두 배 이상 늘었다. 기능에 감성을 더해 효과를 본 대표적인 케이스라고 할 수 있다.
▲성능
엔진은 2.0ℓ 누우 CVVL이 장착됐다. CVVL은 연속 가변 밸브 리프트라는 의미로, 엔진 회전속도에 따라 흡기밸브가 열리는 정도를 조절해 유입공기량을 최적화한다. 이를 통해 출력과 연료효율의 개선이 가능하다. 엔진 성능은 최고 172마력, 최대 20.5㎏·m이며, 효율은 복합기준 ℓ당 11.9㎞(도심 10.2㎞/ℓ, 고속도로 15.1㎞/ℓ)다.
플렉스 스티어와 통합 주행모드 시스템이 장착됐다. 플렉스 스티어는 스포츠, 노멀, 컴포트 등 세 가지에 따라 스티어링 휠 무게감이 달라지는 장치다. 스포츠 모드를 선택하면 묵직해지고, 미세한 핸들링이 필요하면 컴포트 모드를 이용하면 된다. 통합 주행모드로 에코, 노멀, 스포츠 모드를 지원, 상황에 따라 주행 감각을 바꿀 수 있다.
스포츠 모드는 풍부한 가속감이 일품이다. 가속 페달을 눌러 밟으면 엔진이 6,000rpm 이상까지 오르며, 제법 카랑카랑한 소리를 낸다. 고속에서 몸놀림은 안정적이다. 플렉스 스티어가 조합되니 소위 "타는 맛"이 살아난다. 그러나 브레이크는 답력이 약한 편이어서 개선 요구가 있을 듯하다.
트립컴퓨터 창에 나타나는 효율은 변동 폭이 크다. 스포츠 모드로 주행하면 어느새 4㎞/ℓ 밑으로 떨어지고, 정속 주행하면 표시 연비수준에 쉽게 도달한다. 에코 모드는 강제적으로 엔진 회전과 반응을 줄여 효율이 극대화된 주행을 한다.
쏘나타는 가장 평범한 중형 세단의 성능을 갖춘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적절한 성능은 일상의 만족도를 크게 높였다. 정숙성과 승차감도 나쁘지 않다. 이런 점들이 중형 세단의 덕목이라면 쏘나타는 덕목을 가장 잘 지킨 제품 가운데 하나다.
▲총평
최근 현대차가 내세우는 슬로건 "브릴리언트"는 "운전자를 빛나게 만든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운전자 생활방식에 가장 최적화 됐다는 뜻이다. 실제로 시승 기간 내내 높은 완성도와 운전자에 대한 세심한 배려 등을 느낄 수 있었다. 큰 변화보다 기존 차에 생명력을 덧입히고, 신형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성격이 강하지만 오랫동안 국산 대표 중형 세단 지위를 확고히 지켜온 데는 이유가 있다. 가격은 2.0ℓ 가솔린(자동변속기) 2,040~2,790만원이다.
안효문 기자
yomun@autotimes.co.kr ▶ 공정위, 현대차·수입 상용차 가격담합 "확인"▶ 폭스바겐코리아, "골프의 역사와 기술을 한 눈에!"▶ 중부고속도로 음성IC, 대소IC로 명칭 변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