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즐겁다, 맛있다, 느낌있다

입력 2013년07월26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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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주문진항


 지루한 장마가 끝나고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피서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영동고속도로를 가득 메웠던 차들이 강릉에 다다르면 대개 세 방향으로 흩어진다. 경포해수욕장과 강릉시내로 들어가는 행렬이 있고, 강릉에서 좀 더 북쪽으로 올라간 주문진과 소금강 권역을 목표로 하는 이들도 있다. 또 다른 한 무리는 강릉에서 남쪽으로 방향을 잡아 옥계·정동진 권을 찾는다. 이들 중 주문진으로 방향을 잡는 이들은 실속파들이다. 해수욕장에서 시원한 피서도 즐기고, 주문진항과 어시장에서 경험할 수 있는 색다른 즐거움을 알기 때문이다. 


 긴 방파제가 있는 주문진항은 500여 척의 어선이 정박할 수 있는 연안항으로, 오징어와 양미리, 명태 등을 잡는 배들이 모이는데, 특히 오징어는 주문진을 대표하는 어종이다. 어시장 앞에 세워진 주문진항의 조형물만 보더라도 거대한 오징어가 긴 다리를 번쩍 들어올린 모습이 제일 먼저 눈길을 잡는다.  



 꽁치는 3~6월, 오징어는 4~12월, 명태는 10월에서 다음 해 3월 사이에 주로 잡히는데, 피서철인 7~8월에는 오징어가 가장 많이 잡히는 때라 오징어잡이배의 불빛이 주문진 앞바다를 밤새도록 휘황찬란하게 밝힌다. 이 맘 때를 노려 주문진항을 찾는 관광객들은 싱싱한 산오징어를 아주 싸게 구입할 수 있다. 2만 원어치만 사도 20마리가 넘는다. 그래서 다들 스티로폼 상자에 얼음을 채워 싱싱한 오징어를 잔뜩 구입해 가기도 한다. 꽁치가 많이 잡히는 봄에는 1만 원이면 들고 가지 못할 정도로 많은 양의 꽁치를 살 수 있다고 한다. 


 이 밖에도 주문진어시장을 찾으면 싱싱하고 다양한 해산물을 맛볼 수 있다. 주문진어촌계 해녀들이 채취하는 해삼, 성게, 홍합, 문어, 미역이며 가자미식혜, 명란, 창란, 멸치 등의 맛깔스런 젓갈과 오징어, 황태, 건태 등 건어물들이 지천이다. 그래서 더러는 피서는 뒷전으로 미루고 짭짤하고 실속있는 쇼핑을 위해 주문진항을 찾는다. 


 또 항구를 중심으로 대규모 회센터(주문진회센터, 북방파제회센터, 주문진생선회센터, 수협종합판매장회센터)가 자리하고 있어 관광객들은 어느 맛집을 찾아가야 할 지 즐거운 고민에 빠지게 된다. 어디서나 싱싱한 생선회가 발길을 잡지만 주문진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별미는 물회다. 오징어와 잡어, 날치알에 매운 고추, 양파, 오이, 배, 등 여러 야채를 더해 비벼낸 물회는 시원하고 새콤매콤한 육수맛이 그만이다. 포장도 가능하다. 


 주문진해변으로 나가면 넓은 백사장과 그늘 좋은 해송이 에워싼 해수욕장이 기다린다. 주문진읍 향호리에 자리한 주문진해수욕장은 오토캠프장과 어린이 놀이시설이 있어 가족 피서지로 좋다. 또 우거진 해송 숲에는 텐트를 설치할 수 있는 야영장도 있다. 

 근처 볼만한 구경거리는 주문진등대다. 높이 10m의 벽돌식 구조로 된 흰색 등대는 1918년 강원도에서 첫 번째로 세워졌다. 우리나라 등대건축의 초기에 해당하는 것으로, 건축적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지금의 등대는 한국전쟁 때 파손됐다가 1951년 복구된 것이다.
 

 소돌아들바위는 쥐라기시대에 지각변동으로 인해 솟은 바위로, 옛날 이곳에서 노부부가 100일 기도 후 아들을 얻게 되자 이후 자식없는 부부들이 기도를 하면 소원을 이룬다는 전설이 있는 바위다.


 시원한 드라이브를 즐기고 싶다면 강원도가 추진하는 ‘낭만가도’를 달리는 것도 좋다. 강원도 최북단 고성에서 속초~양양~강릉~동해~삼척을 잇는 동해안의 빼어난 해안절경을 이어주는 길을 한국의 "낭만가도"로 정했다. 동해를 따라 달리는 해안도로의 최고봉으로 꼽히는 구역이 남쪽 옥계해수욕장에서 북쪽으로 금진항과 심곡항, 정동진, 등명해안을 지나 등명락가사까지 약 13km 길이 구간이다. 차창을 열고 바다의 내음과 낭만을 한가득 싣고 달려 보자. 

이준애(여행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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