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이 2014년형 올란도 디젤을 출시했다. 다목적·레저용 ALV(Active Life Vehicle) 컨셉트에 맞춰 가족 단위 이동이 많은 여름 휴가철을 공략한 것. 사각지대 경고 시스템과 전방 주차 보조 시스템 등 가족을 위한 다양한 안전 품목도 추가했다. 올 여름 함께 여행을 떠나고픈 차, 올란도 디젤 LTZ를 시승했다.
▲스타일 길이 4,665㎜, 너비 1,835㎜, 높이 1,635㎜로 크기는 중형차 급이다. 하지만 각진 박스카 형태로 실제에 비해 커보인다. 곡선이 이루는 역동적인 느낌은 없지만 다부지고 중후한 외형을 갖췄다. 지상고도 일반 SUV보다 낮아 날렵함보다 안정감을 추구했다. 이는 승차감에서도 차이를 낸다.
전면은 큼직한 라디에이터 그릴과 헤드램프가 위치한다. 아래쪽은 원형 안개등이 자리한다. 별다른 꾸밈이 없어 전반적으로 깔끔하고 시원한 이미지다. 측면 역시 정직하다. 루프라인은 곧게 유지되다 D필러에서 급히 하락한다. 박스카 형태를 유지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뒤로 갈수록 올라가는 사선형의 유리창, 볼록 튀어나온 휠 하우스 등이 단조로움 속에서 재미를 준다. 이 차의 특징인 거대한 사이드미러에는 LED 방향 지시등이 포함됐다. 또 18인치 블랙 포인트 알로이 휠도 추가됐다.
그러나 투박한 뒷모습은 지루하다 싶을 정도로 변함이 없다. 커다란 리어 램프와 달리 작은 뒷 유리창이 여전히 답답해 보인다. 곳곳의 디자인 요소가 모두 직선으로 이뤄져 통일감과 안정감을 준다는 의견도 있는 만큼 우직하고 남성적인 느낌이다. 디젤 차종에는 마스 스톤 블루 외장색이 더해졌다.
다목적 차인 만큼 실내는 넓다. 운전석과 조수석, 2열까지 넉넉한 반면 3열은 무릎이 닿는다. 2열까지는 히팅 시트가 적용됐지만 3열은 보조 좌석의 개념으로 사용하는 것이어서 별 다른 기능이 없다. 2열과 3열을 접으면 상당한 크기의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때문에 좌석 주위에 조잡한 수납공간을 두는 대신 필요한 정도만 갖췄다. 차 내 공간이 충분히 커서 수납하는 데 어려움도 없다. 그래도 자신만의 수납 공간을 필요로 하는 소비자를 위해 센터페시아 오디오 패널 뒤에 숨은 장소를 만들었다. 쉐보레는 이 곳을 "히든 스토리지"라고 부른다. 이 안에 AUX, USB 단자 등이 마련됐다.
▲성능
쉐보레가 국내 소비자를 위해 특히 신경쓰는 부분 중 하나인 정숙성에 초점을 맞춰봤다. 우선 디젤차임에도 엔진 소음은 비교적 억제됐다. 오히려 통풍구에서 나오는 에어컨 소리가 신경 쓰인다. 속력이 올라가면 거세지기 마련인 풍절음도 시속 100㎞가 넘어도 크게 와닿지 않는다. 다만 노면에서 올라오는 소음은 조금 더 신경써야 할 것 같다.
신형은 2.0ℓ VCDi 엔진에 차세대 GEN2 변속기를 조합해 최고 163마력, 최대 36.7㎏·m의 토크를 낸다. 투박한 외형과 달리 치고 나가는 첫 걸음은 예상외로 빠르다. 최대 토크의 발휘 영역이 1,750~2,750rpm까지 실용적인 구간에 고루 분포돼 있어 실용 영역대에서 힘이 부족하지 않다. 시속 100㎞까지 가속도 순조롭다. 안전 최고 속도에 다다라서야 약간 주춤한다.
차세대 6단 변속기는 변속 시 충격을 줄이고 반응 속도를 개선했다. 하지만 급가속 시 반 박자 정도 멈칫한다. ℓ당 효율은 조금 올랐다. 도심 효율은 10.8㎞/ℓ로 1.9% 향상됐고, 복합 효율도 12.2㎞/ℓ로 1.7% 개선됐다, 고속도로 효율은 14.6㎞/ℓ로 2.8% 올랐다.
승차감은 단단하면서도 세단 승용차에 가깝다. 전고가 낮아 무게중심이 아래쪽에 자리한 까닭이기도 하다. 때문에 코너링에서도 쏠림 현상이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하체가 단단해 울렁임이 적고 안정감이 있다. 스티어링 휠은 기본적으로 약간 무겁다. 전 차종에 전자식 파워 스티어링 시스템을 장착, 속도가 올라갈수록 스티어링 휠에 무게감이 실린다. 스티어링 휠 왼편엔 크루즈컨트롤 기능이, 오른편엔 오디오 시스템 조절 버튼이 장착됐다. 브레이크는 부드럽다. 성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방식이다.
주차도 수월해졌다. 후방뿐 아니라 전방에도 주차 보조 시스템이 탑재된 것. 다른 차와의 거리를 8단계로 세분화해 보다 정확한 정보를 제공한다.
새로워진 마이링크도 탑재됐다. 기존과 달리 음성 인식과 문자 수신 및 발신 기능이 추가됐다. 휴대폰 기종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문자는 목소리만으로 수신과 발신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전에 제공했던 브링고 내비게이션과 튠인 스마트폰 어플은 제외됐다. 7인치 내비게이션은 127만원에 선택 가능하다.
▲총평 올란도는 성격이 확실한 차다. 7인승 다목적차라는 컨셉트를 두고 봤을 때 특별히 모자라는 부분이 없다. 넓은 실내 공간은 최근 짐이 많은 캠핑 열풍 속에서 강점으로 작용한다. 또 대부분 소비자가 가족과 함께 레저를 즐기는 30~40대라는 점에서 각종 안전·편의 품목도 매력적이다. 여행을 즐기는 운전자라면 관심을 가질만 하다. 판매 가격은 LS디럭스 2,267만원, LT고급형 2,502만원, LT세이프티팩 2,687만원, LTZ고급형 2,761만원이다.
오아름 기자 or@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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