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14~16일 군산 새만금자동차경주장에서 제 7회 대학생 자작자동차대회가 열렸다. 행사 현장에는 140여개 팀, 약 1,500여 명의 관계자들이 참가했다. 이 날 군산의 체감 기온은 37도를 웃돌았다. 하지만 내리쬐는 땡볕을 피할 데라곤 천막뿐. 에어컨은 고사하고 선풍기 하나 돌리기 힘든 공간에서 참가자들은 구슬땀을 쏟아내고 있었다.
학생들은 자작차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짧게는 2달에서 길게는 1년의 준비 기간을 거친다. 팀은 10명 내외로 구성되며 자동차 관련 전공자가 아닌 학생들도 포함한다. 대부분 학교의 지원을 받아 제작하지만 기업 차원의 후원을 받거나 팀원들의 사비로 충당하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140여 개의 자동차에서는 각 팀의 희로애락이 진하게 묻어난다.
대회를 준비하는 학생들 대부분은 차에 "미쳐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게 이들을 한 자리에 모아놓은 이유이기도 하다. 신성대 수작(SUSAC)팀의 김용형 팀장은 "올해 26살이다. 자동차공학과에 들어오기 위해 다니던 직장을 그만뒀다. 지금 이 자리에서 자동차를 만들 수 있다는 게 뿌듯하다. 직접 제작해보니 머릿속에 나돌던 원리가 정리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자작차 대회를 통해 주목받게 된 국민대학교 코라(KORA)팀은 3개 조가 출전했다. 그 중 포뮬러를 이끄는 유한상 팀장은 휴학 후 자동차 제작에만 매달리기도 했단다. "각 학교의 팀장급은 휴학을 하고 제작에만 몰두하는 경우가 많다. 팀원들과 함께는 거의 1년을 준비했다. 대회를 준비하는 막바지에는 두 달 가량 합숙을 하기도 한다. 모두 자동차 제작에만 매진하기 위해서다"라고 설명했다.
회를 거듭하면서 참가자들의 열정은 더해가고 수상에 대한 욕심도 커지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대회를 즐기는 학생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자동차를 만들어가는 과정"임이 분명하다. 자동차공학과 박영철 지도교수는 "자작차 대회에 출전하는 학생들은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실수를 하기 마련이다. 그 과정에서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고 발전해나감으로써 차를 완성하는 것이 이 대회의 취지다. 원인을 분석하고, 조치를 취하는 과정은 살아 있는 현장에서만 배울 수 있다. 학생들이 결과보다는 과정에 의의를 두기 바란다"고 전했다.
대회가 진행되는 2박3일 동안 경기장의 불빛은 밤늦게까지 꺼지지 않았다. 경기 중에 이상이 있던 부분을 점검하고 해체하고 다시 조립하는 과정이 계속됐다. 새벽 2시가 지나서야 지도교수들의 지시에 따라 각 팀이 숙소로 돌아갔다. 그리고 새벽 5시, 다시 아침 작업을 시작했다. 자동차에 대한 그들의 열정과 호기심이 있기에 국내 자동차 산업의 미래가 기대된다.
오아름 기자 or@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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