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부천 만화페스티벌 입추와 말복이 지났지만 여전히 찜통 같은 더위가 계속되고 있다. 더위를 피하기 위한 별별 피서법이 속출하고 있지만 한증막 같은 무더위는 피할 수도, 좀체 사그라질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 피할 길 없는 더위라면 아예 잊어버리는 것은 어떨까. 이곳에 가면 무더위도 잊게 하는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기다린다. 흥행 질주 중인 영화 "설국열차"의 프랑스 원작 만화가의 모습도 보인다. 그들이 풀어놓는 이야기의 비밀 속으로 풍덩 빠지면 더위도 어느새 저만큼 물러나 앉는다. 부천국제만화축제가 열리는 현장이다.
서부 수도권의 중추도시인 부천은 문화특별시로 불릴 만큼 연중 내내 다양한 문화행사가 끊이지 않는다.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를 비롯해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 복사골예술제 등등의 다양한 행사는 물론이고, 세계적 수준의 부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문화특별시 부천의 명성을 탄탄하게 뒷받침해준다.
올해로 16회를 맞은 부천국제만화축제는 국내 유일이자 최대의 출판만화축제로, 매년 만화가 가지고 있는 오락성과 상상력을 바탕으로 관람객들에게 만화, 영상, 캐릭터의 매력을 만끽할 수 있는 다양한 행사를 제공한다. 부천시 원미구 길주로에 자리한 한국만화박물관에서 지난 14일 막이 오른 이번 축제의 주제는 "이야기의 비밀(만화 제작 과정의 뒷이야기를 소개한다는 의미)"로 오는 18일까지 세계어린이만화가대회, 전시, 페어, 학술행사, 시민참여행사 등 다채롭게 펼쳐진다. "캐릭터 퍼레이드", "판타스틱! 최강 딱지왕", "코스프레 최강자대회", "인기 만화작가 사인회", "만화 OST 콘서트" 등 만화를 보는 것에서 벗어나 직접 체험하고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 가득하다. 특히 상반기 최고의 화제작 "미생", "은밀하게 위대하게"와 하반기 최고의 기대작인 "제7구단", "설국열차" 등의 만화가 영화로 탄생되는 과정을 담은 주제전이 열린다.
축제가 열리는 한국만화박물관 견학도 빼놓을 수 없다. 한국만화 100년의 추억을 환상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인 만화박물관은 한국 만화의 역사와 현주소를 살펴볼 수 있는 작품 및 작가소개와 체험전시, 디지털 극장(4D/3D), 만화열람실 등으로 구성되어있다.
3층 상설전시관에는 한국만화 100년사를 대표하는 작품들이 전시되었다. 어두운 동굴 형상을 한 양쪽 벽면에는 한국을 대표하는 만화작품들의 명장면들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전시장 안으로 들어가면 한국만화의 국보라 일컫는 고(故)고우영 작가의 1970~80년대 육필원고를 바탕으로 작가의 삶과 시대상을 집중적으로 조망하고 있다. 또한 작가 생전에 직접 사용했던 각종 화구들(붓, 펜, 물감, 연필)과 자필 원고, 12년간 한쪽 눈이 거의 실명된 상태 당시 사용하던 안경을 비롯하여 해외현장답사에서의 취재 수첩 등을 통해 작가의 창작활동의 열정과 세심함도 느낄 수 있다.
4층에 위치한 체험존은 ‘만화’를 매개로 관람객들이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게 꾸며져 있는 공간이다. 나만의 캐릭터 코너는 관람객이 직접 디지털 패널을 통해 머리, 표정, 의상 등 캐릭터의 다양한 모습을 그려볼 수 있다. 다양한 크기의 볼록 거울과 요술거울을 비롯하여 만화가의 24시간을 엿볼 수 있는 ‘만화가의 시계’, 엉뚱한 상상력으로 그려진 벽화길 그리고 거꾸로 뒤집힌 만화가의 작업실로 구성된 ‘만화가의 머릿속’코너는 원고 마감에 쫓기는 만화가의 일상, 만화가의 즐거운 상상, 만화가의 스트레스 등을 재치 있게 풀어내고 있다.
크로마키 체험코너도 마련되었는데, 크로마키란 텔레비전의 화상합성(畵像合成)을 위한 특수기술을 말한다. 체험코너에는 이를 이용하여 만화속 명장면과 관람객이 합성하여 사진 촬영을 할 수 있는 코너를 운영하고 있다. 마치 만화 속 캐릭터들과 함께 사진을 찍거나, 캐릭터들의 의상을 착용하여 찍은 사진들은 관람객들에게 좋은 추억이 되다.
이밖에도 4D 입체만화 상영관이 있어 알찬 견학코스가 된다.
*찾아가는 요령
서울외곽순환도로(일산방면) - 중동I.C - 사거리 우회전 - 사거리 우회전 - 40~50M직진 - 한국만화영상진흥원 한국만화박물관에 이른다.
경인고속도로를 이용할 경우 서운 J.C - 서울외곽순환도로(판교방향) - 사거리 유턴 - 서울외곽순환도로(일산방면) - 중동I.C - 사거리 우회전 -사거리 우회전 - 40~50M직진 - 한국만화영상진흥원 한국만화박물관에 도착.
신월 IC -인천, 시흥 IC -경인고속도로 - 서운 J.C - 서울외곽순환도로(판교방향) - 사거리 유턴 - 서울외곽순환도로(일산방면) -중동I.C - 사거리 우회전 - 사거리 우회전 - 40~50M직진 - 한국만화영상진흥원 한국만화박물관이다.
지하철을 이용할 경우 1호선 송내역에서 하차한 후 송내 북부역 광장에서 버스 이용하거나 7호선 삼산체육관역에서 하차 후 5번 출구로 나온다.
이준애(여행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