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터쇼] ℓ당 50㎞ 시대, 눈 앞에 오다

입력 2013년09월10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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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효율. 이번 제65회 프랑크푸르트모터쇼에 나타난 경향을 한 마디로 압축한 말이다. 고효율을 위한 가솔린 하이브리드와 디젤의 양립, 그리고 디젤 하이브리드가 거뜬하게 달성한 ℓ당 50㎞ 시대가 눈앞에 펼쳐졌다. 이와 함께 화석 연료를 멀리하자는 전기차, 수소연료전지차 등도 버젓이 운행되며 시선을 끌었다. 한 때 경쟁적으로 치달았던 고출력은 서서히 무대 뒤로 밀리는 대신 고효율이 생존의 화두로 등장한 셈이다. 그만큼 탄소 배출 감축에 관심을 나타냄과 동시에 기름 값을 한 푼이라도 아끼려는 소비자가 많아졌다는 방증이다.


 흔히 모터쇼에서 주목받는 차 가운데 하나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고배기량, 고출력을 자랑하는 수퍼카다. 그러나 이번 모터쇼에 등장한 수퍼카는 약속이라도 한 듯 하이브리드와 전기로 탈바꿈했다. 포르쉐의 경우 918 스파이더에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담았다. V8 4.6ℓ 엔진으로 최고 612마력을 발휘하지만 추가적으로 앞에 130마력, 뒤에 156마력의 전기 모터를 달았다. 덕분에 유럽기준 ℓ당 33.3㎞의 효율을 달성했다. 하이브리드를 통해 고출력, 고효율의 두 마리 토끼를 단숨에 거머쥔 셈이다. 또한 애초부터 전기 수퍼카를 추구한 테슬라는 모델 S에 60㎾h의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하고, 고출력 모터를 달아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5.4초를 달성했다. 물론 페라리 458 스페시알레처럼 내연기관 궁극의 성능을 지향한 제품도 있지만 전반적인 흐름은 수퍼카 또한 고효율 추구를 할 수밖에 없었다는 점이다.


 그러나 고효율의 지존은 역시 하이브리드로 망라된다. 토요타와 렉서스가 가솔린 하이브리드로 무대를 메웠다면 푸조와 시트로엥은 맞은편 전시장에 디젤 하이브리드로 맞불을 놨다. 특히 푸조 하이브리드 에어(Air)는 유럽 기준 ℓ당 50㎞ 주행을 달성, 고효율의 정수로 주목을 받았다. 이외 대부분 하이브리드 차종의 효율이 ℓ당 최소 20㎞ 이상은 거뜬히 넘겨 유럽 내 고효율 경쟁의 치열함을 극명하게 나타냈다.


 전기차도 예외는 아니다. 각 제조사에 전기차가 없으면 친환경으로 불리지 못할 만큼 전기차는 대세로 자리했다. BMW i3를 비롯해 폭스바겐 e골프, 르노의 소형 이동수단 트위지, 스마트 EV 등은 저렴한 전기료를 무기로 소비자를 유인했다. 앞으로 탈 것이 아니라 현재 구입 가능한 전기차를 내놓으며 에너지 다변화 시대를 대비했다.


 고효율에 집중한 덕분인지 모터쇼 분위기는 전반적으로 차분했다. 과거처럼 역사를 강조하기보다 현재와 미래에 집중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특히 독일을 안방으로 삼는 폭스바겐, 아우디, 벤츠, BMW 전시장에선 ‘과거’로 상징되는 클래식카보다 현재 판매되는 차종에 집중했다.
유럽 불경기 덕분인지 컨셉트카도 예년과 비교하면 그리 많지 않았다. 인피티니 Q30, 기아차 "니로", 르노 이니셜, 재규어 C-X17, 푸조 208 하이브리드 FE, 등이 선보였지만 숫자로 보면 풍성함과는 거리가 멀었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주최측은 모터쇼 주제로 ‘최대 규모’를 내세웠다. 최근 글로벌 대형 모터쇼가 여러 이유로 축소된다는 불안함을 떨쳐내기 위해서다. 프랑크푸르트모터쇼의 규모를 내세워 박람회의 건재함을 과시하고 싶었음을 드러냈다. 따라서 2013년 프랑크푸르트모터쇼는 화려함보다 실속 챙기기가 특징으로 꼽힌다. 현장에서 만난 아우디 관계자는 "각 사 모두 이미지보다 판매량 증대에 초점을 맞췄다"며 "실리를 챙기려는 경향이 뚜렷하다"고 설명했다. 현대차 관계자도 "모터쇼에 소형차 i10만을 새롭게 선보였다"며 "유럽 내 자동차 수요 감소 현상에 따라 실질 판매 증가로 연결되는 제품이 우선이 됐다"고 말했다. 


 프랑크푸르트=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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