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뤼셀=연합뉴스) 송병승 특파원 = 유럽 경제의 침체가 계속되면서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유럽 시장 판매실적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의 유럽 시장 판매 실적이 전반적으로 부진한 덕분에 양사의 유럽 시장 점유율은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가 17일 발표한 메이커별 8월 유럽연합(EU) 27개국(28개국 중 몰타 제외)에 대한 판매실적에 따르면 현대차는 2만3천898대를 팔아 전년 동기에 비해 5.6% 감소했다. 올해 1월부터 8월까지의 누적 판매실적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0% 줄었다. 기아차는 8월 유럽시장에서 1만9천586대를 팔아 3.6% 감소를 기록했다. 그러나 1월부터 8월까지의 누적 판매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0.5% 늘었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유럽시장 판매 감소세에도 불구하고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늘었다. 현대차의 1∼8월 점유율은 지난해 3.4%에서 올해 3.5%로 증가했고 기아차는 2.6%에서 2.8%로 확장됐다. 유럽 최대 메이커인 독일의 폴크스바겐은 전체 시장의 24.9%를 차지했다.
한편 EU 27개국의 8월 신차등록 대수는 전년 동기에 비해 5.0% 감소한 65만4천대를 기록했다고 ACEA가 밝혔다. 또한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판매량(784만대)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2% 감소했다. 이 같은 1∼8월 판매량은 지난 1990년 신차등록 통계를 시작한 이후 23년만의 최저 수준이라고 ACEA 관계자가 밝혔다.
유럽시장의 자동차 판매는 올해 3월까지 18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다 4월에 1.8% 증가해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했다. 그러나 5월부터 8월까지 연속 큰 폭으로 감소해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유럽 최대 경제국인 독일의 8월 자동차 판매는 5.5% 감소했고 프랑스는 10.5%, 이탈리아는 6.6% 떨어졌다. 그러나 주요 국가 중 영국만 유일하게 10.9%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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