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수입 소형 해치백 3종, 비교해 봤더니…

입력 2013년09월22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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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드 포커스 vs 혼다 시빅유로 vs 볼보 V40 

 오토타임즈가 국내 판매중인 수입 소형 해치백 3종을 비교 시승했다. 평가에는 본지 기자 3명이 참여했다. 객관적인 숫자보다 주관적인 느낌이 많이 좌우하는 디자인, 성능, 편의성 등으로 항목을 구분해 각각의 점수(5점 만점)를 매기고, 이를 모아 최종 결과를 도출했다. 객관적 지표인 제원보다 주관적 항목 위주로 평가한 만큼 결과에 대한 판단은 각자의 몫이다. 편집자 

 "해치백 불모지"란 세단 일색인 국내 시장의 단면을 나타내는 표현이다. 오래 전부터 다양한 차들이 등장했음에도 이 표현처럼 허무하게 사라진 차가 적지 않다. 그러나 최근들어 해치백이 조금씩 기지개를 켜고 있다. 소비자의 생활방식이 다양해지고, 차를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니라 개성 표현창구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아진 덕분이다. 나아가 해치백은 실용성과 디자인의 아름다움, 코너를 공략하기에 안정적인 구조 등이 매력 포인트로 꼽히고 있다. 
 

 1990년대 기아자동차 프라이드 이후 최근의 국내 해치백시장은 폭스바겐 골프가 끌고 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모든 해치백의 경쟁상대가 되는 차도 골프다. 국산차 중 현대자동차 i30가 있지만 골프의 아성은 공고하다. 국산차가 수입차를 이기지 못하는 시장이 해치백일 정도로 골프의 시장장악력은 막강하다. 해치백의 개척자인 동시에 독재자인 셈이다.
  
 그러나 이 매력적인 세그먼트에는 골프 못지 않은 훌륭한 차들이 적지 않다. 저마다 개성과 상품성 등을 갖추고 소비자에게 다가서고 있다. 그 중에는 유럽에서 골프보다 많이 팔리는 차도 있다. 2인자라 서러운 해치백 대표차종들을 비교 시승했다. 대상은 포드 포커스, 혼다 시빅 유로, 볼보 V40이다.  
  
 ▲디자인
 포커스는 미국차의 넉넉함에 유럽 감성을 녹여냈다. 특유의 쏘아붙이는 측면 라인은 긴 차체에서 얻어진 결과다. A필러 앞쪽부터 C필러까지 시원하게 뻗은 유리창은 날렵함을 완성하는 요소다. 전면은 포드 디자인의 최신 기조를 모두 담아냈다. 덕분에 브랜드 정체성이 명확해졌다. 헤드 램프 역시 측면으로 깊게 뻗어 날카로움이 돋보인다. 후면은 트렁크가 큰 반면 유리창이 작아졌다. 하지만 리어 램프를 역동적으로 설계해 단조로움을 피했다.


 실내 역시 대담하다. 스티어링 휠과 룸미러를 비롯해 송풍구, 기어레버까지 대부분 시원(?)하다. 센터페시아는 광택이 번쩍이는 블랙 패널을 적용, 깔끔하면서도 고급스럽다. 하지만 센터페시아 상단에 있는 디스플레이는 화면이 작고 깊게 들어가 있어 시인성이 떨어진다.


 혼다 시빅 유로는 비교차종 중 가장 인상이 강렬하다. 크기는 가장 작지만 존재감은 확실하다. 매서운 헤드 램프와 그 아래에 위치한 주간주행등은 또렷함을 남긴다. 후면은 C자 형을 이어붙인 일체형 리어 램프로 개성을 살리는 동시에 후면 라인을 풍부하게 만든다. 다만 차체가 작아 C필러를 잇는 측면 라인을 다소 급하게 마무리한 게 아쉽다.
 

 실내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계기판 위 디스플레이다. 속도와 시간 등 간단한 정보를 노출해 주행중 시야를 확보한다. 헤드업 디스플레이의 변형 버전이라고 보면 알맞다. 역시 시인성을 위해 계기판과 센터페시아 역시 운전석으로 기울였다. 운전석에 앉으면 모든 장치가 운전자 중심으로 위치했다. 배려받는 느낌이 강하다. 센터페시아 버튼은 큼직하고 투박하다. 나머지도 세련보다 실용적이고 합리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많은 사람들은 볼보 V40의 매력 포인트로 뒤태를 꼽는다. 5도어로 분류되는 해치백은 후면과 트렁크 디자인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또 세단과 가장 큰 차이를 나타내는 부분이기도 하다. V40은 다소 투박해 보일 수 있는 커다란 트렁크를 디자인에 잘 녹여냈으며, 상하로 길게 이어진 리어 램프와 볼보 해치백의 정체성인 검은색 패널 등을 사용해 단조로움을 피했다. 스포일러와 리어 램프, 하단 범퍼를 따라 단계적으로 이어지는 굴곡은 멋스럽다. 
 

 실내는 차분한 느낌을 줄만큼  완성도가 높다. 세계 각지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이른바 "북유럽" 스타일이다. 실내 곳곳은 두 가지 색상이 어우러져 안정감을 준다. 계기판과 센터페시아의 경우 일체형으로 설계해 운전자 중심이라는 볼보의 철학을 대변한다. 곳곳에 위치한 조작버튼은 군더더기가 없을 정도로 깔끔하다. 금속으로 테두리를 감싼 송풍구와 센터페시아는 볼보의 깔끔한 성격을 드러내고, 시트는 가죽 소재가 부드러워 몸에 착 감긴다. 


 정리=오아름 기자 or@autotimes.co.kr

 
▲성능
 시빅 유로의 동력계는 1.8ℓ i-VTEC 가솔린 엔진이 기반이다. 경쟁차들이 디젤 터보로 성능과 효율 두 마리 토끼를 쫒을 때 유럽 스타일임에도 가솔린을 고집했다. 유럽에서 판매중인 2.2ℓ 디젤이 아쉬운 대목이다. 변속기는 5단 자동이다. 변속기 역시 다단화 추세를 감안하면 경쟁력이 떨어진다. 그러나 5단으로도 충분하다고 혼다는 주장한다. 최고 141마력, 최대 17.7㎏·m의 성능을 낸다.  
 

 디젤차 대세라 불리는 요즘이지만 가솔린차의 장점은 확실하다. 일단 조용하다. 국내 소비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이다. 저회전 영역에선 토크가 조금 낮다. 이 역시 고회전 가속을 선호하는 혼다의 고집이다. 자기 정체성을 지키는 건 긍정적이지만 경쟁차에 비해 2% 부족하다는 느낌은 지울 수 없다. 하지만 일단 뻗어나가는 느낌은 상당히 좋다. 특히 고속으로 치닫는 실력은 훌륭하다. 하체는 단단해 안정적인 주행을 가능케 한다. 장착된 패들 시프트로 보다 유쾌한 운전이 가능하다. 브레이크 성능도 녹록치 않다.

 V40은 직렬 5기통 2.0ℓ 디젤 터보차를 시승했다. 변속기는 기어트로닉 6단 자동변속기를 조합했다. 1,750rpm부터 40.8㎏·m의 최대토크를 뿜어낸다. 높은 토크를 바탕으로 한 출발가속은 인상적이다. 최고 177마력으로 시승차 중 가장 뛰어난 엔진 성능이다.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으면 바퀴 회전힘이 강해 휠 스핀이 일어나기도 한다. 다만 디젤엔진 특유의 소음은 어쩔 수 없다.


 중·고속에서 속도를 붙이는 실력이 예사롭지 않다. 날렵하게 도로를 움켜쥐고 나간다. 곡선의 접지력 향상은 안전과 달리는 재미를 위해 제조사가 심혈을 기울이는 부분인데, 볼보 역시 다양한 장치로 운전재미를 돕고 있다. 대부분 포드와 한솥밥을 먹던 시절에 개발한 것들이다. 그래서 두 차의 트랙션 기술은 상당히 흡사하다. 그 중 하나인 다이내믹 스태빌리티 트랙션 컨트롤은 고속주행 시 뒤가 흔들리거나 한쪽으로 쏠리는 걸 막아준다. 스티어링 조작과 관련해 차가 미끄러지면 출력을 낮추거나 각 바퀴에 제동을 걸어 미끄러짐도 방지한다. 코너 트랙션 컨트롤로 불리는 토크 벡터링 기술도 마찬가지다.

 시승한 포커스는 2.0ℓ TDCi 엔진이다. 영국 던톤의 포드 테크니컬센터에서 푸조-시트로엥과 공동 작업으로 개발했다. 엔진은 소프트웨어 차이를 통해 주력과 스포츠 제품을 구분했다. 우선 일반형 트렌드는 최고 140마력, 최대 32.7㎏·m를 발휘한다. 스포츠는 163마력, 34.7㎏·m다. 시승차인 티타늄 트림은 163마력 엔진이다. 변속기는 포드와 독일 게트락 합작사가 만들었다. 듀얼 클러치를 적용했으며 "파워시프트"로 불린다. 수동과 자동변속기 장점을 혼합한 형태로, 동력 손실을 줄이기 위해 2개의 건식 클러치를 사용한 게 특징이다.
 

 디젤엔진답지 않은 정숙성이 일품이지만 진동과 소음을 "완벽히" 차단했다고 보긴 어렵다. 실내에서 소리로만 쉽게 구분되지 않을 정도다. 차급을 고려하면 만족스럽다. 동급의 가솔린차와 비교했을 때 출력은 비슷하지만 토크가 높다. 순발력이 좋다는 뜻이다. 가속 페달을 밟자마자 튀어나가는 가속력이 인상적이다. 페달 답력에 따라 속도가 붙는 시점도 빠르다. 듀얼 클러치 장점을 십분 활용했다. 변속충격도 크지 않다. 달려야 할 때를 이해하고 움직인다. 직진가속력은 경쟁차들을 크게 앞서는 느낌이다. 곡선에선 편안하면서도 단단히 빠져나간다. 좌우 바퀴에 각기 다른 토크를 전달, 코너링을 돕는 토크 벡터링 시스템 덕분이다. 스티어링 휠 움직임은 묵직하고, 제동력도 우수한 편이다.


 정리=박진우 기자 kuhiro@autotimes.co.kr

 ▲편의·안전품목
 세 차의 가격 차이가 상당히 커 직접 비교는 무리가 있다. V40의 경우 가장 최신 차종인 데다 다른 두 차보다 1,000만원 이상 비싸다. 중요한 건 각 차의 가격과 수요층을 고려했을 때 만족감 여부다. 


 V40 D4 프리미엄은 볼보가 강조하는 "안전"을 위한 다양한 편의·안전품목을 갖췄다. 사각지대경보장치는 기존 카메라에서 센서 방식으로 변경했다. 사각지대에 다른 차가 접근하면 사이드미러 안쪽에 불이 들어와 즉각 알린다. 각종 안전보조장치를 조합한 "시티 세이프티"는 적극적으로 운전에 관여한다. 표시등을 켜지 않고 차선을 바꾸면 스티어링 휠 진동으로 경고하는 차선이탈경보장치가 활성화된다. 시속 40㎞ 이하에선 충돌상황 감지 때 차를 멈춘다. 순간적으로 강력한 제동장치를 작동하고, 브레이크 페달을 밟지 않아도 2초간 제동을 유지한다. 밤에는 자동으로 상향등이 켜지고, 앞차나 맞은 편 차가 접근하면 알아서 꺼진다. 
 

 포커스는 기본에 충실했다. 가격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편의품목을 다이어트했다. 최상위 트림에도 내비게이션이나 주차보조 시스템 등이 없을 정도다. 반면 가죽시트나 차에서 내린 후 일정 시간 헤드 램프가 길을 밝히는 "팔로우 미 홈" 기능, 알레르기 방지 인테리어가 사치스럽다. 안전 업그레이드 패키지를 선택하면 경사로 밀림방지 시스템과 사이드 커튼 에어백을 포함한 ABS, 전자식 차체제어장치(ESP)가 추가된다.
 

 시빅 유로는 검증된 안전성과 가격 대비 높은 수준의 편의품목이 특징이다. 6개의 에어백, 주간주행등, 경사로 밀림방지 시스템 등을 갖추고 유로 NCAP 테스트에서 최고 등급인 별 5개를 얻었다. 전동 롤 셰이드가 있는 와이드 글라스 루프는 뛰어난 개방감을 선사한다. 패들 시프트나 버킷타입 시트는 주행의 즐거움을 강조한다. 뒷좌석은 6:4 폴딩과 "팁업" 기능을 더했다. 아랫 부분을 들어 등받이에 붙이면 바닥이 낮아 키 큰 화물도 실을 수 있다. 5인치 센터디스플레이 모니터는 후방카메라 등 내실있는 기능과 결합했다. 센터페시아 상단에 별도로 표시하는 디지털 속도계는 전방에 시야를 묶어두는 장점이 있지만 게임을 연상케 하는 화면 구성 때문에 호불호가 갈릴 것 같다.

 

 판매가격은 포커스 2,990만~3,350만 원, 볼보 V40 3,690만~4,590만 원, 혼다 시빅 유로 3,150만 원이다. 


 정리=안효문 기자 yomun@autotimes.co.kr

 사진=권윤경 기자 kwon@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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