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연합뉴스) 송형일 기자 = 내년 국제 자동차 경주대회 포뮬러 원(F1) 코리아 그랑프리 개최 시기를 놓고 F1대회조직위원회가 국제자동차연맹(FIA)과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30일 국제자동차연맹(FIA)과 F1대회 조직위원회 등에 따르면 최근 세계모터스포츠평의회(WMSC) 회의 결과 내년 한국 개최 일정을 4월 27일로 잠정 결정했다. 4월 2일 중국 그랑프리 이후 한국으로 건너와 레이스를 한 뒤 5월에는 스페인(11일)과 모나코(25일)에서 연다는 계획이다.
10월에는 일본, 러시아, 아랍에미리트(UAE)에서 F1 그랑프리가 열릴 예정이다. 특히 러시아 소치가 내년에 처음 F1을 개최하면서 F1 매니지먼트 측에서 10월의 한 자리를 러시아에 내주고 한국은 중국 상하이 대회 다음으로 개최 시기를 옮기도록 했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한국대회는 첫해인 2010년에는 10월 24일, 2011년 10월 16일, 지난해 10월 14일과 올해 10월 6일 등 가을 레이스로 펼쳐졌다. 이달 초에 나온 가안에 이어 잠정안까지 4월 개최로 드러나면서 4월 개최가 기정사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F1대회조직위원회의 4월 대회 불가 입장은 강경하다.
이개호 F1조직위 사무총장은 "올해 10월에 대회를 하고 내년 4월 개최하는 것은 시기적으로 도저히 힘든 것이 사실이다"며 "10월 개최 고수가 최선이며 차선으로 5월말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이 총장은 "F1 대회 일정은 매년 연말께 확정되는 만큼 조정의 여지가 많다"며 "F1매니지먼트가 4월 대회를 고수하면 내년 대회가 불투명해질 수 있다"고도 말했다.
F1조직위가 상반기 대회 개최에 예민하게 대응하는 것은 국·도비 등 예산확보가 여의치 않은 데다 기존 가을대회를 6개월 이상 앞당기는 과정에서 운영상 적지 않은 혼란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F1조직위가 대회 개최 일정을 조정하는 대신 개최권료 인하라는 빅딜(맞교환)을 했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특히 대회 개최 등 운영의 전반적인 권한을 행사하는 FIA나 F1매니지먼트와의 협상에서 "을"의 입장일 수밖에 없는 만큼 10월 개최를 계속 고수할지 주목된다. 이 총장은 수차례 영국을 방문, 버니 F1매니지먼트 회장과의 협상을 통해 큰 폭으로 협상료를 깎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내년 F1대회는 3월 16일 호주 그랑프리를 시작으로 11월 30일 브라질 그랑프리까지 모두 22번의 레이스를 펼친다. 올해 19개 대회 중 인도 그랑프리가 빠지고 대신 미국(6월 1일), 오스트리아(6월 22일), 러시아(10월 5일), 멕시코(11월 16일) 등 4개 대회가 추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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