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정주호 기자 = 현대·기아자동차[000270]의 지난달 미국시장 판매량이 급감, 올 들어 최저치의 실적을 기록했다. 현대차[005380]는 또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부분 업무정지)으로 어려움을 겪는 공무원들을 위해 4년만에 할부금 상환을 유예해주는 어슈어런스 프로그램을 재가동하기로 했다.
2일 미국 자동차 전문지 오토모티브뉴스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9월 한달간 미국 시장에서 9만3천105대를 판매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9% 감소했다. 현대·기아차의 미국 판매량이 10만대 이하로 떨어진 것은 지난 2월 9만3천816대 이후 7개월만으로 올 들어 가장 저조한 실적이다.
현대차의 판매량이 5만5천102대로 전년 동기보다 8.2% 감소했다. 기아차는 3만8천3대로 21%나 줄어 주요 업체 중 가장 감소폭이 컸다. 이는 미국의 재정적자로 인해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자동차 수요가 급속히 둔화된데다 현대·기아차 노조의 파업으로 재고부족에 시달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미국시장에서 9월 판매분은 7∼8월 한국에서 생산된 물량이다. 게다가 기아차는 오는 10월 신형 쏘울의 출시를 앞두고 있어 판매가 줄었다.
현대·기아차와 마찬가지로 미국내 소비심리 위축의 영향을 받아 다른 주요업체들의 실적도 좋지 않았다. 꾸준한 회복세를 보여왔던 미국 자동차시장의 9월 전체 판매량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4.4% 감소한 113만7천206대를 기록하며 27개월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포드와 크라이슬러가 각각 18만4천452대, 14만3천17대를 판매하며 전년 동기보다 5.7%, 0.7% 늘어난 실적을 보인 것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업체들의 판매량이 감소했다.
1위 업체 GM이 18만7천195대로 작년보다 11% 줄어들어 작년 7월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실적을 기록했으며 폴크스바겐은 4만8천377대로 6.4% 감소했다. 일본업체의 실적도 신통치 않았다. 도요타는 4.3% 감소한 16만4천457대, 혼다는 9.9% 줄어든 10만5천563대, 닛산은 5.5% 감소한 8만6천868대의 실적을 받아쥐었다.
한편 현대차는 1일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부분 업무정지)으로 인해 연방정부 공무원들이 강제 휴무에 들어감에 따라 이들 공무원을 대상으로 할부금 상환을 유예하는 어슈어런스 프로그램을 실시하기로 했다. 현대차를 보유한 연방정부 공무원들에게 셧다운 기간에 할부금 납부를 유예해주고 10월 중 차량 구매를 원하는 연방정부 공무원들에게는 90일간 차량 금액 납부를 유예해줄 예정이다.
존 크라프칙 현대차 미국판매법인 사장은 "강제 휴무로 인해 가정 수입에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몇년 전 시행했던 어슈어런스 프로그램과 같이 고객들의 불확실한 시간을 안전하게 보장해주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지난 2009년 현대자동차 구매 후 12개월 이내에 실직 등 소득 감소 상황에 직면할 경우 차량을 반납할 수 있도록 하는 현대 어슈어런스 프로그램을 선보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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