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한 한반도 지형, 제대로 보고 가실께요

입력 2013년10월04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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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영월 한반도마을 


 가을햇살이 눈부시다. 들판의 곡식과 과일들이 그 햇살 속에 야무지게 여무는 소리가 금방이라도 들려오는 듯하다. 보고만 있기에는 아까운 가을햇살 속으로 떠나보자. 산 좋고 물 맑은 강원도 영월은 그런 가을날을 만끽하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다. 영월의 많은 명소 중에서 한반도면 옹정리에 위치한 한반도 지형은 산과 강과 하늘과 바람과 햇살이 한데 어우러져 빚어진 신비한 곳이다. 



 TV의 한 예능프로그램에 소개되면서 전국적인 명소로 떠오른 이 곳은 평일에도 많은 사람들이 줄지어 찾고 있다. 그래서 넓은 주차장을 새로 조성했고, 오간재 전망대로 가는 등산로도 새롭게 만들었다. 주차장에서 전망대까지는 1km 남짓, 평탄한 숲길 곳곳에 나무데크를 설치해 어린이나 노약자도 쉽게 오를 수 있다. 우거진 숲길을 따라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며 걷다보면 전망대가 금방이다.  


 “실제 정말 그렇게 똑같을까? 포토샵으로 손본 거 아닐까?”

 전망대가 가까워질수록 사람들의 술렁거림이 더해지고, 앞서 가던 이들의 탄성이 곧 터져나온다. 두둥, 모습을 드러내는 그 곳은 영락없는 한반도 지형이다. 전망대에는 그 모습을 카메라로 담으려는 이들로 붐빈다. 삼면이 강으로 둘러싸인, 마치 일부러 빚은 듯한 절묘한 한반도 지형이 그 곳에 펼쳐진다.   
 

 한반도지형을 둘러싸고 있는 삼면은 평창강이다. 영월의 서쪽에 있다 해서 서강이라고도 불린다. 더러는 이 곳을 인공적으로 만든 관광지가 아닐까, 하는 이들도 있지만 한반도 지형은 평창강이 만들어낸 자연의 신비라고 할 수 있다. 강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며 주변의 지형을 차츰차츰 변화시켜 새로운 지형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그 결과 동쪽은 높고 서쪽은 낮은 지형하며, 서쪽에는 갯벌처럼 완만한 모래밭이 펼쳐져 우리나라 지형과 흡사해졌다.
 
 무성한 소나무숲은 백두산에서 시작해 지리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을 떠올리게 하고, 멀리 북서쪽으로는 압록강변 용천 위쪽에 자리잡은 중국의 단둥공업지대, 남서쪽으로는 해남 땅끝마을, 남동쪽으로는 포항 호미곶 모양의 지형이 펼쳐진다. 더 놀라운 건 한반도 지형 남쪽에는 소나무같은 침엽수가 아니라 활엽수가 자란다는 점이다. 실제 우리나라 남해안 일대에는 난대성 활엽수가 자란다고 한다. 



 우연히 발견된 이 한반도 지형은 영월의 관광지도를 다시 쓰게 만들었다. 이 곳을 찾는 관광버스가 쉼없이 드나들고, 전국에서 찾아오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4계절 끊이질 않는다. 이런 인기몰이는 이 곳의 행정구역 이름도 지난 2009년말 ‘서면’에서 ‘한반도면’으로 바꿔 놓았다. 또 한반도 지형이 자리한 선암마을은 전통뗏목을 타고 평창강을 탐사하는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마을이름도 뗏목마을로 바뀌었고, 농촌 전통테마마을로 자리잡았다.
 
 인기리에 운영되는 뗏목탐사는 한반도 지형의 남해안을 출발해 서해안까지 1㎞ 구간을 왕복한다. 뗏목을 타고 강변을 둘러보며 평창강의 자연생태와 환경을 체험할 수 있다. 평창강은 동강과 함께 기암절벽과 맑은 물을 자랑하는 청정한 강으로, 천연기념물 어름치와 수달을 비롯한 비오리 등 희귀 동식물이 서식하는 생태계의 보고다.

 이 밖에 뗏목마을에서는 옛 교통수단인 줄배 체험, 한반도의 내부 모습을 답사하는 한반도 트래킹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영월의 대표적인 문화체험마을로 거듭나고 있다.



 *찾아가는 방법
 서울(소요시간 1시간50분) : 경부·중부고속도로 - 영동고속도로 - 만종분기점 - 중앙고속도로 - 제천IC - 38번 국도 영월 방향 - 한반도 뗏목마을.

이준애(여행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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