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스마트한 SUV, 링컨 MKX

입력 2013년12월09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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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링컨 MKX는 SUV다. V6 3.7ℓ 엔진으로 309마력, 38.7㎏·m의 힘을 발휘한다. 여기에 6단 자동변속기를 결합해 복합효율은 ℓ당 7.2㎞(AWD)다. 2t이 넘는 무게를 감안하더라도 파워트레인은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MKX는 단순히 이러 제원만을 보고 타는 차가 아니다. 링컨만의 고유 디자인과 스마트 기능이 결합돼 있어서다. 세로로 길게 내뻗은 육중한 그릴이 중량감을 부여한다면, 다양한 IT 기술의 접목은 또 다른 재미를 준다. MKX를 시승했다.

 ▲디자인
 누가 뭐래도 앞모양의 압권은 라디에이터 그릴이다. 대칭형 그릴이 링컨만의 독특함을 나타낸다. 7선 세로형 그릴이 좌우로 자리하고 있으니 전면 거의 전부가 그릴로 보일 정도다. 고급차일수록 그릴이 시선을 압도하는 경향이 강한데, MKX는 그 정점에 있는 것 같다. 이런 이유로 헤드 램프가 작아 보이지만 야간의 밝기를 걱정할 필요는 없다.

 옆모양은 깔끔하다. 가니시 등의 장식품도 없다. 과거 도어 중간이나 아래에 몰딩을 많이 쓴 이유 중 하나가 작은 흠집 감추기 효과였다. 그러나 이제는 점차 사라지는 중이다. 그 만큼 도장 품질에 자신이 있다는 얘기다. 게다가 아무 것도 없는 게 훨씬 고급스럽다.

 뒷모양은 유려하게 다듬었다. 크롬 몰딩을 두른 리어 램프와 돌출 범퍼 그리고 듀얼 머플러가 링컨의 개성을 드러낸다. 직선보다 곡선을 활용해 따뜻한 인상도 풍긴다.

 실내에 앉으면 스티어링 휠과 곳곳에 적용한 우드 그레인, 그래픽 계기판이 시선을 끈다. 특히 계기판은 디지털과 아날로그를 적절히 배합해 모던 클래식의 느낌을 살려냈다. 중앙의 큼직한 속도계를 중심으로 엔진회전계는 좌측에 조그맣게 배치했고, 우측은 정보창으로 활용했다. 사실 자동변속기차에서, 더구나 서킷에 들어갈 일이 별로 없다면 굳이 엔진회전계를 크게 만들 필요가 없다. 안락한 고급 SUV 성격을 추구한 MKX에선 더욱 그렇다.

 센터페시아 모니터는 터치 방식으로 작동한다. 음성인식도 가능하며, 700W에 16개 스피커 시스템을 갖춘 THX 오디오는 음질이 비교적 선명하다. 변속레버도 손에 부담없이 잡힌다.

 ▲성능 및 승차감
 MKX는 링컨이 럭셔리 SUV로 내놓은 차다. 한국인 하학수 씨가 디자인에 참여한 제품으로도 유명한데, 주력시장인 북미 지향성이 명확하다. 그 이유는 럭셔리를 추구하되 실용성을 많이 담고 있어서다. 

 가속 페달을 밟았을 때 반응이 빠르지는 않다. 하지만 일단 움직이면 전천후 SUV로 느껴질 만큼 믿음직하다. 다소 무겁게 느껴지는 스티어링 휠은 북미를 비롯해 글로벌 소비자들의 취향에 맞춘 것으로 볼 수 있다. 과거 미국차의 스티어링 휠은 가벼운 게 미덕이었지만 지금은 아니다. 미국을 포함해 한국도 지나친 부드러움보다 약간의 무게감을 강조하는 시대다. 주행패턴과 관계없이 스티어링의 에포트(effort)만 조절하는 기능이 나오는 배경이기도 하다.

 승차감은 확실히 "미국 지상주의"에서 많이 벗어났다. 한 때 미국차의 상징이었던 출렁거림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그 만큼 단단함으로 많이 이동했다는 얘기다. 25가지의 외부 신호를 감지한 뒤 운전자 의도를 파악, 정확히 회전을 제어한다는 AWD 덕분인지 지상고가 높은 편임에도 코너링 때의 불안감은 별로 없다.

 MKX의 여러 성능 가운데 인상적인 부분은 제동성능이다. 브레이크 페달에 힘을 조금만 줘도 즉각 반응한다. 가속 페달을 밟을 때와는 전혀 느낌이 다르다. 의도한 설계라면 적절한 선택으로 볼 수 있다. 자동차는 기본적으로 달리기보다 멈추기를 잘 해야 해서다. 제동력이 뒷받침돼야 가속에 자신감이 생긴다.

 차에서 내려 트렁크 도어를 열었다. 넉넉한 공간에 여유가 있다. 그 것도 부족하면 2열을 앞으로 접으면 된다. 이어 2열에 앉아봤다. 앞좌석과 무릎 사이도 불만이 없을 만큼 충분히 넓다. 2,825㎜에 달하는 휠베이스의 여력을 공간 실용성으로 변신시켰다.

 ▲총평
 MKX는 평범하면서도 평범한 SUV가 아니다. SUV 범주에서 보면 평범하지만 디젤 SUV가 주력인 시대에 북미시장의 정체성이 확고한 가솔린 SUV라는 점에선 특별하다. 디자인 또한 링컨의 개성을 과감히 드러내며 미국 럭셔리 SUV임을 강조한다. 그래서 특별해 보이기도 한다. 게다가 가격도 5,460만 원으로, 독일 디젤 대형 SUV와 비교하면 경쟁력이 있다. 프리미엄에 실용성을 더한 미국 럭셔리 SUV의 아이콘, 그 것이 바로 MKX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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