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평범함을 거부한다, 기아차 2세대 쏘울

입력 2014년02월17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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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층 강력해진 쏘울이 돌아왔다. 1세대 개성 넘치는 디자인 DNA를 계승하면서도 한걸음 진보했다. 새로워진 외관은 "획기적이다 혹은 괴기스럽다"는 반응을 이끌어 낼 정도로 미래지향적이다. 업계는 호불호가 극명한 디자인은 자칫 독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하지만 애초에 쏘울은 일반적이고 평범한 잣대를 거부한다. 도전적이고 실험적인 기아차의 디자인 아이콘, 2세대 쏘울을 시승했다. 


 ▲스타일
 박스카 형태의 실루엣은 변함이 없다. 하지만 20㎜ 길어지고, 10㎜ 낮아져 한결 늘씬해졌다. 기존의 단단했던 느낌보다는 유연하고 역동적이다. 전 세대보다 확실히 남성적이고 힘찬 기운이 느껴진다. 


 전면은 디자인 요소들의 개성이 뚜렷하다. 특히 위아래로 나뉜 라디에이터 그릴이 눈에 띈다. 하단의 공기흡입구를 넓히면서 위쪽 공기흡입구는 헤드램프와 직선상에 배치했다. 위쪽의 것은 기능을 제외하고 형태만 유지했다. 기아차의 호랑이코를 연상시킨다.


 옆면은 기존과 유사하다. 유리창 주변의 A, B, C필러를 블랙 고광택 소재로 마무리해 차체와 분리했다. 이는 C필러로 갈수록 좁아져 역동성을 드러낸다. 옆 라인을 타고 흐르던 검정 디테일과 캐릭터라인은 제외됐다. 한층 간결하다. 다소 밋밋하다면 선택품목을 통해 차체와 루프 색상을 서로 다르게 조합할 수 있다. 아웃사이드 미러를 포함한 루프 색상은 검정색, 흰색, 붉은색이 마련됐다. 더불어 휠 스포크 부분 색상을 변경할 수 있는 "체인저블 컬러 휠"도 제공한다. 소비자 취향에 따라 다양한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다. 


 후면은 신형의 존재감을 가장 잘 드러낸다. 커다란 창문과 이를 둘러싼 블랙 고광택 소재, 길다란 콤비네이션 램프가 모두 과감하게 처리됐다. 멀리서도 한 눈에 들어올 법한 디자인이다. 변화가 가장 큰 만큼 호불호도 가장 극명하다. 실험정신이 강하게 묻어난다. 


 실내는 최근 다른 브랜드의 소형 SUV에서 학습한 것과 비슷하다. 아기자기하면서도 소재는 고급스럽게 개선했다. 그 중에서도 에어벤트 일체형 스피커가 단연 눈에 띈다. 대시보드 양쪽 끝과 중앙에 자리하는데 동그랗게 위로 솟아오른 것이 고성능 스피커를 연상시킨다.

 고광택 패널이 둘러싼 센터페시어는 8인치 내비게이션과 공조장치 버튼 등을 포함한다. 단조로운 디자인으로 버튼 조작이 쉽고 시인성이 높다. 내비게이션은 UVO 2.0을 채택했다. 스티어링 휠은 3스포크 형태로 멀티미디어 조작이 가능하며, 열선을 탑재했다. 시승차는 일반형 클러스터가 탑재됐지만 4.3인치 디스플레이창에 정보를 표시하는 슈퍼비전 클러스터도 선택할 수 있다. 


 시트는 가죽과 인조 가죽을 혼용했다. 가죽은 투톤으로 조합 가능하며, 옐로우와 레드 스티치로 포인트를 줄 수 있다. 앞뒤 좌석에는 히티드 시스템을 적용했으며, 앞좌석은 통풍 기능도 제공한다.

 ▲성능
 신형은 1.6ℓ GDI 엔진(가솔린)과 1.6ℓ VGT 엔진(디젤)을 얹었다. 1.6ℓ GDI 엔진은 최고 132마력에 최대 16.4㎏·m의 토크를 발휘한다. 자동 6단 변속기를 조합한 ℓ당 효율은 복합 기준 11.5㎞/ℓ(18인치 타이어 장착)다. 1.6ℓ VGT 엔진은 최고 128마력에 26.5㎏·m의 성능을 낸다. ℓ당 효율은 복합 기준 13.4㎞(자동 6단, 18인치 타이어 기준)다. 시승차는 1.6ℓ GDI 엔진을 탑재했다. 


 전반적인 달리기 성능은 무난하다. 독창적인 외관과 달리 다소 평범하다는 인상을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성능이 부족하다는 뜻은 결코 아니다. 1.6ℓ 가솔린 엔진은 도로를 헤치고 다니기에 부족함이 없다.

 시작은 산뜻하다. 제원상 표시된 토크보다 박차고 나가는 느낌이 훨씬 힘차다. 하지만 차체가 약 100㎏ 정도 무거워진 탓인지 초반 가속이 조금 늦다. 그러나 이마저도 엔진이 일정 회전수 이상으로 올라가면 거침없다. 고속에서도 꽤 안정적이다. 하체가 묵직하고 뒤가 헛도는 느낌이 없다. 중심을 잡고 노면을 안정적으로 타고 흐른다. 


 서스펜션은 단단하기보다 부드럽다. 노면의 잡음을 잘 걸러내 오랜 시간 운전을 해도 피로감이 덜하다. 곳곳의 소음도 많이 줄었다. 엔진음이나 풍절음을 잡는 기술은 이미 수준급이다. 여기에 언더커버를 적용하면서 더욱 조용해졌다. 차내가 정숙하니 승차감도 한층 개선된 느낌을 받는다.

 스티어링 휠은 가벼운 편이다. 하지만 묵직하고 역동적인 느낌을 원할 땐 플렉스 스티어로 모드를 변경하면 된다. 그렇다고 다이내믹한 변화는 없다. 제동력은 다소 아쉽다. 약간 느슨하기 때문에 제동거리를 생각보다 여유롭게 설정해야 할 듯하다.


 ▲총평 
 디자인 대한 호불호가 뚜렷하다는 것은 독이 될 수도 있지만 반대로 상당한 무기가 될 수도 있다. 쏘울만이 표현할 수 있는 디자인 DNA를 갖췄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이러한 DNA를 어떻게 이어갈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버릴 것은 버리고 취할 것은 취하면서 세대를 거듭해나가야 한다. 역사의 결과물로 남을 것인지, 시대를 앞서간 비운의 디자인으로 기록될 것인지는 앞으로에 달려있다. 

 가격은 가솔린 럭셔리 1,595만 원, 프레스티지 1,800만 원, 노블레스 2,015만 원이다. 디젤은 프레스티지 1,980만 원, 노블레스 2,105만 원이다.
  
오아름 기자 or@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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