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자연과 친한 차, 토요타 프리우스

입력 2014년03월30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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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두가 친환경을 얘기하는 시대다. 자동차분야에서는 특히 그렇다. 아주 작은 차부터 슈퍼카까지 친환경은 이미 대세가 됐다. 어쩌면 강박관념 수준까지 갔다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다. 
  

 소비자들은 친환경차를 단순히 "연료효율이 좋은 차"로 인식하는 게 일반적이다. 친환경차가 지구 환경에 기여하는 측면보다 주머니사정에 영향을 미치는 유류비 절감에 더 민감할 수밖에 없어서다. 그러나 친환경차의 절대조건은 바로 "탄소 배출량"이다. 그래서 최근 유럽 등지의 모터쇼에선 효율보다 탄소 배출량에 중요시하는 사례가 많다. 탄소 배출의 주범을 자동차로 여기기 때문이다.
 
 현재 친환경차의 대표 주자는 단연 하이브리드카다. 엔진 배기량을 줄이는 대신 전기모터를 결합해 부족한 동력을 보조하고, 작은 엔진으로 연료 소모와 탄소 배출량을 낮춘다. 근거리 저속운행 시에는 전기모터만으로 주행이 가능해 이른바 "제로 에미션"을 실현할 수 있다. 
  

 혹자는 친환경의 대표로 전기차를 들기도 한다. 그러나 전기차는 아직 절대적인 숫자가 부족하다. 모든 사람이 아무 제약없이 이용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전기차시장이 커지고 있으나 현실에서 하이브리드카에 비견할만한 규모도 아니다. 충전 방식의 국제적인 규격이나 인프라 구축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산더미다.
 
 토요타 프리우스는 친환경 대표인 하이브리드카의 대표격이다. 상징성도 대단하다. 시작은 헐리우드 스타들의 친환경 동참에서 비롯했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카메론 디아즈, 엠마 왓슨, 제시카 알바 등 이름만 들어도 황홀한 스타들이 모두 프리우스를 탄다. 
  

 프리우스는 세계 최초 양산 하이브리드카로 지난 1997년 선보였다. "앞서 가는"이란 뜻의 라틴어에서 따온 이름만으로도 하이브리드카시장의 최전방에 섰다는 자신감을 볼 수 있다. 토요타는 프리우스를 개발하면서 세계적으로 1,000건 이상의 특허를 출원했으며, 미국에서만 292건의 특허를 확보했다.  
  
 2004년 출시한 2세대 프리우스는 새로운 하이브리드 시너지 드라이브 시스템을 탑재했다. 주행감각과 연료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인 시스템으로, 이를 통해 토요타는 미국에서만 프리우스를 67만 대 이상 판매했다.  
 

 한국에는 지난 2012년 3세대 제품을 소개했다. 고효율, 실용적인 공간, 자동주차보조 시스템, 스티어링 휠 터치 컨트롤 등 첨단 기능을 갖췄다. 국내 표시효율은 복합 기준으로 ℓ당 21.0㎞다. 친환경차의 척도인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당 77g이다. 국산 1.6ℓ 가솔린 엔진이 130g에 육박하니 프리우스가 얼마나 친환경차인지 새삼 알게 된다.
 
 이런 프리우스를 일본 오키나와에서 시승했다. 이미 한국에서도 숱하게 경험한 프리우스였지만 현지에서의 만남은 더 특별했다. 오키나와는 일본에서도 대표 친환경지역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친환경 대표인 프리우스와 오키나와의 만남인 셈이다. 
  

 오키나와는 일본 최남단에 있는 섬으로, 19세기 중반까지 "류큐"라는 단일 정부로 존재하던 곳이다. 한국과 중국, 일본을 오가며 중개무역을 하던 류큐는 일본 막부 시대에 사쓰마번의 침공으로 일본 속령으로 편입된다. 이후 일본은 1872년 대내외에 류큐가 자신들의 속령임을 전파하고, 1879년 류큐 정부를 해산시켰다. 그때부터 오키나와 현의 역사가 시작됐다. 지리적인 이유 때문에 2차 세계 대전 때는 전쟁의 포화 한 가운데 위치했으며, 그만큼 한도 많이 맺혀 있는 곳이다. 전쟁 이후에는 아시아 최대의 미군 주둔지라는 지위(?)를 얻기도 했다.  
  

 오키나와의 중심지인 나하시는 국제공항이 위치해 외지인이 가장 많이 모이는 도시다. 특히 국제거리 번화가가 유명하다. 따라서 교통체증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길도 좁아 매우 복잡한 상황이 자주 발생한다. 
  
 이런 번잡할 지역일수록 프리우스의 장점은 부각된다. 저속구간에서 모터 단독으로 주행하는 빈도가 높아서다. 다시 말해 도심 정체구간에선 기름을 전혀 쓰지 않는다. 당연히 이산화탄소도 나오지 않는다. 이를 위해선 배터리 충전이 필수인데, 평소 엔진이 가동할 때 충전하거나 주행중 제동력으로 채운다. 
  

 도심을 빠져나오면 우리나라 제주도의 느낌이 든다. 그 때마다 엔진과 모터를 번갈아 사용하며 템포를 조절한다. 첨단 전자장비를 연상시키는 변속레버나, 계단형 전자식 계기판들은 또 다른 눈요기거리다.
 
 오키나와 고속도로는 하나다. "오키나와 자동차 전용도로"라는 이름이 붙어 있다. 오키나와 본섬의 중심지와 북부를 이으며, 총 길이는 60㎞에 조금 못미친다. 전 구간의 통행료는 900엔, 우리나라 돈으로 약 9,000원 수준이다. 오키나와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지 중 하나인 "추라우미수족관"에 가려면 나하시에서 이 도로를 이용하는 게 가장 빠르고 쉽다. 
  

 하이브리드카의 속성 중 하나는 언덕길을 오르거나 고속주행이 힘들다는 점이다. 그러나 프리우스는 "파워 모드"를 채택, 단점을 상쇄했다. 일반 내연기관차의 주행 모드인 "스포츠"와 비슷하다. 파워 모드를 쓰면 엔진은 늘 가동 상태가 된다. 1.8ℓ 가솔린 엔진은 최고 89마력을 내는데, 여기에 모터의 힘을 더해 시스템 총 출력은 99마력에 이른다. 고속주행에 아무런 무리가 없는 수치다. 


 일반주행 모드에서도 힘은 전혀 부족하지 않다. 아주 편안한 주행이 이어진다. 오키나와 자동차 전용도로의 제한속도는 시속 80㎞, 우리나라 도심 고속도로와 다르지 않다. 평소 과격한 운행을 하는 운전자가 아니라면 성능에 큰 불만이 생기지 않는다.
  

 오키나와는 산길도 꽤 많다. 오르내리거나 구불구불한 길이 많다. 그럼에도 요리조리 잘 움직인다. 그래서 운전이 꽤 즐겁다. 시승차는 의식하지 않고 운전했는데도 최고 ℓ당 28㎞에 이르는 연료효율을 냈다. 
  

 실용성도 뛰어나다. 작은 차지만 적재공간이 꽤 넓다. 항공기 수화물 제한을 간신히 만족하는 트렁크를 실었는데, 공간이 남는다. 심지어는 옆으로 펼 수 있을 정도다. 국내에서 프리우스가 "사커맘"에게 인기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프리우스를 궁극의 친환경차로 여기는 사람은 거의 없다. ℓ당 100㎞의 효율도 아니고, 배출가스가 전혀 없는 것도 아니어서다. 그러나 프리우스가 모든 사람에게 "친환경"이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었던 이유는 특유의 "친밀감"이다. "하이브리드"라는 용어를 몰라도 "고효율" 그리고 "운전이 쉬운 차"로 다가선 덕분이다. 국내에서도 절대적인 판매대수는 국산 하이브리드카에 뒤지지만 하이브리드카를 상징하는 제품으로는 손색이 없다. 


 국내 판매가격은 트림에 따라 3,130만~4,120만 원이다. 그러나 가격 이상의 혜택이 많다. 대표적인 게 하이브리드 세제지원(최대 140만 원)이다. 또 구입 이후에는 환경개선금 영구면제, 수도권 공영주차장요금 최대 50% 할인, 지하철 환승주차장 이용 시 주차비 최대 80% 감면 등의 이점을 누릴 수 있다. 

오키나와=박진우 기자 kuhir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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