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재미난 어른들의 장난감, 3세대 미니 쿠퍼

입력 2014년04월11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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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형 미니가 지난 10일 국내 상륙했다. 기존 얼굴 그대로 몸집이 조금 커졌고, 성질이 다소 얌전해졌다. 세대를 거치면서 성숙해졌다는 표현이 어울릴 것 같다. 하지만 미니 특유의 장난기는 그대로다. 여전히 미니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엔도르핀이 솟아나는 느낌이다. 3세대 미니 쿠퍼를 시승했다.


 ▲디자인
 미니는 여전히 작다. 길이 3,821㎜, 너비 1,727㎜, 높이 1,414㎜, 휠베이스 2,495㎜다. 하지만 기존보다 98㎜ 길어지고, 44㎜ 넓어졌으며 7㎜ 높아졌다. 실내 공간을 좌우하는 휠베이스도 28㎜ 늘었다. 운전석보다 뒷좌석에 앉으면 차이가 확연히 느껴진다.  




 겉모습은 이전 세대와 크게 다르지 않다. 차체 라인과 동그라미를 모티브로 한 디테일 등을 유지했다. 디자인 정체성이 뚜렷한 브랜드이자 동시에 글로벌 소비자에게 인정받았으니 크게 변경해야 할 필요도 없다. 따라서 신형을 360도 회전시켜 보면 곳곳에 약간의 변화만 있을 뿐이다.  


 그 중 가장 눈에 띄는 곳은 앞 범퍼를 포함한 전면부다. 전보다 약간 볼록하게 위로 솟았고 앞으로 튀어나왔다. 이 때문에 전체적인 인상이 두루뭉술해 보인다. 보행자를 위해 최적화한 디자인이라는 게 회사 설명이다. 또한 기존에 둘로 나뉘어져 있던 라디에이터 그릴을 하나로 통합하고 크롬을 둘렀다. 전·후면 램프는 LED를 채용하고 역시 크롬으로 마감했다. 




 실내는 원형의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꽤 많은 곳을 개선했다. 우선 창문 스위치가 센터페시어에서 도어로 이동했다. 센터페시어 상단에 자리 잡았던 동그란 계기판도 스티어링 휠 뒤로 옮겼다. 기존 계기판 자리는 디스플레이 창을 설치해 내비게이션과 각종 커넥티드 시스템을 탑재했다. 스티어링 휠은 3스포크 형식을 유지하면서 디자인을 변경했다. 특히 트렁크 공간은 약 32% 커진 211ℓ다. 뒷좌석 등받이를 세우고 바닥판 높이를 조절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활용할 수 있다.

 ▲성능
 신형 미니는 3기통 1.5ℓ 가솔린 엔진을 탑재해 최고 136마력, 최대 22.4㎏·m의 힘을 발휘한다. 0→100㎞/h 7.8초, 안전최고시속은 210㎞다. 기존 1.6ℓ 엔진에 비해 다운사이징 했지만 전반적인 성능은 오히려 개선됐다. 최고출력은 14마력 증가했고, 0→100㎞/h는 2.6초 빨라졌다. 최고시속은 13㎞/h 빨라졌다. ℓ당 복합 효율도 14.6㎞로 1.9㎞ 향상됐다. 차체가 커졌지만 경량화를 통해 공차중량을 이전 수준으로 유지한 까닭이다. 



 기존과 달리 신형은 열쇠를 꽂을 필요가 없다. 스마트 키로 변경돼서다. 센터페시어 하단에 위치한 스타트 버튼을 누르면 시동이 켜진다. 가솔린 엔진을 탑재한 만큼 소음이나 진동은 양호한 수준이다. 물론 가솔린 세단과 비교하면 곤란하다. 


 엔진이 작아졌다고 만만하게 볼 미니가 아니다. 시동을 건채 브레이크를 밟고 있으면 자꾸만 으르렁 거린다. 어서 달리게 해달라는 외침인 것 같다. 그리곤 가속 페달을 밟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치고나간다. 뛰놀고 싶은 마음을 주체하지 못해 작은 차체로 도로 위를 이리저리 헤집고 다닌다. 최소한 가속 면에서는 운전자가 원하는 모든 것을 그대로 실현한다. 게다가 기존보다 스티어링 휠이 조금 가벼워졌다. 여전히 묵직한 맛은 있지만 조향이 편해졌다는데 점수를 주고 싶다. 코너링의 안정성은 운전의 재미를 더하는 요소다. 



 서스펜션은 한결 부드러워졌다. 노면을 그대로 전달했던 이전 세대와 비교하면 상당한 변화다. 역시나 세단과 비교할 바 아니지만 장거리 운전에도 생각보다 피로가 덜하다. 다소 온화해졌다는 표현이 어울린다. 물론 서는 데도 거침이 없다. 브레이크를 밟으면 "훅"하고 바로 선다.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정말 "원하는 대로" 운전이 가능하다는 생각이다.      
 

 ▲총평
 더욱 막강해진 어른들의 장난감이 돌아왔다. 차체와 성능은 높이고, 가격은 낮춤으로써 대중화를 꾀했다. 하지만 미니스러움은 잊지 않았다. 여전히 사랑스러운 외모와 다부진 내실로 매력을 뽐낸다. 과연 어른들의 지갑을 무장해제 시킬 수 있을까? 가격은 2,990만원부터다.

오아름 기자 or@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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