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아차의 기대주, 3세대 카니발 9인승

입력 2014년07월09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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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아자동차 카니발이 출시 한 달 반만에 판매대수 1만7,000대를 기록하며 하반기 기대주로 우뚝 섰다. 그 동안 K시리즈 부진으로 우울했던 회사 분위기를 한 방에 뒤집을 수 있다는 기대감을 심어주는 이유다. 기아차는 카니발의 인기요인으로 넉넉한 실내공간과 강화된 안전성, 다양한 편의품목을 꼽았다. 구형 대비 단단한 서스펜션에서 비롯되는 주행의 즐거움도 요인으로 들었다. 그러면서 이 모든 걸 경험하기 위해선 "직접 떠나야만 알 수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강원도 정선 일대에서 카니발 9인승 노블레스를 시승했다.


 ▲스타일
 국산 정통 미니밴인 만큼 넉넉한 실내공간을 갖췄다. 2세대에 비해 15㎜ 짧아지고, 40㎜ 낮아졌으나 휠베이스가 40㎜ 길어진 덕분이다. 따라서 외형적으로 좀 더 날렵하되 실내는 한결 여유로워졌다.

 외관은 전후면을 중심으로 개선했다. 앞쪽은 기아차 고유의 DNA가 짙게 묻어난다. 헤드 램프를 날렵하게 빼고 라디에이터 그릴을 시원하게 키웠다. 최근 기아차 디자인 기조를 반영한 부분이다. 안개등과 스키드 플레이트도 새로 디자인했다.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썼다는 느낌이 든다. 후면 역시 리어 램프를 세로형에서 가로형으로 바꿨다.  



 실내의 소재와 디자인도 2세대와 비교해 상당한 수준으로 개선했다. 한눈에 들어오는 마감 소재들의 조합이 자연스럽고, 스티어링 휠과 시프트 레버, 가죽시트 등 손과 몸으로 느낄 수 있는 부분에서 촉감이 만족스럽다. 계기판과 대시보드, 센터페시아에서 센터콘솔로 이어지는 운전석 디자인도 흠잡을 곳이 없다.
 
 7인치 LCD 패널을 적용한 클러스터, 터치스크린 내비게이션 화면, 그 아래로 정렬된 각종 조작버튼은 단조로움을 추구했다. 센터콘솔은 20ℓ 커져 노트북과 태블릿PC 등 대형 기기의 수납이 가능하다. 이 밖에도 수납공간은 곳곳에 마련했다. 센터콘솔 뒤에 2개의 컵홀더를 뒀으며, 2열 도어와 3열 유리창 아래 각종 물건을 넣을 수 있게 했다.


 2, 3열은 독립 시트로 거주성을 높였다. 시트를 앞뒤로 움직일 수 있는 슬라이딩 길이를 늘려 좌석 배열이 자유롭다. 체구에 따라 효율적으로 공간을 나눌 수 있다. 4열은 세계 최초임을 강조하는 싱킹 시트를 적용했다. 3인석으로 구성했으며 아예 숨길 수도 있다. 뒷좌석은 지붕쪽에 각각 공조계를 마련했으며, 듀얼 선루프를 장착했다.

 ▲성능
 새 차는 9인승과 11인승 모두 2.2ℓ 디젤 엔진에 6단 자동변속기를 조합했다. 최고 202마력에 최대 45.0㎏·m의 성능을 발휘하며, ℓ당 복합효율은 11.5㎞다. 9인승에 19인치 타이어 적용 시 복합효율은 11.2㎞/ℓ다.


 시동을 걸고 첫 발을 떼자마자 움직임이 가볍다는 느낌이 가장 먼저 든다. 탑승인원이 2명에 불과해 그럴 수도 있겠지만 힘이 넘쳤다. 동시에 상당히 부드럽다. 11인승의 경우 최고시속 110㎞의 제한이 있지만 9인승은 거뜬히 그 이상을 발휘한다. 다만 엔진회전수가 2,500rpm을 넘어서면 약간 울렁거린다. 더불어 고속에서 아래로 가라앉는 느낌이 부족하다. 스티어링 휠도 한국과 북미 성향에 맞춰 가볍다.  


 소음·진동 기술은 기대 이상으로 발전했다. 시속 80㎞ 이상으로 달려도 조용하다. 소음 방지를 위해 와이퍼 위치를 변경하고 흡차음재를 곳곳에 확대 적용한 덕분이다. 물론 디젤 엔진을 얹은 미니밴임을 감안해 내린 평가여서 고급 세단과의 비교는 어렵다. 시속 100㎞를 넘어서면 풍절음이 들려온다.

 앞바퀴 서스펜션은 스트럿, 뒷바퀴는 멀티링크를 채택했다. 2세대의 경우 뒷부분이 따로 논다는 지적을 많이 받아 특히 보강에 힘썼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실제 승차감도 개선됐다. 코너링을 돌거나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 훨씬 안정감있게 지지한다. 울렁임도 덜하고 나름 단단한 맛이 있다. 


 2~3열 좌석은 좌우 각각 독립시트를 장착해 안락하다. 개방성이나 착좌감도 만족스럽다. 시트를 앞뒤로 조정할 수 있어 공간성도 뛰어나다. 2~3열을 오가는 통로도 불편함이 없다. 다만 3열은 2열보다 살짝 흔들림이 있다. 그럼에도 3열에 팔걸이가 없는 건 다소 불편하다. 안전띠 위치도 다소 높고 가파르다.

 4열 싱킹 시트는 급하게 좌석이 필요하거나 피치 못할 상황에 유용할 듯하다. 다만 상시용으로는 부적합하다. 3석으로 구성했지만 비좁고 앉아 있기가 부자연스럽다. 울렁임도 심한 편이어서 장시간 탑승은 권하지 않는다. 다만 가끔 짧은 거리를 이용할 때 제격이다.  
 

 ▲총평
 기아차의 "하반기 기대주"라는 표현이 아깝지 않은 차다. 9년만에 완전히 바꾼 신차는 괄목할만한 변화를 이뤄냈다. 단지 다인승, 다목적차로 대변되던 미니밴의 의미를 한층 고급스럽게 해석했다는 평가다. 미니밴의 활용범위가 넓어진 까닭이기도 하다. 이 처럼 신형 카니발은 기대 이상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기대 이상"이라는 단어의 중의적 의미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구형보다 진화한 건 맞지만 아직 기술적으로 뛰어넘어야 할 경쟁차들이 많아서다. 

 새 차의 판매가격은 9인승 2,990만~3,630만 원, 11인승 2,720만~3,580만 원이다.

정선=오아름 기자 or@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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