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독일 신사, 아우디 A8 L 60 TFSI 콰트로

입력 2014년09월12일 00시00분
트위터로 보내기카카오톡 네이버 밴드 공유
 플래그십 세단은 각 브랜드의 자존심이자 상징이다. 그만큼 브랜드 이미지에 미치는 영향도 절대적이다. 최고의 기술력을 집약한 탓에 소비자들의 일반적인 평가에서도 호평이 대부분이다. 

 국내 플래그십 세단 시장은 유럽 브랜드, 그 중에서도 독일 3사가 장악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가 절대적 강세다. 뒤를 이어 BMW 7시리즈와 아우디 A8이 경합한다. 이런 시장에 아우디코리아가 신형 A8을 출시하며 플래그십 세단 경쟁 재점화에 나섰다. S클래스의 높은 장벽을 공략하겠다는 의도다. 

 A8의 시작은 1987년 아우디 200이 시초다. 아우디는 벤츠와 BMW의 대형 세단과 경쟁하기 위해 200에 V8 엔진을 적용했다. 이는 "아우디의 8기통 차종"이라는 의미에서 "A8"이라는 명명법이 처음 등장하게 되는 계기가 됐다. 이후 1998년 A8 1세대가 등장했고, 2004년 2세대 이후 2005년부터 대형 싱글프레임 그릴이 채용되며 지금까지 아우디 디자인의 상징으로서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아우디의 신형 A8 L 60 TFSI 콰트로 4시트를 시승했다.

 ▲ 스타일
 A8 L 60 TFSI 콰트로는 길이 5,265㎜, 너비 1,949㎜, 높이 1,471㎜다. 실내공간과 직결되는 휠베이스는 3,122㎜다. A8의 구분법은 길이와 휠베이스가 짧으면 A8이고, 길면 A8 L이다. 일반 A8의 길이와 휠베이스가 각각 5,135㎜ 2,992㎜인 점과 비교해 "L"이 의미하는 바는 130㎜ 더 길다는 뜻. 5미터가 넘는 덩치에서 130㎜의 수치는 결코 적지 않다. 그 만큼의 실내공간 확보로 뒷자리 탑승객이 충분히 다리를 뻗을 수 있으며 편안한 승차가 가능하도록 하는 결정적인 숫자로 다가온다. 

 눈에 띄는 큰 변화는 없지만 아우디의 상징으로 자리 잡은 전면 싱글 프레임 그릴은 여전한 위용을 뽐내며 당당한 전면의 자태는 위압감마저 들 정도다. 범퍼 하단부에는 크롬 트림 적용시켜 전면을 더욱 넓어보이게 했다. 후면은 좌우 테일램프를 이어주는 크롬라인이 고급스러움은 인상을 주며 일체형 범퍼에는 대형 머플러를 좌우 바깥쪽으로 자리시켜 간결한 느낌을 더했다. 측면의 절제미 있는 루프라인과 다소 높은 벨트라인은 플래그십 세단임을 증명하는 요소다.

 신형의 가장 큰 특징이라 할 수 있는 매트릭스 LED 헤드램프는 60TDI와 60TFSI에 기본 적용시켰다. 좌우 각 25개의 독립적인 LED는 마주 오는 상대 차의 눈부심 없이 운전자에게 최대 시야확보를 제공한다. 또한 전방 주행 차를 동시에 8대까지 감지가 가능하며 그에 따라 빛을 피해서 비추는 것도 특징이다. 방향지시등을 켜면 기존의 깜빡거림이 아닌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흐르는 방식이 독특하다. 이는 기존의 R8 리어램프에만 적용한 방식으로 이번 신형 A8에는 전면과 후면에 모두 적용시켰다.

 실내 역시 이전과 크게 다를 바 없다. 가죽의 질감은 뛰어나며 곳곳에 쓰인 우드트림은 플래그십 세단답게 고급스럽다. 좌우로 넓게 포진한 계기판과 4스포크 스티어링 휠이 묵직함을 자아낸다. 대시보드 중앙의 LCD 디스플레이는 밖으로 꺼낼 수도, 안으로 넣을 수도 있다. 공조 시스템과 오디오시스템은 사용자 위주로 구성했다. 대시보드 상단에 자리한 아날로그 시계는 디지털 장비로 무장한 실내에서 또 다른 품위를 주는 부분이다.

 실내 배경 조명은 아이보리, 폴라, 루비폴라 색상으로 변경이 가능해 야간 주행시 상황에 따라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시트의 착좌감도 뛰어나다. 마사지 기능이 있는 시트와 2열에 별도로 마련된 2개의 디스플레이는 VIP를 위해 마련됐다.

 ▲ 성능
 아우디는 올해부터 새로운 명명체계인 "다이나믹 뱃지"를 도입했다. 2.0 TDI, 3.0 TFSI 등 엔진 배기량으로 차명을 구분하는 대신 운전자가 탑승 시 느낄 수 있는 실제적인 가속감을 숫자로 표기하는 방식이다. 가속성능은 엔진 출력, 차체 중량, 공기저항 계수 등의 기술적 요소가 작용해 나타나는 것으로, 소비자가 차의 성능을 종합적이고 직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라는 게 아우디의 설명이다. 즉, A8 L 60 TFSI의 경우, 중력 가속도 1g를 100으로 볼 때 가속 성능이 60에 달하는 고성능 가솔린엔진이라는 뜻이다.

 시승차의 동력계는 V8 4.0ℓ 가솔린 트윈터보차저엔진을 장착 최고 435마력과 최대 61.2㎏·m의 성능을 발휘한다. 8단 팁트로닉 자동변속기와 조합하며 0→100㎞/h 가속성능은 4.6초, 안전제한이 걸린 최고 시속은 210㎞다. 복합효율은 ℓ당 8.6 ㎞를 달성했다.(도심 7.4 ㎞/ℓ, 고속도로 11.0㎞/ℓ) 최고급 프리미엄 세단인 점과 2t이 넘는 무게를 감안한다면 꽤 괜찮은 효율성으로 평가된다.

 운전석에 앉아 엔진 스타트 버튼을 눌렀다. 중저음의 엔진음과 동시에 전면 유리에는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표시된다. 성능에 대한 전체적인 느낌은 플래그십 세단임에도 불구하고 모든 반응이 가볍고 응답성이 빠르다는 점이다. 특히 고속에서의 안정성은 뛰어나고, 스티어링 반응은 즉각적이다. 경쟁차종인 벤츠 S클래스와 또 다른 주행감을 선사한다. 이는 오너드리븐을 위해 충분한 성능임을 자신할 수 있을 정도다.

 일반 주행은 무난하다. 시속 100㎞가까운 속도에서도 풍절음도 거의 없이 정숙하고 안정적이다. 주행 모드를 다이내믹으로 바꾸고, 변속레버를 스포츠(S) 모드로 변경한 후 엑셀레이터에 무게를 실어봤다. 새벽 1시, 차가 거의 없는 임진각을 향하는 자유로에서 최고 시속으로 올리는 것은 무리없는 일이었다. 동시에 승차감이 이전보다 단단해지면서 순발력이 향상됐다. 동일한 답력으로 페달을 밟았을 때 D 모드 대비 속도감도 한층 높아지는 것도 느껴졌다. 대형세단임에도 역동성은 결코 포기하지 않은 아우디의 고집이 묻어나는 부분이었다.

 아우디가 자랑하는 사륜구동 시스템인 "콰트로"는 직선구간과 곡선 구간을 가리지 않고 안정적인 몸놀림을 구현시켰다. 고성능의 중요 덕목 중 하나인 제동 성능 역시 흠잡을 곳이 없다. 시내주행에서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는 서스펜션의 충격흡수력이 뛰어나 별 다른 진동이 없는 수준이다.

 ▲ 총평
 아우디의 기함인 만큼 스타일과 승차감, 성능 등 대부분 항목에서 흠잡을 곳이 없다. 늘 그래왔듯 특유의 차분하고 절제된 외관을 지녔지만 주행성능은 겉과 달리 무겁지 않고 민첩하다. 그렇다고 해서 플래그십 세단의 본연 임무인 승차감과 편의성에서도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신사(gentleman)"란 통상 품행과 예의가 바르며 점잖은 상류층 남자를 지칭한다. 아우디 특유의 절제미와 그 속에서 풍기는 위용은 여러 세대를 거쳤음에도 이번 신형에서도 변함없이 유지 했다. 아우디 슬로건인 "기술을 통한 진보(Vorsprung durch Technik)" 역시 매트릭스 헤드램프와 주행성능 향상으로 오롯이 반영했다. 말 그대로 변함없는 독일 신사의 품격을 느끼기에 충분하다는 얘기다.

 한국수입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누적판매량은 벤츠 S클래스 2,880대, BMW 7시리즈 1,344대, 아우디 A8 881대다. 수년째 이어오는 소비자들의 플래그십 세단 선택공식을 깨기 위해서는 아우디코리아의 분발이 필요해 보인다. 제품력은 결코 뒤지지 않기 때문이다.

 신형 A8의 가격은 A8 50 TDI 콰트로 1억2.670만원부터 최고 트림인 A8 L W12 2억5,310만원까지 형성돼 있다. 시승차인 A8 L 60 TFSI 콰트로 4시트의 가격은 1억7,810만원이다.
 
김성윤 기자 sy.auto@autotimes.co.kr
사진/권윤경 기자 kwon@autotimes.co.kr

▶ [시승]각양각색의 매력, 렉서스 하이브리드 4종
▶ [시승]경쾌한 프리미엄, 벤츠 A200 CDI 나이트
▶ [시승]과감한 세련미, BMW X4 x드라이브
▶ [시승]여유 있는 운전, BMW 428i 컨버터블
▶ [시승]세련된 픽업, 2015 쌍용차 코란도스포츠
▶ [시승]승차감의 지존, 벤츠 뉴 S350 블루텍 롱
▶ [시승]저평가된 플래그십, 기아차 2014년 K9
무통장입금 정보입력
입금할 금액은 입니다. (입금하실 입금자명 + 입금예정일자를 입력하세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