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파일]르노삼성차, 'SM5 도넛'으로 변화 이끌까?

입력 2014년10월07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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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르노삼성자동차와 대한LPG협회가 지난 1일 "도넛형 LPG 연료탱크"의 양산기술 개발완료를 발표했다. 그리고 해당 시스템을 새로 적용한 "SM5 LPLi 도넛"을 언론에 공개했다. 기존 LPG차는 원통형 연료탱크를 트렁크에 그대로 넣는 바람에 늘 부족한 적재 공간이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반면 이번에 개발한 도넛 모양의 LPG 연료탱크는 하단 스페어타이어 공간에 자리해 트렁크를 원래대로 넓게 쓸 수 있는 것이 특징으로, 택시를 비롯한 렌터카, 장애우 단체 등 관련 업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2년의 개발 기간과 총 200억원을 투자한 이번 프로젝트에서 르노삼성이 기대하는 바는 무엇일까? 기자간담회에서 박동훈 르노삼성차 부사장은 "장애우들이 주로 이용하는 LPG차 트렁크에 휠체어를 실을 수 없다는 점이 항상 마음에 걸렸다"며 "소비자 입장을 최우선해 공익의 목적으로 개발에 임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0년 전 전성기를 누린 1세대 "SM5 택시"의 초심을 가지고 시장공략에 임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르노삼성측은 "SM5 LPLi 도넛"의 구체적인 출시 일정과 가격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관련업계는 내년 초로 예상하고 있다. 더불어 르노삼성은 크게 3가지를 기대할 것으로 해석된다.
 

 먼저 침체된 국내 LPG 산업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지 여부다. 전체 LPG 시장에서 운송용 비중이 절반에 육박하지만 최근 수입 디젤차 인기로 RV용 LPG차 수요가 줄어들고 있어서다. 때문에 LPG협회와 E1, SK가스 등은 "도넛 탱크"에 거는 기대가 남다를 수 밖에 없다. LPG 수입사가 르노삼성에 물심양면 지원을 약속한 까닭이다. 

 두 번째는 과거 르노삼성이 SM5 택시로 누렸던 영광 재현 여부다. 현재 연간 4만5,000~5만대 수준의 국내 택시시장은 현대기아차가 90% 이상의 절대 점유율을 차지하는 중이다. 게다가 현대차는 최근 LF쏘나타 택시를 출시해 점유율을 더욱 견고히 했고, 한국토요타 또한 하이브리드 차종인 프리우스 택시를 국내 시장에 내세우며 첫 수입차 택시의 관심을 끄는 중이다. 따라서 택시 시장의 2% 점유율을 가진 르노삼성 입장에선 "SM5 도넛" 택시로 반등의 기회를 노릴 가능성이 적지 않다. 

 마지막으로 이른바 "박동훈 효과"의 연장선 여부다. 지난해 8월 박동훈 부사장을 영입한 르노삼성차는 올 상반기 판매량이 전년대비 두 배 넘게 급증하는 등 회복세에 들어섰다. 폭스바겐코리아 CEO 출신인 박 부사장은 수입차 판매방식을 국내 완성차 업계에 최초로 도입하는 등 판매망 확보에 전력을 기울이며 그 효과를 톡톡히 내고 있다. 특히 최근 시판한 "SM7 노바" 출시 행사 등 주요 자리에 박 부사장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이번 "SM5 도넛" 또한 그의 시험 무대가 아닐 수 없는 만큼 역할과 영향력에 시선이 집중된다.


 그러나 모든 결과 충족을 위해선 기본적으로 제품자체의 시장성이 바탕이 돼야 한다. 여기에는 몇 가지 우려섞인 의견이 있다. 먼저 트렁크 적재공간을 해소한 만큼 줄어든 연료용량(기존 85ℓ→75ℓ)이다. 장애우나 렌터카를 이용하는 이들의 입장에선 부족했던 적재 공간 문제의 해소가 반갑지만 하루 평균 200㎞ 이상을 주행하는 택시는 줄어든 용량이 부담될 수 있다. 이에 대해 르노삼성측은 탱크 경량화로 10% 가량 효율이 좋아진 만큼 충분히 상쇄되고도 남는다는 설명을 내놓고 있다. 

 두 번째는 LPG 탱크 위치의 충돌 안전 여부다. 기존보다 뒷부분에 더 가까워져 후방 충돌에 영향을 받을 수 있어서다. 이를 대비해 르노삼성은 탱크 재질을 보강했다. 경도는 20%, 두께도 15% 늘려 후방충돌 테스트에서 안전성을 확보했다고 주장한다.


 그럼에도 도넛형 탱크는 대세가 아닐 수 없다. 유럽에서는 이미 10년 전에 도넛형 연료탱크를 도입, 상용화에 성공했다. 비록 10년이 늦어졌고 상품성 등 몇몇 우려 사항이 있지만 국내 완성차 업계에서 최초로 시도됐다는 점과 장애우를 배려한 "공공의 목적"을 두고 개발에 임했다는 점만 보더라도 르노삼성차의 이번 시도는 높이 평가할 수밖에 없는 셈이다. 

김성윤 기자 sy.aut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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