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융합과 개성 담긴 CUV, 닛산 쥬크

입력 2014년10월13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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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자인은 자동차 첫 인상과 성격을 결정짓는 중요 요소다. 단순한 생김새 이상으로 소비자 성향, 개성, 흐름을 나타내는 까닭이다. "융합"의 흐름 역시 자동차 디자인을 피해가지 않았다. SUV는 세단을 닮아가고 세단은 쿠페를 닮아간다.

 이런 추세는 뜻밖의 장소에서도 볼 수 있었다. 영국 런던에 위치한 닛산 유럽 디자인 센터는 파격적인 형태의 쥬크를 만들어냈다. 전통을 중요시하는 영국에서 의외의 탄생이다. 2009년 제네바모터쇼에서 공개한 컨셉트카 카자나 디자인을 대부분 채용했으며 박스카 원형으로 꼽히는 큐브보다 강한 개성으로 2010년 출시됐다. 융합과 개성으로 무장한 쥬크를 만났다.

 ▲디자인
 외관은 볼륨감이 상당하다. SUV와 쿠페가 결합한 크로스오버 타입으로 전측후면 어디에서 봐도 풍만하며 다부지다. 뒤로 갈수록 낮아지는 지붕선은 쿠페의 것과 유사하다. 크기는 전장 4,135㎜, 전폭 1,765㎜, 전고 1,570㎜, 휠베이스 2,530㎜로 소형 SUV 크기다. 전면부는 쐐기형과 원형으로 나뉜 헤드램프가 다소 낯설지만 금방 눈에 익는다. 형태는 다르지만 최근 지프 체로키 등의 SUV에서도 유사한 구성의 헤드램프를 볼 수 있다. 그릴은 "U"자 형태의 크롬을 둘러 닛산 기조를 반영했다.

 곡선 위주 차체에 사각형 틀을 적용한 측면 창은 차체에 비해 작아 보여 스포티하다. 뒷좌석 도어 손잡이를 C필러 부근에 숨긴 점도 한 몫 한다. "L"자형 리어램프는 쿠페 370Z와 비슷한 형태의 다른 구성으로, 헤드램프와 함께 주간주행등 및 LED가 쓰이지 않은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머플러는 한 쪽만 노출된 싱글 타입으로 마감했다.

 실내는 외관과 함께 풍부한 양감으로 둘러져 실제 탑승자 공간은 크지 않다. 뒷좌석 헤드룸의 경우 쿠페형 지붕 때문에 일반 세단의 높이다. 트렁크 역시 골프백 2개 정도가 들어갈 뿐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뒷좌석에 접이 기능을 지원한다.

 센터페시어, 센터 터널을 비롯한 면적이 넓은 부분엔 고광택 소재를 활용해 시선을 중앙에 집중했다. 센터페시어는 송풍구, 모니터, 에어컨 등을 하나의 타원에 묶었다. 내비게이션, 오디오, 비디오, DMB 등의 인포테인먼트는 모니터에 통합했다. 하단은 에어컨과 주행모드(D-모드)를 설정할 수 있는데, 일반적으로 버튼에 조명만 들어오는 형태를 갖지만 그래픽 처리를 통해 설정에 따라 글귀가 달라진다. 계기판 형태도 인상적이다. 상단의 커버는 계기판을 덮는 커버같이 생겨 보는 즐거움을 준다. 센터 콘솔 및 팔걸이는 마련되지 않아 착좌 시 다소 어색할 수도 있다. 선루프는 틸트와 슬라이딩을 지원하는 일반형이다.

 ▲성능 및 승차감
 엔진은 4기통 1.6ℓ 직분사 터보를 탑재해 최고 190마력, 최대 24.5㎏·m을 발휘한다. 직분사 터보 특유의 두터운 배기음은 차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가속력이 뛰어나진 않지만 고속 영역까지 여유있게 밀어준다. 변속기는 닛산의 전매특허인 엑스트로닉 무단변속기를 조합했다. 운전 재미를 위해 스포츠모드에 약간의 변속 충격을 삽입한 점은 신선하다. 고강성 차체 기반의 고속 주행 안정성도 생각보다 우수하다.

 주행 모드는 일반, 스포트, 에코 세 가지를 제공한다, 엔진, 변속 시점, 서스펜션 감쇄력, 스티어링 정도를 각각 다르게 설정할 수 있다.

 승차감은 딱딱하면서도 충격을 잘 걸러 유럽차 성향을 보인다. 전략이 통했는지 실제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에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급선회 시 비교적 높은 무게중심의 한계를 보이지만 역동적이다. 소음 및 진동 억제는 플라스틱 실내 마감과 함께 소형차 수준을 보인다.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효율은 복합 12.1㎞/ℓ, 도심 11.2㎞/ℓ, 고속도로 13.3㎞/ℓ으로 우수한 편은 아니다.

 가격은 S 2,690만원, SV 2,890만원, 미드나잇 에디션 3,010만원이다.

 ▲총평
 못생겼다기보다 개성이 충만한 CUV라 할 만하다. 닛산 유럽 디자인센터가 빚어낸 디자인은 활력이 넘친다. 반면 디젤 엔진 부재는 다소 아쉽다. 차종을 불문하고 수입차 베스트셀러 대부분이 고효율 디젤 엔진을 장착했다. 엔트리카로서 경쟁력이 떨어진 이유 중 하나다. 디자인은 흐름을 앞서가는데 동력계 다변화가 따라주지 않았다. 물론 이 부분은 1.6ℓ 디젤엔진이 탑재된 캐시카이가 커버한다.

 보는 재미와 함께 의외의 운전 재미는 반전 매력으로 꼽을 수 있다. 닛산이 GT-R에 탑재한 V6 3.8ℓ 트윈 터보엔진을 얹은 고성능 버전 쥬크-R을 따로 만든 데는 분명 이유가 있다. 닛산이 추구하는 역동 드라이빙의 끝은 없으니 말이다. 

구기성 기자 kksstudi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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