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방미인(八方美人), 모든 방면에 뛰어난 사람을 뜻한다. 메르세데스-벤츠의 다목적차 유니목의 다른 이름이기도 하다. 비록 생긴 것은 투박하지만 적재, 운송 능력이 뛰어난 동시에 특수 장비를 결합하면 무궁무진한 활용이 가능하다. 그야말로 팔방미인이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은 차다.
실제 유니목은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 중이다. 잡초를 정리하고, 터널을 세척하며, 쌓인 눈을 제거하는데 활용된다. 또한 강력한 오프로드 성능을 바탕으로 산사태, 홍수 재난구조에도 나선다. 공항에서는 비행기를 견인하고, 주기장을 정리한다. 이 정도면 활용 불가능한 분야를 찾는 것이 빠를 정도다. 유니목을 강원도 평창 용평리조트에 시연회 자리에서 만났다.
유니목은 "다용도로 쓸 수 있는 엔진을 얹은 장비"를 뜻하는 독일어 "Universal-Motor-Gerӓt"의 머릿 글자에서 유래했다. 역사는 무려 60년을 거슬러 올라간다. 활용 범위는 어떤 장비를 장착하느냐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장비는 벤츠가 직접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서드파티가 만들어 낸다. 이 중 벤츠의 인증을 받은 장비도 있고, 그렇지 않은 장비도 있다. 인증 장비는 벤츠 보증 제도 혜택을 누리지만 비인증 장비의 경우 보증을 받을 수 없다.
유니목의 가장 큰 장점은 장비 장착을 위해 별도 개조가 필요하지 않다는 점이다. 가령 리프트 장비를 이용하고 싶다면 유니목 전면에 위치한 8개의 유압 라인과 PTO(Power Takeoff)에 간단히 연결해 장비에 필요한 동력을 얻을 수 있다. 장비는 필요에 따라 전면과 차축 사이, 후면에 부착한다.
우리나라에서 유니목은 제설용차로 명성이 높다. 실제 눈이 많이 오는 지역인 강원도에서 활용빈도가 높다. 지난해 내렸던 큰 눈은 유니목의 진가를 발휘하는 기회가 됐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경남 거제도는 터널 청소 용도로 활용하는 유니목이 있다. 2014년 10월 현재 우리나라에 인도된 유니목은 총 557대로, 정부산하기관과 지방자치단체 266대, 공사/공단 118대, 철도청 등 인프라 사업분야 77대, 군 관련단체 34대, 리조트 또는 사기업에서 62대가 활약 중이다. 최근에는 공군에도 6대가 인도됐다. 아직 일반인에게 판매된 사례는 거의 없다. 기본 가격만 3억원 중반에 특수장비를 더하면 5억원까지 오르기 때문이다.
유니목에 적용된 기계식 상시 4륜구동 시스템은 동절기에 뛰어난 견인력과 조향 안정성을 제공한다. 기본적으로 후륜구동이지만 험로를 맞닥뜨렸을 경우 디퍼런셜 락을 통해 4륜구동으로 움직인다. 엔진은 177마력에서 286마력까지 다양하게 마련됐다. 변속기는 전진 24단, 후진 22단을 지원한다. 최고 시속은 90㎞다.
국내 판매 제품은 U400(177마력/238마력 2종)과 286마력의 U500(850Nm/1120Nm 2종)이 준비됐지만 90% 이상이 U500이다. 주문 제작으로 이뤄지며, 외장색 등도 모두 주문자가 설정 가능하다. 특수 장비는 주문 시에 별도로 요청, 다임러트럭코리아가 구매를 대행한다.
어떤 조건에서도 적절한 타이어 압력이 유지된다는 것은 장점으로 꼽힌다. 예를 들어 부드러운 노면에선 타이어 압력이 줄어 접지 면적을 늘리고, 팽창식 코일 스프링과 다단식 텔레스코픽 쇽 업소버로 적재량에 상관없이 편안한 승차감을 제공한다. 노면 충격이 계속되는 오프로드라면 유연한 차축 관전 조절 성능으로 네 바퀴에 적절한 접지 상태가 유지된다.
후륜 타이어는 기존 트럭과 다르게 싱글 타이어를 장비한다. 앞바퀴가 다져놓은 길을 그대로 주행할 수 있는 것. 이는 구름저항을 감소시키고, 견인력을 높인다. 포털 액슬은 매우 높은 최저 지상고를 구현, 오프로드 주파 능력을 확보했다. 또한 액슬 스티어링은 좌우 롤링을 방지하는 안티 롤 바가 장착돼 안정된 핸들링을 선보인다.
내년에는 오프로드 전용 제품군인 UHN 계열의 U5000을 출시한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이에 앞서 먼저 선보이는 시간을 가졌다. 영하 18도에서 엔진 시동이 가능하고, 차축 스프링이 30도까지 휘어져 오프로드 주행 성능이 탁월하다. 실제 옆자리서 시승할 기회가 있었는데, 기울기 70-80%의 경사를 매우 안정되게 통과했다. 승차감 또한 나쁘지 않았다.
U5000에는 218마력을 내는 직렬4기통 4,801㏄ 디젤 직분사 엔진을 장착했다. 활용 가능한 분야는 군용, 재난 구조, 산불 진압 등이다. 현재 이라크에 파병 중인 자이툰 부대에서 9대가 활약하고 있다.
이와 관련 다임러트럭코리아 박현주 세일즈&마케팅 이사는 "일반 트럭이나 특수장비를 갖춘 차가 접근하지 못하는 곳이라도 기꺼이 투입돼 임무를 완수하는 차가 유니목"이라며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이 가능하지만 아직 우리나라에선 제설차 용도가 주를 이룬다는 점이 아쉬운 부분"이라고 전했다. 이어 "어디든 갈 수 있고,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유니목의 장점을 지속적으로 국내에 소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평창=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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