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도심형 SUV의 재정립, 닛산 캐시카이 1.6ℓ 디젤

입력 2014년11월13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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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닛산의 야심작 캐시카이가 한국땅을 밟았다. 닛산차이지만 영국에서 생산한다. 1세대 출시 이후 누적판매만 200만 대 이상으로, 절찬리에 판매되고 있다. 한국에는 1.6ℓ 디젤 엔진과 CVT 무단변속기를 얹어 출시했다. 고효율을 중시하는 소비자 성향을 적극 수용한 것. 덕분에 캐시카이는 사전계약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모았다. 

 주목할 부분은 디젤 엔진과 CVT의 조합이다. 과거 CVT는 일반 변속기에 비해 내구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았지만 캐시카이에 적용한 CVT는 고출력 디젤 엔진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도록 기술적 완성도를 높였다. 내구성을 높이기 위해 체인벨트를 장착하고 기어비를 확장해 마찰저항을 줄이는 동시에 가속성능을 끌어올린 것. 이를 통해 연료효율은 10% 개선했다.

 ▲스타일
 우리나라에는 처음 선보이는 차이지만 유럽에서는 2세대를 맞은 검증된 제품이다. 7년만에 완전변경했는데 역동적인 SUV의 조건을 충실하게 갖췄다. 

 앞모양은 일체형 라디에이터 그릴과 헤드 램프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플랫폼을 공유하는 신형 로그와 비슷한 인상이다. 주간주행등은 달릴 때 날렵한 눈매를 더욱 또렷하게 만든다. 공기흡입구와 안개등은 기능적인 부분과 자연스러운 조화를 이룬다. 어느 한 부분이 따로 놀지 않고 각자의 위치에서 안정적인 인상을 풍긴다. 

 옆에서 보면 차체가 상당히 길다. 이상적인 비율을 유지하고 있는 덕분이란 게 회사 설명이다. 실제 캐시카이의 휠베이스는 2,645㎜로, 경쟁차와 비교해 긴 편이다. 지붕선은 시원스럽게 뻗어 있다. C필러에서 옆면 유리창을 만나 폭포수처럼 떨어진다. 

 뒷면은 수평 디자인을 반영해 안정감을 살렸다. 크게 자리잡은 리어 스포일러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아래로 널찍한 유리창이 자리하고, 측면까지 길게 뻗은 리어 램프가 좌우 비율을 맞춘다. 전반적으로 옆과 뒤는 다부지고 세련된 모양이다. 유려하면서도 곳곳에 직선의 미가 살아 있다.

 실내는 닛산차의 분위기를 이어갔다. 각종 기능을 담은 부품들이 수없이 많은데도 부담스럽지 않다. 센터페시아는 공조계가 중심을 잡고, 아래로 각종 오디오와 조절버튼이 균형을 맞췄다. 스티어링 휠과 시트, 센터콘솔 등의 소재를 통일하고 일부 광택소재를 사용해 차분하게 처리했다. 주행중 운전자가 오래 머무는 곳이 실내라는 점을 간과하지 않은 것. 

 계기판은 엔진회전계와 속도계, 주행정보창으로 구성했다. 이 중 주행정보창에는 실시간 연료효율과 타이어 공기압 정보, 섀시 컨트롤 개입 여부를 표시한다. 섀시 컨트롤은 주행의 재미와 안전을 위해 차체를 제어하는 시스템으로, 캐시카이의 "킬러 컨텐츠"이기도 하다. 

 ▲성능
 구동은 앞바퀴굴림 방식이다. 최고 131마력, 최대 32.6㎏·m의 힘을 발휘하며, 복합 효율은 ℓ당 15.3㎞다. 

 디젤 엔진의 장점이 초기 반응에서 터져 나온다. 가속 페달을 밟은 직후 마음껏 뽐내는 가속성능이 인상적이다. 중·저속의 풍부한 가속감은 국내 소비자의 구미에 딱 맞다. 

 캐시카이의 진가는 코너링에서 나타난다. 섀시 컨트롤 덕분에 SUV임에도 곡선주로에서 민첩하고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한 것. 섀시 컨트롤은 액티브 트레이스 컨트롤과 라이드 컨트롤, 엔진 브레이크 등 세 가지 기술이 핵심이다. 이 중 트레이스 컨트롤과 엔진 브레이크는 차체자세제어장치와 비슷한 기능을 한다. 개입은 매우 적극적이다. 극한 주행뿐 아니라 일반 주행에서도 차의 안전을 담보한다. 연속 코너나 헤어핀 구간에서는 그 능력이 극대화된다. 

 액티브 라이드 컨트롤은 섀시 컨트롤의 백미다. 특히 직진주행에서 단단함을 내비친다. 운동방향과 수직으로 형성되는 가속도를 예측, 상하 흔들림을 잡아서다. 요철 충격이 크게 전달되지 않는 이유다. 특히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 구렁이 담 넘어가듯 부드럽게 움직인다. 차체 강성이 뛰어난 점도 장점이다. 

 차체 균형이 뛰어나 승차감도 좋다. 하체가 단단해 감각이 거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마치 요조숙녀처럼 앙칼지지만 부드러움을 내포하고 있다. 제동능력도 수준급이다. 의도한대로 확실히 선다. 부드럽게 멈추고 싶으면 부드럽게, 급하게 멈추고 싶으면 급하게 차를 세운다.

 캐시카이는 기본적으로 달리고 서는 것 외에도 갖가지 즐거움을 선사한다. 실내공간이 넓어 거주성이 좋다는 점은 덤으로 느낄 정도다. 우선 자동차 주변을 360도로 확인할 수 있는 어라운드 뷰 모니터와 파크 어시스트를 결합했다. 초보운전자에게 반가운 기능이다. 실제 이용해 보니 직각주차와 평행주차가 매우 쉽다. 운전자와 보행자 안전을 책임지는 차선이탈경고 시스템이나 사각지대경고 시스템, 이동물체감지 시스템 등도 갖췄다.

 ▲총평
 한국닛산이 캐시카이 판매가격을 3,050만~3,790만 원으로 정한 건 파격으로 느껴진다. 캐시카이에 얼마나 기대하고 있는 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실제 한국닛산은 알티마와 함께 캐시카이를 주력차종으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최근 수입차 흐름이 유럽으로 흐르는 가운데 캐시카이는 국내 소비자 정서를 적극 품었다. 가속성능과 연료효율, 두 가지 모두를 놓치지 않은 것. 유럽을 휩쓴 캐시카이가 국내에선 어떤 평가를 받을 지 업계 관심이 높은 이유다.  

오아름 기자 or@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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