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겸손한 고성능, 폭스바겐 골프 GTD

입력 2014년11월17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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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스바겐 7세대 골프가 지난 10월 수입 베스트셀링카 1위에 선정됐다. 골프처럼 꾸준한 판매성적과 균형있는 제품 라인업을 구축한 차종은 흔치 않다. 1.4ℓ 가솔린부터 주력인 2.0ℓ 디젤, 고성능인 GTI와 GTD까지 제품군이 구축돼 있다. 특히 고성능 듀오인 GTI와 GTD는 골프 라인업의 가치를 높이는데 크게 일조한 모델로 꼽힌다. 그중 디젤 제품인 GTD는 구현하기 쉽지 않다는 성능과 효율, 두 가지를 만족시키는 제품으로 지난 1982년 첫 선을 보인 이후 30년간 마니아들의 꾸준한 선택을 받았다. 골프GTD를 시승했다.
 
 ▲스타일
 새로운 GTD는 길이 4,255㎜, 너비 1,800㎜, 높이 1,450㎜, 휠베이스 2,640㎜다. 이전 세대보다 55㎜길어지고 15㎜ 넓어졌으며 자세는 30㎜ 낮췄다. 휠베이스는 62㎜ 늘어 공간역시 더 확보했다. 폭스바겐 차세대 생산전략인 MQB(가로배치 엔진 전용모듈 매트릭스)플랫폼을 통해 이전 대비 무게를 55㎏나 줄였다. 체격은 당당해졌지만 체중 조절로 더욱 운동선수다운 모습을 갖춘 것이다.

 늘 그래왔듯 외관은 일반 골프와 큰 차이점이 없다. 고성능이라고 티를 과하게 내지 않았다. 마치 실력은 출중하지만 겸손한 엘리트같다.

 GTI와 공통적으로 적용한 고유의 토네이도 라인과 전면 허니컴 라디에이터 그릴은 이전 세대와 마찬가지로 외적 특징이다. 3개의 블랙 에어로 다이내믹 슬랫은 정면에서 보면 마치 수염을 연상시킨다. 블랙 스플리터와 안개등도 새로이 다듬어 심플함을 더했다. 헤드램프와 그릴을 관통하는 그레이 & 크롬 스트립은 일반 골프와 구분 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다. GTI는 이 부분을 레드 & 크롬으로 처리해 GTD와 차별을 뒀다. 이름표와 같은 GTD 뱃지는 전면과 후면 외에 프론트 사이드 패널에 부착해 자신이 일반 골프가 아님을 말해준다.

 후면의 경우 틴트 처리한 다크 LED 리어 라이트와 크롬 처리한 듀얼 배기 파이프, 루프 스포일러 등이 스포츠 정체성을 더해준다. 측면 역시 튀지 않지만 군더더기 없이 떨어지는 라인은 결코 가벼워 보이지 않는다.

 실내 분위기는 외관에 이어 일관성이 있다. 티타늄 블랙 색상의 비엔나 가죽 스포츠 시트는 버킷 형태로 GTD 이미지와 잘 어울리며 착좌감 역시 크게 빠지지 않는다. 3 스포크 D컷 가죽 스티어링 휠은 메탈과 블랙 트림으로 꾸며 보는 즐거움과 쥐는 즐거움을 동시에 제공한다. 시트와 스티어링 휠, 기어를 감싼 가죽은 화이트 스티치로 포인트를 가미했다.

 계기반은 요란하지 않으며, 8인치 멀티컬러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도 복잡하지 않고 직관적이다. 변속기 옆에 위치한 "스톱 앤 고" 역시 GTI와 차이점으로 GTD가 효율을 중시한다는 점을 말해주고 있다. 뒷자리에 앉아보니 이전 세대보다 길어진 차체와 휠베이스는 체감할 수 있을 만큼의 수치로 다가왔다.

 ▲성능
 모든 부분에 있어 이전보다 진보한 성능을 구현시켰다. 심장은 차세대 4기통 2.0ℓ TDI를 장착, 최고 184마력과 38.7㎏m의 성능을 발휘한다. 기존보다 각각 14마력, 3㎏·m 높아진 수치다. 듀얼 클러치 방식의 6단 DSG 변속기와 조합해 0→100㎞/h 가속성능은 7.5초, 최고시속은 228㎞다. 폭스바겐의 친환경 기술인 블루모션 테크놀로지를 GTD 최초로 접목시켜 효율은 복합기준으로 ℓ당 16.1㎞를 달성, 비교적 우수한 수치를 확보했다.

 숫자로 다가오는 성능의 격차는 일반 골프인 2.0ℓ TDI와 그리 크지 않다. 하지만 GTD의 달리기 실력은 직접 경험해 봐야 그 묘미를 느낄 수 있다.

 이전보다 낮은 엔진회전 영역에서 발휘되는 최대토크로 초반 가속성능은 매우 뛰어나다. 전방위적로 발산되는 디젤 특유의 구동력을 마음껏 실감할 수 있다. 직선과 코너 가릴 것 없이 거침없는 주행에도 안정감 있는 몸놀림을 구현한다. 이는 골프 특유의 단단하지만 유연한 섀시 때문이다. 이러한 기본기가 바탕이 돼 골프의 상품성은 늘 높은 평가를 받는다.

 주행모드는 에코와 스포트, 노멀, 인디비주얼 등 4가지를 지원한다. 세팅과 운전능력에 따라 일반도로에서 충분히 서킷 주행감을 느낄 수 있다.

 개인적으로 GTD의 가장 맘에 드는 부분은 스티어링 휠의 반응이다. 빠르고 즉각적이며 의도한 바로 차체를 요리조리 움직인다. 이는 프로그레시브 스티어링 시스템과 전자식 디퍼런셜 록 XDS 플러스 덕분이다. 특히 프로그레시브 스티어링 시스템은 이전 대비 회전 반경을 약 22% 줄여 약간의 조향으로도 운전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쉽게 조종이 가능하다. 

 제동력 역시 빼놓을 수 없다. 빠른 응답성과 적은 답력으로도 안정적으로 차를 세우는 부분은 다소 거친 운전자에게도 신뢰감을 심어주는 요소다.

 ▲총평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10월까지 누적판매량은 골프 GTD 327대, GTI 175대다. 고성능을 추구하면서도 효율까지 고려한  소비자의 선택은 GTD로 모아진 셈이다.

 폭스바겐코리아는 현 골프 중 최고 성능인 골프R의 국내 도입을 적극 검토중이다. 게다가 독일 본사에선 최고 420마력 성능의 골프 플래그십으로 자리매김 할 R400의 양산을 결정해 내년 중 선보일 예정이다. 이처럼 골프 제품군의 확장은 소비자들에게 있어 반가운 소식이 아닐수 없다. 그렇다고 GTD의 입지가 좁아질 것 같지는 않다. 늘 그래왔듯 튀지 않지만 그 속에서도 빼어난 실력, 기본에 충실한 모습, 효율성은 다양한 제품군 중에서도 외면 받지 않을 요소이기 때문이다. 골프 GTD의 판매가격은 4,240만원이다.

시승/김성윤 기자 sy.auto@autotimes.co.kr
사진/권윤경 기자 kwon@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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