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상하이와 함께 중국 3대 모터쇼로 부상한 광저우모터쇼가 지난 20일 언론공개일을 시작으로 열리고 있다. 이번 모터쇼 역시 각 사의 세계 최대 시장을 향한 끊임없는 구애가 계속됐다.
이 중 메르세데스-벤츠는 광저우에서 마이바흐 부활을 알렸다. S클래스 최고급 트림으로 마이바흐를 넣은 것. 직접 운전을 하지 않는 쇼퍼드리븐을 위한 뒷좌석 공간과 각종 편의장치, S600을 뛰어넘는 성능을 갖춘 게 특징이다. 높은 구매력의 중국 상류층을 겨냥한 차로, 중국 현지에서 관심이 대단했다.
그러나 이런 반응과 달리 중국 내 애널리스트들은 10여 년간 지속돼온 중국 고급차 시장 성장의 둔화 조짐을 경고했다. 이는 2년 전 시진핑 국가 주석이 했던 과소비를 단속하겠다는 발언과 무관치 않다. 이후 중국 소비자 취향은 "고급"에서 "실속"으로 이동하는 중이다. 때문에 중국 고급차 판매는 지난 10년간 연평균 30% 성장에서 2018년 5%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래서 현재 중국에 진출했거나 걸음을 내딛으려는 고급차 회사는 현지생산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비용 절감과 수요 둔화에 따른 가격 하락 충격을 대비하기 위해서다. 성공을 담보하기 위해선 중국 내부로 들어와야 한다는 것. 현지생산은 시장 변화에 신속 대응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또한 중국의 높은 수입 관세를 피할 수 있어 공격적이고, 경쟁력 있는 가격 결정이 가능하다.
랜드로버 이보크가 대표적이다. 실제 재규어랜드로버가 지난달 체리자동차와 합작으로 건립한 중국 공장에서 생산을 시작했다. 판매는 광저우모터쇼를 기점으로 시작된다. 가격은 중국 수입품과 비교해 약 40만 위안(한화 약 7,250만원) 내려갈 전망이다. 현지 생산의 장점이 가격에서 드러나는 셈이다.
이와 관련, 재규어랜드로버의 CEO 랄프 스페스는 지난달 중국 공장 완공식에 참석해 "우리는 양과 질 모두 성장을 도모할 것"이라며 "단순 판매 대수 경쟁은 무의미하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번 중국 생산 이보크을 두고 현지 언론은 "판매대수를 굉장히 신경 쓴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중국 경기 둔화가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중국 고급차 시장은 여전히 매력적이라는 시각도 분명하다. 그러나 주력 차종 설정에 있어 점차 "작은 차"를 선호한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경쟁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브랜드 이미지를 높일 수 있어서다.
실례로 포드는 지난 9월부터 고급차 브랜드 링컨의 중국 상륙을 천명, 본격적인 경쟁에 뛰어들었다. 선봉은 광저우에서 화려하게 소개한 컴팩트 SUV MKC다. GM이나 닛산은 각각 캐딜락 ATS와 인피니티 Q50 롱 휠베이스 버전을 모터쇼에 내놨다. 두 차는 현지 생산 공장을 이용해 제작되는 중국전용 제품이다. 폭스바겐 또한 내년부터 중국에서 고급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중국 현지 언론은 "머지않아 소형 롤스로이스, 소형 벤틀리를 중국에서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며 "마세라티 역시 중국을 겨냥한 작은 차를 선보일 것"이라고 전했다.
광저우=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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