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 독일 자동차 제조업체 BMW가 영국 런던에서 차량 공동 이용 사업을 시작한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일 보도했다.
BMW는 오는 4일 자동차를 쓴 만큼 돈을 내는 차량 공동 이용 서비스 "드라이브나우"(DriveNow)를 런던에서도 시작할 예정이다. "드라이브나우"는 지난 2012년 BMW가 독일 베를린에서 렌터카 회사 식스트와 합작해 창업한 차량 공동 이용 서비스다. 독일에서만 36만명이 이용할 만큼 자리를 잡았고 오스트리아 빈,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이어 이번에 런던까지 진출하게 됐다. BMW는 독일을 뺀 유럽 국가에서 15개 도시, 북아메리카 10개 도시에서 이 사업을 벌인다는 계획이다.
런던에는 "집카"(Zipcar)를 비롯한 차량 공동 이용 서비스 업체가 이미 성업 중이다. 하지만 집카 등은 빌린 차를 반드시 빌린 곳에 가져다 놔야 하지만 "드라이브나우"는 이용자가 가까운 공영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면 된다. 가입비를 내고 회원이 되면 BMW 미니와 BMW 전기차 i3를 분 단위로 빌릴 수 있다. 요금은 스마트폰이나 은행 카드로 내면 된다. 보험료나 주차료 등은 따로 내지 않아도 된다.
차량 공동 이용 사업은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크다. 컨설팅 업체 프로스트앤드설리번은 현재 1만7천여명인 차량 공동 이용 회원이 2020년께 80만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기존 렌터카와 달리 자동차를 쉽게 빌리거나 반납할 수 있으며 요금은 사용한 시간만큼만 내는 차량 공동 이용 사업은 완성차 업계에 위협이 되기도 한다.
컨설팅 업체 알릭스파트너스는 차량 공동 이용 자동차 1대가 자동차 32대의 판매 감소를 이끈다는 분석을 내놨다. 앞으로 10년 동안 차량 공동 이용 사업이 5% 성장하면 미국 자동차 시장 규모는 절반으로 줄어든다는 예측도 나왔다.
BMW가 런던에서 차량 공동 이용 사업을 시작하면서 BMW의 전통적인 경쟁업체 벤츠의 실패 사례가 주목받고 있다. 벤츠는 지난 2012년 런던과 버밍엄 등에서 차량 공동 이용 사업을 시작했다가 올해 5월 사업을 접었다. 가장 큰 문제는 주차장 확보와 시내 곳곳에 차량을 배치하는 작업이 원활하지 못했고 수익이 낮았다.
차를 빌려 쓰고 가까운 주차장에 세워두면 반납이 되는 "드라이브나우"의 운영 방식은 얼마나 시내 곳곳에 자동차를 잘 배치하느냐에 성패가 좌우된다. 런던의 자전거 공동 이용 운영 주체는 자전거를 수거해 적절하게 배치하는데 대형 트럭을 동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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