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친환경에 대한 자신감, 2세대 쏘나타 하이브리드

입력 2014년12월22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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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자동차가 지난 3월 출시한 LF 쏘나타에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얹었다. 신형은 2.0ℓ GDi 엔진에 38㎾급 모터를 조합하고 270V 리튬이온 폴리머 배터리를 장착했다. 변속기는 하이브리드 전용 6단 자동을 채택했다. 미래 친환경 기술을 적용한 만큼 실내외 디자인도 미래적으로 개선했다. 전후면 인상이 확연히 달라져 기존 차종과 색다른 느낌을 준다. 변화는 꽤 과감하다.

 다만 일반 소비자에게 여전히 하이브리드는 낯설다. 초기 구매 비용이 높지만 중고차 가격은 낮은데다 기술에 대한 신뢰도 역시 떨어지기 때문이다. 회사는 이러한 인식을 개선하고자 차 값을 기존보다 낮추고, 10년·20만㎞의 무상보증을 내걸었다. 게다가 구입 후 3년까지 최대 62%까지 중고차 가치를 보장하며, 일정 조건을 만족하면 한 달내 다른 차종으로도 교환해준다. 기술에 대한 자신감을 전면에 내세워 부정적 인식을 극복하겠다는 계산이다. 쏘나타 하이브리드를 시승했다.

 ▲디자인
 기존 쏘나타에 적용된 현대차 디자인 기조 "플루이딕 스컬프처 2.0"을 계승하면서도 곳곳을 손봤다. 전면은 라디에이터 그릴의 디자인을 변경하고 크기를 키웠다. 엔진 냉각을 위한 공기 유입을 효과적으로 제어하기 위함이다. 더불어 HID 헤드램프와 LED 주간주행등도 한층 명확해졌다. 주간주행등 아래로 유입된 공기를 휠 아치로 흐르게 해 저항을 줄인 것도 특징이다.

 옆 모습은 기존과 유사하다. 이상적인 중형 세단의 비율을 유지했다. 시원하게 뻗은 유리창과 이를 감싼 크롬이 인상적이다. 측면 도어에서 후면까지 이어나가는 캐릭터 라인은 역동적이다. 하이브리드 차종에는 하단부 크롬 몰딩을 더해 디자인 완성도를 높였다. 휠은 하이브리드 전용으로 제작했다.

 그러나 뒷모습은 완전 변경했다. 리어 콤비네이션램프를 장착하고, 제동등과 방향지시등을 새로 배치했다. 여기에 배기구를 숨기고 볼륨감 있는 범퍼 디자인을 적용했다. 리어 스포일러를 탑재해 역동성을 더했다. 이를 통해 공기저항계수는 0.24Cd로 기존보다 0.03Cd 줄었다.

 실내도 몇몇 추가 기능을 제외하곤 거의 다름이 없다. 전체적으로 블루펄 천연 가죽을 사용한 것이 가장 눈에 띈다. 친환경 분위기를 드러내면서도 과하지 않다. 색다르면서도 차분한 느낌이다. 슈퍼비전 클러스터는 하이브리드 전용으로 제작됐다. 왼쪽 계기판은 주행에 따른 배터리 충전 진행 상황을 나타내며, 오른쪽은 연료와 속도를 표시한다. 중앙 디스플레이 창은 평균연비와 경제 운전 지수, 에너지 흐름도 등을 알려준다.

 8인치 내비게이션 화면과 각종 조작 버튼의 시인성은 좋은 편이다. 수납 공간도 알맞게 분리돼 용이하다. 운전석과 조수석은 전동식 조절 버튼과 통풍 시트가 마련됐다. 열선은 뒷 좌석에도 있다. 트렁크는 380ℓ까지 확보했다. 기존에 뒷좌석 아래 위치하던 배터리를 스페어 타이어 공간으로 옮겼기 때문이다.

 ▲성능
 신형은 엔진과 모터, 배터리를 모두 손봤다. 우선 엔진은 기존 간접분사방식(MPi)에서 직분사(GDi)로 변경하고, 전기모터는 중저속 구간에서 출력을 높여 효율을 개선했다. 이를 통해 엔진은 기존대비 4% 향상된 최고 156마력, 5.5% 향상된 19.3㎏.m의 성능을 내며, 모터는 기존보다 8.6% 강해진 38㎾(51마력), 최대 20.9㎏.m의 토크를 발휘한다.

 배터리는 스페어 타이어 자리로 이동해 적재공간을 키운 동시에 기존 5.3A에서 6.0A로 출력을 높였다. 용량 역시 14.3㎾h에서 16.2㎾h로 늘려 모터 작동 시간을 연장할 수 있게 됐다. 하이브리드 전용 6단 변속기는 기존 기계식과 전동식을 같이 쓰는 방식에서 고전압 단독 구동형으로 바꿨다.

 시작이 켱쾌하다. 하이브리드답게 초반 가속이 훌륭하다. 가솔린이 뿜어내지 못하는 초반 힘을 가볍게 뽑아낸다. 개선된 모터가 중저속 회전대에 출력을 집중한 까닭에 일반 주행에서 필요한 가속력은 충분하다. 게다가 일정 수준까지 밀어붙이는 추진력도 수준급이다.

 모터로만 구동하는 EV모드의 범주도 늘어났다. 중저속뿐 아니라 시속 100㎞ 이상의 고속에서도 전기로만 주행할 수 있다. 때문에 확실히 고속 주행을 넘나들어도 효율이 높다. 하이브리드는 중저속에서만 효율이 좋다는 편견을 넘어섰다는 평가다. 여기에 에코모드와 크루즈컨트롤를 함께 사용하면 디스플레이창에 표시된 효율은 끝없이 치솟아 오른다. 대부분의 시승 참가자들이 표시된 복합효율 17.7㎞/ℓ(17인치 기준)을 훌쩍 뛰어넘었다.

 어느 정도 효율을 검증한 후 드라이빙 모드를 "스포트"로 변경했다. 이전에는 없던 기능이다. 경제성은 물론 주행 성능에도 자신감을 갖췄다는 의미를 내포한다. 스포트 모드를 작동하면 엔진음이 조금 거세진다. 스티어링 휠도 살짝 무거워지면서 가속 페달을 밟았을 때 반응 속도도 개선된다. 전반적으로 달릴 준비를 하는 듯한 태세다. 하지만 "약간" 달라지는 정도에서 멈춘다는 아쉬움도 있다.

 물론 정숙성과 안락함은 일반 내연기관을 탑재한 쏘나타보다 앞선다. 게다가 모터의 무게가 추가된 덕분에 한결 안정적이다. 고속 주행에서도 보다 조용하고 중후한 주행감을 즐길 수 있다. 노면의 잡음이나 풍절음은 어느 정도 수준까지 무난히 책임지고 차단한다. 소음에 대한 스트레스를 거의 느낄 수 없다.

 ▲총평
 하이브리드는 이제 하나의 시대 흐름이 됐지만 여전히 낯설고 어색한 소비자가 적지 않다. 경험해보지 못한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하이브리드를 경험해 본 대부분의 운전자들은 그 만족스러움을 잊지 못한다. 가솔린을 넘는 정숙성과 부드러운 승차감에 디젤의 경제성까지 갖췄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전기모터로 인한 누전이나 화재, 생각보다 낮은 연료 효율을 걱정하는 소비자가 있다면 편견(?)이다.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은 "10년·20만㎞"의 보증수리가 보장한다. 판매가격은 2,870만원부터다.

오아름 기자 or@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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