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즐거운 실용주의, 미니 컨트리맨 SD 올4

입력 2014년12월25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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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멋쟁이들이 오히려 더 실속을 찾는 경우가 많다. 알뜰살뜰 챙길 건 다 챙기는 게 진짜 멋을 아는 사람이다. 자동차도 그렇다. 외형과 달리 주행성능이 떨어지거나 실용성이 부족하다면 오히려 멋쟁이가 아니다. 그런데 미니 최초의 SUV 컨트리맨은 실속파 멋쟁이에게 잘 어울리는 차다. 어디서든 눈에 띄는 미니만의 디자인과 "고 카트"로 대변되는 경쾌한 주행감각은 제대로 살렸다. 더불어 SUV의 실용성까지 갖췄다. 출시 5년 만에 새롭게 단장한 미니 쿠퍼 SD 컨트리맨 올4(ALL4)를 시승했다.

 ▲디자인&상품성
 부분변경에 해당하는 LCI(Life Cycle Impulse)다. 큰 변화보다 디자인과 제품성을 세밀히 다듬어 상품성을 개선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가장 먼저 전면부 변화가 눈에 띈다. 육각형으로 재단한 라디에이터그릴과 볼륨을 살린 후드가 존재감을 강조한다. 그릴 주변을 크롬 라인으로 감싸 고급스러움을 더하고, 고성능을 강조하는 붉은색 S 배지도 달았다. 앞뒤 범퍼 하단에는 스키드 플레이트를 배치해 강인한 인상을 더했다. LED 안개등 역시 매력적인 인상을 주는 요소다.

 실내는 미니의 개성을 듬뿍 담았다. 다른 차보다 보고 만지는 즐거움이 큰 게 미니다. 장난감 같은 키를 하단부터 "찰칵" 밀어 넣으면 계기판과 비주얼부스트 디스플레이에 불이 들어오며 달릴 준비가 끝났음을 알린다. 라디오와 공조기 등 각종 기기 조작부도 통상적인 버튼이 아니라 토글 스위치다. 사이드 브레이크 레버도 다소 과장될 정도로 크다. 좌석 사이에 위치한 센터 레일도 미니만의 특징이다. 선글라스 케이스가 기본 장착돼 있지만 다양한 액세서리를 취향에 따라 달 수 있다.

 센터페시어 중앙에 자리 잡은 커다란 원형 정보 표시창은 미니만의 독창적인 요소다. 운전자보다 동승자가 오히려 현재 주행속도를 빨리 알아볼 수 있다. LED 조명이 번쩍이며 원형 표시창 테두리에 속도를 나타내서다. 스티어링 휠 너머 계기판은 엔진회전수를 나타내고 단촐하게 디지털 숫자로 속도를 알려줄 뿐이다.

 아담한 크기의 3스포크 스티어링 휠은 적당히 묵직해 조작하기도 쉽고 쥐는 느낌도 좋다. 세미 버킷 시트는 몸을 안정적으로 잡아준다. 쿠션도 적당해 편안하게 운전할 수 있다. 경쾌한 주행을 강조하는 미니에 어울리는 시트다.

 최근 다수 미니에 내비게이션이 기본 장착된다. 분명 반가운 일이지만 사용하기가 조금 불편하다. 스마트폰의 "밀어서 잠금해제"처럼 터치스크린을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밀어서 작동하는 방식인데, 정확히 사용하려면 약간의 적응 기간이 필요하다. 

 실용성보다 개성이 강한 게 미니의 실내라지만 컨트리맨은 예외다. 길이는 4,109㎜에 휠베이스가 2,585㎜로 넉넉하다. 앞좌석은 물론 뒷좌석도 무릎공간이 충분하다. 앞뒤 오버행을 줄이고 실내공간을 최대한 확보한 덕분이다. 높이도 1,544㎜로 머리를 편안히 둘 수 있다, 다른 미니에선 누리지 못할 호사(?)다.

 ▲성능
 차명의 "S"는 고성능, "D"는 디젤, "올4(ALL4)"는 4륜구동을 의미한다. 동력계는 직렬 4기통 2.0ℓ 디젤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를 결합해 최고 143마력, 최대 31.1㎏·m의 성능을 발휘한다. 연료효율은 복합 기준 ℓ당 13.4㎞. 일반 컨트리맨 디젤과 비교했을 때 출력은 31마력, 토크는 3.6㎏·m 높다.

 가속성능은 만족스럽다. 최대토크가 비교적 저회전 영역인 1,750rpm에서 터져 나오는 덕분에 출발 시 경쾌한 가속감을 느낄 수 있다. 고속도로 제한속도 이상에서도 속도를 꾸준히 올리는 실력이 상당하다. 사륜구동을 채택한 덕분에 주행 안정성이 높지만 과신은 금물이다. 특히 미니의 사륜구동 시스템은 시속 140㎞ 이상에선 동력을 뒷바퀴로 전달하지 않는다는 점을 숙지할 필요가 있다.

 다른 미니보다 지상고가 높은 만큼 급격한 코너링에선 다소 쏠림현상도 느껴졌다. 그러나 곧 주행안전장치들이 개입해 자세를 바로 잡는다. 하체가 단단한 데다 사륜구동까지 더해진 덕분에 몸놀림 자체는 안정적이다. 제동성능도 기존 미니와 다르지 않다. "콱콱" 서진 않지만 페달을 밟는 답력에 정확하게 반응한다.

 승차감은 미니 라인업 중 가장 편안하다. 노면의 요철을 적나라하게 느낄 수 있는 다른 미니와 달리 어느 정도 충격을 걸러낸다. 다른 도심형 SUV와 비교했을 땐 서스펜션이 딱딱한 편이지만 짐을 싣고 멀리 여행을 떠나도 장거리 운전 피로도는 적다.

 실내 정숙성은 미니에 대한 소비자 호불호가 갈리는 부분이다. 컨트리맨도 최근 출시되는 디젤 SUV와 비교했을 때 조용하다고 말하긴 어렵다. 미니를 잘 알고 있는 사람에겐 문제될 게 없겠지만 처음 접하는 사람에겐 다소 거슬릴 수도 있다.

 ▲총평
 올해 11월까지 미니 전체 판매대수는 5,526대. 이 중 컨트리맨이 2,030대를 소화했다. 개성 강한 미니 브랜드에서 실용적인 SAV를 찾는 수요가 많다는 증거다. 여기에 새 차가 투입되면서 4륜구동과 고성능 디젤 SD의 판매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는 점은 미니의 시장이 "팬시카"를 넘어선다는 증거다. 남과 다른 차를 원하는 사람, 그러면서 주행의 즐거움과 실용성 모두 놓치고 싶지 않은 사람이 적지 않다는 의미다. 

 BMW그룹은 통상 SUV(Sports Utility Vehicle) 라인업에 SAV(Sports Activity Vehicle)라는 명칭을 사용한다. 실용성(Utility)을 강조하던 차종에 역동성(Activity)을 부여했다는 설명이다. 실용적인 미니를 표방하는 컨트리맨도 예외는 아니다. 미니 브랜드 특유의 감성을 유지하면서 충분한 승차공간과 적재용량을 확보한 SAV다. 가격은 4,900만원이다.

시승/안효문 기자 yomun@autotimes.co.kr
사진/권윤경 기자 kwon@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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