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또 하나의 영국 럭셔리, 애스톤마틴 DB9 볼란테 및 라피드 S

입력 2014년12월29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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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임스 본드의 자동차"로 알려진 영국 스포츠카 브랜드 애스톤마틴이 지난 9월 국내에 상륙했다. 기존 페라리와 람보르기니, 벤틀리 등 슈퍼카 브랜드가 이미 한국에서 인기리에 판매되는 만큼 애스톤마틴서울 역시 국내 성공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연 판매 목표도 40대 이상으로 설정, 기존 슈퍼카 브랜드를 넘겠다는 심산이다.

 애스톤마틴은 기존 슈퍼카 브랜드와 차별성을 갖고 있다. 폭발적인 주행성능이 아닌 특유의 럭셔리 주행감성을 내세우며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어서다. 디자인에서부터 주행 성능까지, 기존 스포츠와 내세우는 성격이 분명 다르다. 그 중에서 애스톤마틴 DB9 볼란테와 라피드S를 영종도 해안도로 일대에서 시승했다.

 ▲DB9 볼란테
 "본드카"로 대중에게 알려진 DB9은 3대 자동차 디자이너이자 현 재규어 디자이인 총괄 디렉터인 이안 칼럼이 디자인 한 것으로 유명하다. 쿠페와 컨버터블인 볼란테 2종으로 구성된다. "DB"란 이름은 애스톤 마틴의 소유주였던 데이비드 브라운에서 따왔다.

 전체적인 외관은 날렵하면서도 강인한 느낌이지만 곳곳에서 영국적인 감성을 담아냈다. 가장 큰 특징인 전면 라디에터 그릴의 위용은 애스톤마틴의 정체성을 그대로 표현했다. 길이 4,720㎜, 너비 2,601㎜, 높이 1,282㎜다. 실내공간과 직결되는 휠베이스는 2,740㎜다. 비교적 짧은 차체와 긴 프런트 오버행, 넓은 어깨는 스포츠카 비율을 그대로 따랐다. 상어를 닯은 몸매와 얼굴에서 위압감과 존재감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실내는 스포티한 외관 성격이 그대로 이어진다. 운전석 왼쪽에 위치한 사이드 브레이크와 버튼식 변속기 등은 타 브랜드와 차별을 두는 요소다. 시동을 거는 방식도 독특하다. 애스톤마틴 전 제품은 브레이크를 밟은 상태에서 센터페시어 중앙에 키를 꽂고 누르는 방식이다.

 대시보드와 시트에 적용된 가죽의 질감은 뛰어나다. 계기판에서부터 시작된 원형 라인들은 변속 및 각종 스위치와 어우러져 통일성을 갖췄으며 고급스런 실내분위기를 연출한다. 그러나 내비게이션의 화면이 작은 것은 아쉬움이다. 뒷 좌석 공간 역시 여느 컨버터블처럼 사람을 직접 태우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동력계는 V12 6.0ℓ 엔진을 탑재해 최고 517마력, 최대 60.8㎏·m의 성능을 발휘한다. 여기에 터치트로닉2 6단 변속기와 조합, 0→100㎞/h 가속에 4.6초가 걸리며, 안전제한이 걸린 최고시속은 295㎞다. 시동을 걸자 12기통 엔진의 우렁찬 배기음이 들려온다. 비교적 쾌적한 날씨 덕에 지붕을 개방한 채로 시승에 임했다.

 일반주행은 무난하다. 튀지 않지만 무게감 있고 안정적이다. 주행모드를 스포츠 모드로 변경하자 엔진음이 더욱 날카롭고 묵직하게 변한다. 서스펜션도 한층 단단해져 역동성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패들시프터를 사용했는데, 엔진 회전을 충분히 활용한 가속이 이뤄졌다. 날랜 느낌은 아니지만 묵직함이 주행 내내 느껴진다. 핸들링역시 즉각적이기 보다 안정적이다. 때문에 고속 주행과 코너링에서도 안정성이 내내 유지된다. 고성능 스포츠카의 필수요소인 제동성능 역시 흠잡을 곳이 없다.

 ▲라피드 S
 전체적인 스타일은 DB9 볼란테보다 차분하다. 그렇다고 매력이 떨어진다는 말은 아니다. 유선형의 실루엣은 다이나믹한 성능을 예고하기에 충분하다. 차체는 알루미늄과 카본 섬유 적용으로 고유의 럭셔리함을 한껏 더했다. 길이 5,019㎜, 너비 2,140㎜, 높이 1,360㎜, 휠 베이스 2,989㎜다. 실내 길이만 2,560㎜로 전 라인업에서 가장 큰 수치라는 게 애스톤마틴의 설명이다.

 디자인 정체성은 애스톤마틴 본래의 것을 유지했지만 문이 4개라는 것은 특별 요소로 다가온다. 2도어에 다소 부담을 느낀 소비자라면 더할 나위 없는 매력이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실제 애스톤마틴의 제품군 중 라피드 S 인기는 높은 편에 속한다.

 전면의 LED와 데이라이트가 적용된 헤드램프는 날카로우며 하단 범퍼 중앙은 카본 디퓨저가 적용돼 스포츠 정체성이 드러난다. 측면 라인은 볼륨이 크면서도 유려하다. 20인치 휠과 400㎜ 브레이크 디스크의 존재감도 만만치 않다. 후면의 테일게이트와 카본 디퓨저 등 디테일한 요소에서도 다이나믹한 성격을 잃지 않으려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실내는 독립 분할 타입의 버킷 시트와 스티어링 휠, 도어 트림 모두 수작업으로 작업한 최고급 가죽을 적용했다. 레드 스티치 역시 시선을 이끈다. 전체적인 실내분위기는 심플하지만 럭셔리한 감성이 부족하지 않다. 무엇보다 뒷좌석 적용된 버킷시트는 운전자뿐 아니라 동승자까지 스포츠 주행을 느낄수 있다. 

 엔진은 V12  6.0ℓ 가솔린으로 최고 560마력, 최대 60.8㎏.m의 성능을 발휘한다. 터치트로닉 III ZF 8단 트랜스미션 및 패들 시프트와 결합해 0→100㎞/h 가속성능은 4.4초이며, 최고 시속은 327㎞에 달한다.

 시동을 걸자 DB9 못지않은 중저음의 배기사운드가 또 한번 심장을 두드렸다. 일반 주행에서는 고급세단의 성격을 내비친다. 기본적으로 스티어링 휠과 가속페달이 부드럽게 설정된 느낌이다. 고속 주행시 안정성을 위함으로 풀이된다.  
 
 주행모드를 스포츠 모드로 변경했다. 가속페달에 힘을 주자 그에 맞게 엔진음도 요동쳤다. 코너링에서도 안정성을 자랑한다. 몸이 반대쪽으로 쏠려도 차체는 제 자리를 지킨다. 바퀴는 노면을 움켜쥐는 느낌이다. 주행 상황에 따라 서스펜션 답력이 스스로 조절되는 것이 특징이다.
       
 ▲총평
 약 30여분 남짓의 짧은 시승이었지만 애스톤마틴의 명성을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는 시간이었다. 개성을 추구하는 소비자라면 약간 더 거칠고 야성적인 DB9 볼란테, 평소에는 안정적이면서도 때때로 스포츠 감성을 느끼고 싶은 소비자라면 라피드 S가 더 어울릴 것 같다. 국내 판매 가격은 DB9 볼란테 3억4,370만원, 카본 에디션은 3억5,760만원이며, 라피드 S는 3억4,370만원이다.

영종도=김성윤 기자 sy.aut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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