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외에서 판매한 한국차는 890만 대다. 이 가운데 내수는 145만 대, 나머지 745만대는 해외에서 팔았다. 그렇게 보면 한국도 자동차강국 중 하나인 게 틀림없다. 그렇다면 올해는 어떨까.
지난해 자동차 내수시장 총 판매대수는 145만 대였으나 수입차를 포함하면 161만6,000대로 늘어난다. 수입차가 16만2,000여 대가 팔린 것. 점유율로는 현대·기아자동차가 71.2%, 수입차가 10%, 한국지엠 9.6%, 르노삼성자동차 5%, 쌍용차 4.3%였다.
수입차가 주로 포진한 승용차만 놓고 보면 내수점유율은 달라진다. 현대·기아차가 65%인 반면 수입차는 14%까지 상승한다. 2013년과 비교하면 수입차는 1.8%P 증가했고, 현대·기아차는 3.7%P 내려갔다. 수입차가 현대·기아차의 점유율을 가져가기도 했지만 나머지 국산차 3사도 선전했다는 의미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는 올해 내수시장 규모를 167만 대로 예측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5만 대 정도 증가한다는 전망이다. 그렇다면 관건은 늘어나는 5만 대를 누가 차지할 것이냐다. 수입차업계에선 5만 대 중 2만 대 이상은 충분히 가져갈 것이란 예측을 내놓는다. 기본적으로 수입 신차의 종류가 많은 데다 최근 경쟁력있는 가격대로 자꾸 내려오고 있어서다.
방어에 나서는 국산차업체들의 신차 행보도 발빠르다. 대표적으로 현대차 아반떼와 투싼ix, 기아차 스포티지R, K5와 K7, 르노삼성 SM5, 쌍용차 티볼리, 쉐보레 스파크 등이 전면에 나서게 된다. 특히 투싼ix, 스포티지R, 티볼리 등은 최근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SUV다. 자동차 수요는 선진국으로 갈수록 세단보다 SUV 비중이 커진다는 점에서 이들 차가 내수 방어의 선봉에 설 것으로 보인다.
국내 시장의 경우 지난해 11월까지 SUV 판매대수는 37만1,064대로, 전년 대비 12.3% 증가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 2010년 국내 중형 승용차의 월평균 판매대수는 2만6,000대였으나 4년이 지난 지금은 1만6,000대로 줄었다. 그러나 SUV는 2012년 월평균 1만6,000대에서 2014년 2만4,000대로 급증했다. 중형차에서 줄어든 1만 대 중 8,000대가 SUV로 옮겨간 셈이다.
그렇다보니 올해 나올 신차 중 투싼ix, 스포티지R, 티볼리가 모두 SUV다. 수입차도 푸조 2008처럼 작은 SUV가 대중적인 인기를 얻으며 주목받고 있다. 올해 소형 SUV가 승용차시장 증가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친환경차의 재조명도 주목할만한 사안이다. 유가 하락으로 친환경차의 매력이 줄었으나 최근 나오는 친환경차는 유지비 절감뿐 아니라 고성능에도 유리해 관심을 얻고 있다. 게다가 정부가
㎞당 97g 이하 탄소를 배출하는 차에 대해 최대 310만 원의 세금 감면 외에 추가로 100만 원을 보조키로 하면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그렇게 보면 하이브리드와 소형 SUV가 올해 내수를 주도할 수밖에 없을텐데, 소형 SUV는 국산차와 수입차가 각축전을 벌인다 하더라도 하이브리드카는 수입차의 강세가 예상된다.
결론적으로 내수시장의 관건은 증가할 5만 대의 향방이다. 국산차 5사와 수입사가 각축전을 벌이겠지만 관전포인트는 전체 판매대수의 증감이다. 5만 대 중 조금이라도 가져온다면 성공이고, 가져오지 못하면 지는거다. 이 처럼 산업수요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판매가 줄어드는 업체가 있다면 그 것은 완벽한 실패가 아닐 수 없다. 5만 대를 누가 더 팔 지 궁금해진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자동차 공임료 놓고 "국산차 vs 수입차 갑론을박"▶ 미니, 3세대 해치백 JWC 디트로이트에서 최초 공개▶ BMW, 마이바흐 대적할 9시리즈 내놓나▶ 애스톤마틴, "국내서 인기 차종은 라피드 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