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의 제품 구분법은 조금 복잡하다. 기본적으로 형태에 따라 3도어, 5도어, 쿠페, 컨버터블, 로드스터로 나눈다. 그리고 길이를 조금 늘리고 뒷문을 좌우로 여는 스플릿타입의 클럽맨과 SUV 컨트리맨 그리고 컨트리맨과 유사하지만 3도어 소형 CUV 페이스맨, 고성능차인 존쿠퍼웍스로 판매한다. 이들 각 차종은 엔진 트림별로 가솔린의 쿠퍼와 쿠퍼 S, 디젤의 쿠퍼 D와 쿠퍼 SD로 또 세분화한다. 쿠페와 컨트리맨에는 추가로 성능이 강점인 존쿠퍼웍스 트림이 있다. 더불어 모든 엔진에는 터보차저를 적용해 "타는 즐거움"을 추구하고 있다.
시승차는 3도어 쿠퍼S다. 4기통 2.0ℓ 트윈파워 터보 엔진이 최고 192마력, 최대 28.6㎏·m의 힘을 발휘하며 변속기는 자동 6단이다. 1.175㎏의 가벼운 몸집을 200마력에 근접한 출력과 결코 낮지 않은 토크가 뒷받침하는 만큼 달리는 재미는 두 말할 필요가 없다.
▲디자인 2세대와 비교해 현대적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벌집형 그릴과 번쩍거리는 크롬으로 감싼 헤드 램프는 앞모양을 강하게 만든다. 헤드 램프 바로 아래 범퍼에 위치한 안개등은 원형의 디자인 테마를 충실히 따랐다. 그릴 우측에는 쿠퍼S임을 알리는 ‘S’ 로고가 선명하게 들어가 있다.
측면 실루엣은 역시 단단하다. 별다른 캐릭터라인 없이 도어 핸들과 주유캡만 크롬 처리했을 뿐이지만 벨트라인이 비교적 높아 다부진 모습을 연출한다. 17인치 휠도 작은 차체에 비하면 커보이는 효과가 충분하다. 또 차체 색상과 검정 처리한 벨트라인 윗부분이 분리된 것처럼 보이면서 묘한 조화를 이룬다. 뒷모양은 구형보다 램프가 커졌다. 역시 크롬으로 감싸 고급스러움을 강조했다.
새 차 역시 인상적인 곳은 인테리어다. 그 동안 스티어링 휠 너머에 위치했던 대형 계기판은 속도계와 반원의 엔진회전계로 대체했고, 큼직한 원은 센터페시아로 옮겨 내비게이션과 각종 디스플레이를 보여준다. 원형 센터페시아를 감싸는 LED 링 조명은 수시로 색상을 바꿔 젊은 이미지를 뿜어낸다. 특히 야간운전 때 역동적인 이미지를 보여준다. 달릴 때와 공회전 방지 기능이 작동중일 때, 주차할 때 등 여러 상황에 따라 색상이 달라진다.
센터페시아 아래 공조는 로터리 타입 버튼이고, 시트 및 유리 열선 등은 누르는 방식의 로직 타입이다. 또 버튼 시동 키와 공회전 방지장치 작동 스위치 등은 항공기 조종석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토글 타입이다. 여러 스위치 방식을 혼용해 운전뿐 아니라 조작의 재미를 더한 셈이다.
▲성능 및 승차감 기본적으로 승차감은 단단한 편이다. 주행모드를 "스포트"로 바꾸면 서스펜션은 더욱 단단해지고, 변속시점도 고회전으로 순간 달라진다. 이 때 가속하면 매우 빠르게 속도를 높인다. 힘도 넉넉해 고속에서도 가볍게 차체를 움직인다. 물론 단단한 승차감이 노면을 타는 만큼 스티어링 휠은 꽉 잡아야 한다. 만만하게 볼 수준은 아니다.
미니의 태생은 경제적인 이유였지만 지금은 서킷에서 재미를 느끼는 차로 진화했다는 점을 잊어선 곤란하다. 스포트 모드일 때 배기음은 한층 커진다. ‘울림’으로 표현될 만큼 강력한 배기음을 뿜어낸다. 배기음을 듣다 보면 페달에 조금씩 힘을 주려는 성향이 생기기도 한다.
스포트 모드가 달리는 재미를 준다면 "그린(Green)" 모드는 효율을 높일 때 활용한다. 변속이 저회전에서 이뤄지고, 가속력은 금세 얌전해진다. 그린 모드가 답답하면 스탠더드 모드를 활용하면 된다. 굳이 스포트 모드를 선택하지 않더라도 변속기를 스포트에 넣으면 역시 변속 시점이 고회전으로 바뀌며 가속력을 높인다.
엔진의 응답성은 무척 빠른 편이다. 액셀 페달의 답력을 조금만 높여도 곧바로 차체가 반응한다. 역동성이 본능인 만큼 즉각적인 반응은 필수요소가 아닐까. 제동력도 좋은 편이다. 카트 타는 느낌을 강조했다는 제조사의 설명에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수 없다.
작지만 헤드업 디스플레이도 있다.
▲총평 3세대 미니 쿠퍼S는 2세대와 비교해 실내도 조금 커졌다. 제원 상 휠베이스가 28㎜ 늘었지만 넉넉한 편은 결코 아니다. 복합기준으로 효율은 ℓ당 13.7㎞다. 0→100㎞/h 가속시간은 6.7초라고 나와 있다.
기본적으로 미니는 작은 차다. 그래서 실용성면에서 부족한 면이 있다. 그래서 미니가 추구하는 제품 성격은 운전의 재미, 달리는 재미, 디자인의 재미다. 한 마디로 재미를 느끼면 그 걸로 충분하다는 의미다. 재미를 위해 작은 차체에 4기통 트윈파워 터보 엔진을 얹었고, 단단한 서스펜션을 넣었다. 재미에 걸맞는 다양한 디자인 아이디어도 담아냈다.
재미에 대한 비용은 4,240만 원으로 책정했다. 물론 가격이 부담이라면 3도어 쿠퍼(2,990만 원) 또는 쿠퍼 디젤(3,240만 원)도 주목하면 된다. 쿠퍼S보다 운전의 맛은 조금 떨어지지만 미니 본연의 재미는 변함없이 즐길 수 있다.
시승=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시승]또 하나의 영국 럭셔리, 애스톤마틴 DB9 볼란테 및 라피드 S▶ [시승]친환경에 대한 자신감, 2세대 쏘나타 하이브리드▶ [시승]내 삶을 위한 차, 시트로엥 C4 피카소▶ [시승]미래형 친환경 스포츠카, BMW i8 PHEV▶ [시승]작지만 넓은 공간, BMW 220d x드라이브 액티브 투어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