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 국내 주요 자동차업체들의 연구개발(R&D) 투자가 독일 업체들의 9분의 1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중국 자동차업체들이 R&D투자를 늘리면서 한국을 무섭게 추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최근 발표한 "유럽연합 산업 R&D 투자 스코어보드 2013"에 따르면 2013년 세계 2천500대 연구개발투자 기업에 전 세계 148개 자동차업체가 포함됐다. 이 가운데 세계 최고 자동차대국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독일과 일본은 각각 15개와 43개 업체가 포함됐다. 이들 기업의 R&D 투자금액은 독일이 192억 유로, 일본은 236억 유로로 일본이 많았으나 업체당 평균 투자액은 독일이 일본의 2.3배에 달했다.
한국에서는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 만도, 한국타이어, 넥센타이어 등 6개 업체가 이름을 올려 프랑스와 함께 공동 6위를 차지했다. 국내 6개 업체의 R&D 투자액 합계는 22억 유로로, 금액 면에서는 7위를 기록했다. 이러한 투자금액은 독일 업체들의 9분의 1, 일본 업체들의 11분의 1수준이다.
중국 자동차업체들도 R&D투자를 확대하면서 한국과 중국 간 R&D 투자액 격차가 축소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업체들은 2012년에는 2천500대 기업에 13개 업체가 등재됐으나 2013년에는 22개 업체로 늘었다. 총 투자금액도 19억 유로에서 21억 유로로 증가했다. 특히 중국 업체들은 업체당 금액은 낮았으나 R&D 집약도(매출액 대비 R&D 투자비율)는 1.93%로 한국 자동차업체의 평균인 1.85%를 웃돌았다. 중국 업체들이 한국보다 매출 대비 R&D 투자에 더 나서고 있다는 의미다.
한편,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자동차산업의 R&D 투자는 2006년 3조751억원에서 2013년 5조9천862억원으로 늘었다. 완성차업체와 부품업체를 포함한 313개 기업을 대상으로 한 것이다. 이 가운데 현대·기아차와 계열 부품사의 투자 비중은 2006년 60%에서 2009년 66.7%로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2013년에는 62.8%를 기록했다. 반면 비계열 부품사 296곳의 R&D 투자 비중은 2006년 19.8%에서 2012년 34.3%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가 2013년에는 34%로 소폭 하락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국내 자동차산업의 R&D 투자는 현대·기아차그룹이 주도하는 형국"이라면서 "최근 부품업계의 R&D 투자가 증가하고 있지만 경쟁국과 비교해서는 매우 낮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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