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이미지 쇄신의 한 방, 현대차 쏘나타 터보

입력 2015년02월25일 00시00분 안효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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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쏘나타는 현대자동차를 대표하는 차다. 좋은 평가든 나쁜 여론이든 현대차라는 브랜드에 쏘나타가 미치는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사내 조사에서도 쏘나타의 브랜드 영향력이 19%에 달해 가장 큰 것으로 나왔다고 한다. 그만큼 쏘나타는 현대차에 중요한 차라는 이야기다.

 지난해 출시된 7세대 LF쏘나타의 성적은 나쁘지 않았다. 경쟁 브랜드에서 잇따라 신차가 출시되고 내수시장에서 중형세단 판매규모가 줄어드는 힘든 상황 속에서도 지난해 단일 차종으로 유일하게 10만대 이상 판매돼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럼에도 파괴력이 예전 같지 않다는 눈초리를 받았던 것도 사실이다. 어쩌면 "자동차의 본질을 추구한다"는 슬로건이 너무 모범생 같은 답변이어서 얄밉게 보인 것은 아니었을까. 

 올해 쏘나타는 "7색조" 변신을 선언했다. 가솔린과 디젤, 하이브리드, 플러그인하이브리드, 터보 등 총 7개의 엔진 라인업을 갖추겠다는 것. 기존 2.0ℓ 가솔린과 2.4ℓ 가솔린, 하이브리드에 이어 신형 2.0ℓ 직분사 터보 엔진을 장착한 쏘나타 터보가 이달 출시됐다. 쏘나타 터보 익스클루시브를 경기도 여주 일대에서 시승했다.

 ▲스타일&상품성
 
외견 상 큰 변화는 없지만 기존보다 역동성을 강조하는 데 성공했다. 전면 라디에이터 그릴은 선이 굵어져 강인한 인상을 준다. 하단 범퍼는 메쉬타입으로 바뀌면서 비율을 조정해 안정감을 더했다. 범퍼 상단을 타고 흐르는 선형 LED 주간주행등도 존재감을 더한다.

 측면에는 하단에 반광 크롬 사이드실 몰딩을 얹어 고급스러움과 고성능을 강조했다. 리어스포일러는 공력 성능과 역동성을 동시에 강조하는 요소다. 후면에는 트윈팁 머플러가 양쪽에 자리 잡고 있다. 네 개의 배기구와 "sport 2.0 T"라는 로고가 한 눈에 들어온다.

 실내에도 쏘나타 터보만의 몇 가지 특징을 담았다.  눈에 띄는 변화라면 오렌지색 스티치를 더한 스포츠 버킷 시트와 크기가 작아진 D컷 스티어링 휠이다. 적당한 쿠션의 시트는 안정적으로 몸을 다잡아 준다. 스티어링 휠은 직경이 일반 쏘나타보다 1㎝ 정도 줄었다. 정밀한 조향감을 느끼게 하기 위한 선택이다. 물론 체감되는 느낌은 그 이상이다. 손에 닿는 촉감도 만족스럽다. 패들시프트의 크기나 위치도 적절하다. 하지만 조금만 덜 미끄러웠으면 한층 더 좋았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7인치 스마트 내비게이션을 비롯 앞좌석 열선/통풍 시트, 열선 스티어링 휠, 차선이탈 경보장치, 전방 충돌 경보 시스템, 전동식 뒷유리 커튼 등 풍부한 편의·안전 품목도 강점이다. 현대차의 강점인 실내 패키징도 그대로다. 뒷좌석에 성인 세 명이 타도 크게 불편함이 없다. 역동성을 강조한 새 차지만 중형 세단의 미덕도 포기하지 않았다.

 ▲성능
 새로운 2.0ℓ 가솔린 터보 엔진이 장착됐다. 4기통 2.0ℓ 뉴 쎄타-i 터보 GDi 엔진은 기존 세타Ⅱ GDi 엔진 대비 주요 부품을 70% 이상 새로 개발했다. 저회전 영역에서 성능을 끌어올리고 응답성을 높이는 데 중점을 뒀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실제 운전자가 체험하는 영역에서 성능과 효율을 높일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새 엔진은 자동 6단 변속기와 맞물려 최고 245마력, 최대 36.5㎏·m의 성능을 발휘한다. 연료효율은 복합 ℓ당 10.8㎞(도심 9.3㎞/ℓ, 고속도로 13.2㎞/ℓ). 이전 세대와 비교해 최고출력과 최대토크가 각각 26마력, 0.5㎏·m 줄었다. 반면 최대 토크 영역이 1,350~4,000rpm으로 저회전 구간부터 충분히 힘을 뽑아내고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개발 의도가 명확한 세팅이다.

 드라이빙 모드는 일반, 스포츠, 에코 등 세 가지다. 터보의 성능을 느끼기 위해 스포츠 모드로 세팅한 뒤 가속 페달을 밟았다. 상당히 민감하게 반응하는데, 출발 가속감이 좋다. 시속 100㎞를 넘어서까지 시원하게 속도를 붙여나간다. 안전제한속도 부근까지 힘에 여유가 있다. 특히 직진 안정성이 많이 좋아졌다는 느낌이다. 과감히 속도를 높일 수 있었던 이유다. 

 실내 정숙성은 상당하다. 추월 차선에서 시속 140㎞ 이상으로 속도를 높였지만 옆사람과 대화에 지장이 없다. 그 이상 속도를 높이면 풍절음이 강해지지만 불만을 가질 수준은 아니다. 오히려 터보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엔진 회전음이나 배기음 등을 느낄 수 없다는 점이 아쉬웠을 정도다.

 서스펜션은 기존보다 단단하게 세팅했다지만 오히려 이 정도가 중형 세단에 딱 적합한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조율이 잘 돼있다. 출렁거리지 않으면서도 충격을 잘 흡수해준다. 조향 성능도 많이 개선됐다. 속도감응형 스티어링 휠(R-MDPS)는 저속에서는 편안하게, 고속으로 갈수록 묵직해진다. 직경이 1㎝ 정도 줄어든 D컷 스티어링 휠의 조작감도 만족스럽다.

 곡선주로에서의 몸놀림도 상당하다. 구불구불한 산길에서 몸을 다잡는 솜씨가 나쁘진 않았다. 18인치 휠에 장착된 한국타이어 벤투스 노블S1 노블2도 안정적으로 차를 지지해준다. 이외 제동 성능은 나무랄 데 없다. 브레이크 디스크가 기존 280㎜에서 320㎜ 대구경 제품으로 교체됐다. 힘이 넘치는 만큼 속도를 줄이는 실력도 끌어올렸다. 송곳같은 날카로운 맛은 없지만 의도에 따라 정확하게 세울 수 있다.

 ▲총평
 쏘나타가 잘 만들어진 차라는 사실을 부정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러나 개성 있는 차인지, 자신만의 색깔을 가진 차인지 묻는다면 "그렇다"라고 대답하기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또한 젊어진 그랜저에 가족형 세단의 지위를 조금 내어주면서 존재감이 흐렸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현대차가 강조하듯 쏘나타는 현대차를 대표하는 차다. 그래서 폭스바겐 골프처럼 오랜 시간 사랑 받는 생명력 있는 차가 되길 기대하고 있다. 다양한 라인업을 통해 운전의 즐거움부터 고효율의 경제성까지 소비자 요구를 모두 수용할 수 있는 제품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그래서 타깃도 명확하다. 젊은 층을 겨냥해 "펀 투 드라이브(fus to drive)"를 앞세운다. 젊은 소비층의 중요성을 인식했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가격은 2,695만~3,210만원이다.

안효문 기자 yomun@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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