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코리아가 액티브 투어러를 국내 출시했다. 이전까지 2시리즈 액티브 투어러로 알려진 소형 MPV다. 국내 마케팅 전략상 2시리즈를 떼고, 액티브 투어러만 남겼다. BMW 최초의 앞바퀴굴림 상징성을 높이고, 가지치기 차종이라는 태생적 한계를 넘기 위한 배려로 보인다.
출시를 기념해 BMW코리아는 인천 영종 드라이빙센터에서 간단한 시승회를 마련했다. 드라이빙 센터의 트랙을 돌아볼 수 있게 한 것. 비록 짧은 시승이지만 트랙을 도는 동안 BMW의 전륜구동이 실제로 어떻게 움직이는 지를 살펴보라는 게 회사 의도다.
인상은 익숙한 BMW 그 자체다. 키드니 그릴, 듀얼 헤드램프, 호프마이스터 킥 등 BMW를 상징하는 디자인 요소가 빠짐없이 적용됐다. 전체적인 실루엣은 벤츠 B클래스를 연상시킨다. 실질적인 경쟁 제품이기도 하다. 서 있는 모습만으로 실용성을 강조한 차임을 알 수 있다.
BMW 제품군 중에서는 가장 이질적인 형태라는 게 개인적인 소회다. 쿠페형 SUV의 시초인 X6나 5시리즈 그란투리스모가 처음 등장했을 때보다 생소하다. 지난해 제네바모터쇼에 출품된 액티브 투어러를 봤을 때도 "BMW답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 이런 차가 탄생했을까를 고민해봤다. 아무래도 벤츠나 아우디가 다양한 제품 형태로 판매를 끌어올리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특히 벤츠의 경우 소형 제품군을 재정립하며 글로벌 판매가 크게 늘었다. 해치백, MPV, 4도어 쿠페, SUV, 왜건, 세단 등으로 다양하게 구성했고, 결과적으로 젊은 소비자의 시선을 모았다.
액티브 투어러는 그간 BMW가 몰두하지 않았던 MPV여서 의미가 크다. 다시 말해 BMW 또한 소비자가 요구하는 다양한 차를 보여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서려있다. 전류구동을 택한 이유도 생산 효율과 활용 범위에 있어 장점이 분명해서다.
실내를 살펴봤다. 1시리즈를 탔을 때 느낌과 전혀 달랐다. 소재 부분에서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했고, 곳곳의 실용성이 돋보였다. 뒷좌석은 앞뒤로 13㎝를 움직일 수 있다. 거주성과 적재성을 동시에 만족한 부분이다. 시트는 마치 콘서트홀 좌석에서 무대를 내려다보는 형태로 제작됐다. 개방성과 시야에 기여한다.
선두 차의 인솔에 따라 차를 움직였다. 가속 페달의 반응은 경쾌하지 않다. BMW라면 응당 이런 반응일 것이라는 기대가 앞서기 마련인데, 약간 더딘 점이 없지 않아 있다. 전륜구동에서 오는 차이일 것이다.
최고 150마력, 최대 33.7㎏·m의 4기통 2.0ℓ 디젤 트윈파워터보 엔진은 불만을 제기하기 어렵다. 그러나 실제 도로 위에선 약간 굼뜬 느낌이 있는데, 성격을 살펴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코너를 빠르게 공략하고, 송곳같이 튀어나갈 차가 아니라는 이야기다. 어디까지나 일상 생활에서 이용하기에 편하고, 활용도가 높은 제품임을 감안해야 한다.
다만 코너링에 있어서는 역시 BMW다. 돌아나가는 실력이 확실하다. 전반적으로 차체를 지지하는 능력이 뛰어나 원심력을 잘 억제한다. 곡선에서 바퀴는 힘을 잘 유지하고, 불안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오랫동안 BMW가 갈고 닦은 노하우가 잘 녹아들었다는 생각이다. 밸런스가 뛰어나다.
승차감은 만족스럽다. 편안한 차가 개발 콘셉트인 만큼 딱 알맞은 승차감이다. 너무 딱딱하지도 않고, 무르지도 않다. 몸을 편안하게 감싼다.
액티브 투어러는 확실한 구원투수가 아니다. 판매를 이끌어 나갈 전략 제품과는 거리가 있다는 의미다. 때문에 판매 목표도 보수적이다. BMW코리아는 올해 900대를 내다보고 있다. 가격은 4,190만~4,590만원이다.
영종도=박진우 기자 kuhir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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