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자동차의 내수 점유율 방어에 적신호가 켜졌다. 올해 1-2월 국내 승용점유율이 62.6%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66.4%에 비해 3.8%P 하락한 것. 반면 같은 기간 르노삼성차와 쌍용차, 수입차 등은 승승장구하며 현대기아차의 위협적인 존재로 부각됐다. 그러나 현대차는 올해 아반떼와 투싼 후속 등이 준비된 만큼 시장 방어는 어렵지 않다는 입장이다.
5일 국내 완성차 5사 판매실적에 따르면 현대차의 1-2월 누적 국내 승용 점유율은 33.2%로 지난해 37.1%에 비해 무려 3.9%P 하락했다. 같은 기간 기아차 승용 점유율이 29.3%로 지난해와 변동이 없었던 만큼 현대차만 내수에서 위기를 겪었던 셈이다.
반면 르노삼성차는 지난해 4.6%에서 올해는 SM5 LPG 노바 등의 출시에 힘입어 5.1%로 늘었고, 쌍용차도 지난해 5.4%에서 티볼리의 선전으로 6.2%까지 점유율 확대에 성공했다. 또한 수입차는 지난해 14.1%에서 올해는 17.2%까지 늘어나 현대차를 직접 위협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이처럼 내수에서 승용 점유율 변동이 중요한 이유는 모든 제조사가 비슷한 제품을 내놓고 경쟁에 뛰어들기 때문이다. 게다가 월 판매대수의 큰 변동이 없는 상황에서 점유율 증감은 곧 기업의 실적과 직결될 수밖에 없다. 실제 올해 1-2월 국내 시장 승용차 누적 판매대수는 21만4,000대로 지난해 20만4,000대와 비교해 불과 1만대 가량 늘어났을 뿐이다. 특히 불어난 1만대 중 8,000대 가량이 수입차임을 감안하면 점유율 정체 또는 하락은 위기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현대차는 아직 느긋하다. 연초인 데다 주력 차종으로 꼽히는 아반떼와 투싼ix 등의 후속 투입 작업이 속속 진행되고 있어서다. 게다가 두 차 모두 이전 대비 공간을 늘려 실용성이 높아졌고, 상품성도 충분히 확보한 만큼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와 관련, 현대차 관계자는 "아반떼와 투싼ix가 올해 내수를 지탱해 줄 것"이라며 "수입차 등을 비롯한 경쟁사 공격은 어느 정도 막아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최근 제네바모터쇼에 공개된 신형 투싼ix는 공개와 더불어 국내 시장 사전 계약에 들어갔다. 전방 장애물과 보행자를 감지해 추돌 상황에 적극 개입하는 자동 긴급제동장치(AEB), 레이더를 통해 사각 지대 및 후방 접근 차를 알리는 스마트 후측방 경보장치(BSD), 차선이탈 경보장치(LDWS) 등 최신 안전 품목이 적용됐다. 이 중 AEB의 경우 국산 SUV 중 최초로 탑재했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또한 주차조향 보조장치(SPAS), 스마트 파워 테일게이트, 타이어 공기압 경보 시스템(TPMS) 등도 준비해 상품성을 극대화했다.
제네바모터쇼에 공개된 신형의 엔진은 모두 5가지가 준비됐다. 먼저 가솔린은 132마력의 1.6ℓ GDi, 175마력의 1.6ℓ 터보 GDi가 마련됐다. 또한 1.7ℓ 디젤 엔진은 115마력에 수동변속기 및 DCT가 조합됐으며, 6단 자동변속기의 2.0ℓ 디젤은 136마력과 186마력 고성능 버전이 각각 공개됐다.
최대토크는 1.6ℓ GDi와 1.7ℓ 디젤의 경우 27㎏.m(1,500-4,500rpm)와 28.5㎏.m(1,250-2,500)에 달하고, 2.0ℓ 디젤은 38.5㎏.m(1,500-2,500rpm), 고성능 버전은 41㎏.m(1,750-2,750rpm)를 뿜어낸다. 4WD 기능은 1.6ℓ 터보 GDi와 2.0ℓ 디젤 기본형 및 고성능 차종에 선택적으로 적용된다. 현대차가 제시한 가격은 1.7ℓ 2,340~2,600만원(7단 DCT 기준), R2.0ℓ 2,250만(6단 수동변속기)~2,970만원(6단 자동변속기 기준)이다.
하지만 아반떼와 투싼ix가 예전만큼 막강한 지배력을 가지기 어렵다는 의견도 고개를 들고 있다. 쌍용차 티볼리와 르노삼성차 QM3가 아반떼와 투싼ix의 중간에 위치, 두 차종을 위아래로 견제하고 있어서다. 실제 티볼리의 경우 구입자의 상당수가 준중형 세단과 비교하는 것으로 전해졌고, QM3도 SM3 등의 준중형 판매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이유로 현대차가 내수 영향력을 지속하기 위해선 최근 쏘나타 터보처럼 한 차종에 다양한 엔진 탑재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시장 자체가 연료별, 엔진별로 세분화된다는 점에서 한 두 가지 배기량 및 엔진으로는 점유율 지키기가 버거워지고 있다는 것. 이에 대해 박재용 자동차평론가는 "소비자 연령별에 따른 소비 구매 패턴을 위해서라도 소형차도 고성능 등의 다양한 배기량과 연료별 엔진 타입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현대차는 이달 승용 점유율 회복을 위해 일단 총력전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특히 곧 후속 차종이 투입될 투싼과 아반떼 등의 할인폭을 늘려 판매대수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두 차종은 기본 50만원 할인에 3.9% 저금리도 제공된다. 또한 아반떼는 30만원 추가 할인 후 3.9% 저금리 할부 조건 또는 3.5% 저금리 유예 할부도 내걸었다. 여기에 출시 20주년을 기념해 50만원 추가 할인 혜택을 더하기도 했다(기본 할인과 중복 가능, 유예저금리 등은 제외).
권용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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